글읽는소년 [515854] · MS 2014 · 쪽지

2015-04-16 11:51:19
조회수 2,262

가장 흔한 국어학습의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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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 학생들의 가장 큰, 가장 보편적인 문제점은
글의 표면만을 본다는 것입니다
. 그리고 제가 평가하기에는 이해에 표면을 100% 다 활용하지도 않습니다.



글의 표면이 무엇이냐면



글을 이해하는 단계는 surface structure – text
structure – situation model
이렇습니다. 난데없이 이게 무슨 말인가
하는 생각을 하실텐데 수험생이 잘 알 필요는 없는 전문적인 심리학 지식입니다
.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은
글을 이해하려면 표면의 정보를 포착하고 의미연상
, 맥락정보활용, 추론의
과정을 통해 글을 중심생각으로 수렴하는 어떤 구조의 의미체계를 마음속에 그리는 과정을 거친다고 할 수 있습니다
.
(
미안합니다. 한번에 설명하기 어렵네요 그냥 마음속에 구조를 가진 이미지를 그린다 이렇게
보세요
)



그래서 글에 써 있는 것을 이해하려면 먼저 글을 읽어야 하니 표면 중에서 가장 겉에 있는 표피라고 할 수 있는
글자의 소리값을 불러냅니다
. 이 과정 처리가 원할하게 되야 하는데, 최근(지금도) 관심이 집중된 속발음에 대해 말하자면 그것이 이해를 방해한다면
이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킨다고 봐야 합니다
. 대부분? 학생들이
한글을 뗐고 난독증이 아니라면 표피는 잘 넘어갑니다
. 그럼 진피로 넘어가서 글에 담긴 문자 그대로의
의미
, 사용된 단어의 단순한 의미 여기에 집중한다는 것이 제가 지적하려는 바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결론이 두 단락입니다) ‘글은 생각의 단서이기 때문입니다. 글쓴이가 글을 쓴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생각을 상대방의 마음속에 떠오르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 글을 보면
이런 생각(이해)
하겠지
라고 예상하고 글을 쓴 것입니다.



그런데 학생들은 글을 보고 떠오른 생각, 그리고 생각에 이어 또 이어지는(글이 이어지도록 유도한) 생각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보았던
글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글의 의미를 잘 파악하지 못합니다
. 달을 안보고 손가락을 본다는 말입니다. (결론 끝)



이게 얼마나 문제가 되냐하면, 사람인 이상 글을 보면 생각을 합니다. 대단한 생각이 아니라 반응처럼 뭔가를 연상합니다. ‘감자, 요리, 무의미단어요렇게
제시를 하고 시간이 지나서 뭐 봤니 하니까 칩
, 튀기다, XXX 이렇게
말하더랍니다
. 이 실험처럼 우리 머리속에는 즉각적인 반응이 생기고 이 반응을 남기고 있는 것이 더 쉽습니다. 낫놓고 기역자 모른다지만 기역은 못떠올렸어도 이게 뭐야?’, ‘생뚱맞게 왜 이걸?’, ‘성묘 or 벌초?’ 이런 반응을 합니다.
그렇지만 대부분 학생들이  글을
읽고서 굳이
감자, 요리같은
표면 정보를 기억하려고 합니다
. 그래서 지문을 읽은 다음 글의 내용을 떠올리거나 지문분석 또는 요약하기
등의 공부를 할 때 지문의 표현 그대로를 기억하려고 애를 씁니다
. 하지만 이미 우리 머리속에서는 즉각적인
연상이나 추론이 일어났기 때문에 글 표현이 생각으로 넘어가 있습니다
. 그런데도 다시 표현을 떠올리려
하니 표현이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
. 생산해낸 생각이 표현을 기억하는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우리 작업기억은 그리 광대하지 못합니다) – 이전에 제가 글은 글을 읽는 것이 아니다. 글을 읽고 떠오른 관념을 읽는 것이다이런 글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이 글의 화제가 뭘까? 중심생각이 뭘까? 이렇게 질문을 하면 꼭 지문에 나와 있는 단어나 표현 그대로를 말하려 해서 그것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좀 더 범위를 조정해야 하는 그런 아쉬운 대답을 늘 합니다
. 화제를 부정확하게 파악하면 뒤로는 줄줄이
잘못 이해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 그래서 학생들이 대부분 지문을 잘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를 풉니다. 맞추더라도 문제 덕분에 지문을 이해하게 된 경우가 많습니다.
말을 뒤집어서 그러니까 문제를 보면 지문을 다 이해하지 못해도 되는거잖아 이렇게 생각하는 학생도 있겠지요
. 하지만
그런 학생은 폭탄을 그냥 옆으로 넘긴 사람입니다
. 폭탄의 뇌관을 제거하지 않고 옆으로 넘겨서 언제든
돌아오거나 사정거리 안에서 터져서 죽을 수 있는 미봉책을 쓰는 것입니다
. 수능이든 모의든 언제나 말아먹을
수 있는 위험을 가진 상태를 유지하는 학습법입니다
.  



 



그러니 글을 읽고 표면정보, 표현,
손가락을 보지 말고 생각을 합시다. 달을 봅시다. 연상한
것을 믿으세요
. 자신있게 추론을 하세요.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공부에 적용하면 독해력이 발전합니다
. 왜냐하면 인간이 글을 읽는 자연스러운 흐름이기 때문입니다. 이상하게도 강물을 올라가려는 연어가 많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알을
낳으려는 연어가 아니라 강물을 따라 먼 바다로 나아가야 하는 연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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