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등급이 낮은 사람이 남을 가르쳐도 되는가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71452320
저는 이전부터 등급이 낮아도 실력이 있다면 남을 가르쳐도 문제가 없고, 오히려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다만, 당연히 실력이 없는 사람에게 배우면 안 되겠지요.
아마 이러한 논쟁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등급과 실력이 가지는 높은 상관관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당연히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 1등급이 3등급보다 높은 발언권을 보장하는 것은 필연적이겠지요.
이 때문에, 개인적으로 저는 아래의 조건으로 과외 등을 구할 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는 제가 주변의 후배나 동생에게 개인적으로 권장하는 판단 기준이기도 합니다.
1. 국어/영어는 가급적 과외를 받지 말되, 꼭 받아야 한다면 등급을 보고 고르기 :
이는 국어/영어가 실력이 없어도 소위 ‘말빨’로 커버를 칠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지문 내용만 잘 숙지해 가도 입만 잘 털면 두 시간 채우는 건 일도 아닙니다. (다만 국어 문법 쪽은 이렇게 하기가 좀 힘들기는 하겠지요)
이 때문에, 저는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된 인강 강사나, 현강을 듣는 것을 권장합니다. 사실 정말 실력이 좋은 과외 강사가 국어/영어 쪽에 드물기도 합니다.
추가적으로, 저는 국어/영어의 경우 ‘1등급’이 남을 가르칠 만한 지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개인이 글을 잘 읽는 방식과, 그 방식을 남에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완전히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역 시절 평가원/교육청 모의고사 및 수능에서 한 번도 빠짐없이 국어 백분위 99 이상을 받았으나, 남에게 국어를 가르치라고 하면 자신이 없습니다. 결국 ‘잘 읽고 선지 골라라’라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서요.
하지만 어쨌든 ‘본인은 잘 푸는데 못 가르치는 것’과 ‘본인은 못 푸는데 못 가르치는 것’ 중에서는 전자가 나을 뿐더러, 위에서 말씀드렸듯 배우는 학생 입장에서 강사의 실력을 가늠하기가 어렵기에 굳이 받아야 한다면 등급을 보고 고르시라는 것입니다.
2. 수학과라고 꼭 고등 수학 잘 하는 게 아니다.
당연히 수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 수학과에 갈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예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수학과 학생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시면 안 됩니다.
강사가 대학교 1학년이거나 2학년 초반이라면 그다지 배운 게 없으니 당연히 과별로 차이가 크게 나지 않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대학교 수학과에서 배우는 내용과 고등 수학이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수능 수학은 다양한 도구들의 적절한 사용, 문제 상황의 신속한 분석, 빠르고 정확한 계산이 요구되는 과목입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대학교 수학과는 위의 역량과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말 bottom level까지 엄밀히 증명하고 넘어가는 것을 배우는 곳이라, 오히려 공대 출신 선생님이 고등 수학 강의에는 더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 수학교육과의 경우, 수학과 갈 성적이 안 돼서 간 학생들도 있기에 케바케긴 하지만 대개 ‘본인이 남에게 수학을 가르친다’라는 행위를 염두에 두고 들어온 학생들입니다. 그래서 대학 들어온 이후에도 고등 수학에 관심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같은 조건이면 수학과보다 수교과한테 과외 받을 것 같습니다.
3. 수학/과학 강의의 경우 등급 이외의 강사 이력이 있다면 체크해 보자
수학/과학 과목의 경우, 수능은 망했지만 논술로 대학 뚫으신 분들도 꽤 계십니다. 이런 분들은 나름대로의 사연이 있는 경우가 꽤 있더라고요(답안지를 밀려 썼다던지...).
특히 시대/강대 문제 출제진 이력이 있으면 나름대로 믿을 만한 것입니다. 당연히 이 경우에도 등급은 중요한 요소이겠으나, 한 번 정도 강의를 들어 보고 결정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
참고로 저는 약 반 년 전부터 과외를 진행하지 않고 있기에 위의 내용들은 저의 개인적인 영달과는 무관합니다. 이 점 안심하고 참고하셔도 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올해 현역이고 의대지망입니다 의사의 직업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겨서 재수를 해서라도...
-
작수 96 85 3 85 96 화생이엇고 이번에 생지로 바꾸려고함 평소에 국어 3...
-
어떤 삶을 살고싶음?
-
2025 플랜 0
PlanA)ㅅㅅ대 붙으면 공대로 전과 준비 + 2026수능준비 +알바로 돈모으기 =...
-
밤도 되고 센티해 지는데 지난주에 결혼한 친구 생각나네요. 0
3년 동안 같은 반이었는데, 다른 과목은 신통찮았지만 수학 하나만큼은 쪽박쳐도...
-
답글새치기 ㄱㄴ
-
이화여대 경희대 5
1.경희대 빅데이터응용학과(경영대-경영학사) VS 2.이화여대...
-
특별전형 때문에 서울대식 표점 400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선택과목은 화작 확통...
-
시발 생윤 버릴까 15
초반이라 그런가 너무 생소하고 낯설다 공부 어케할지도 모르겠고
-
님들 제가 생각하고 있는 세자릿수 정수 맞춰보셈 2편 20
전글과 이어짐. 게시글 주소: https://orbi.kr/00071725761...
-
결론이 이거일수밖에 없는 절대적인 이유를 논증하는건 좋아함 '자 이러면 이렇게되지?...
-
여붕이 인증좀 0
ㅇㅇㅇ
-
안에 아무 티나 입어도 돼서 편해요
-
보통 전과목 전부 재능충이 아닌 이상 11시간-13시간이 제일 적당한듯 전과목...
-
프린트는 어캐함? 유빈이 뽑아야되는데
-
더프 범위 4
수능이랑 똑같나요? 미적 전범위임?
-
공부 고트만 9
2월은 1월처럼 방탕하게 안 살려고 하는데, 몇시간 정도 공부하는게 바람직 할까요?
-
글을 못씀
-
강의 스타일 비교 좀 해주실 수 있나요ㅡㅜ!!! 맛보기 강의는 둘 더 들었는데 감이...
-
증기압력 질문 제발 15
밑사진 10번문제는 상관없는거구욤 위사진 14번 ㄴ선지 해설좀 부탁 산소가 주는데...
-
건국대 전과 0
쉽다고 들었는데 이번에 자유전공학부가 신설돼서... 티오에 영향이 있을까요??...
-
저는 자연수라고 한 적이 없어요 맞춘 첫댓 500덕 1차 힌트:음수임 2차...
-
세종대는 인공지능데사 인하대는 자연대인데 만약에 인하대에서 계속 학교다니면 공대로...
-
실수분들 7
에게는 진짜 별거 아니겠지만 오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어요! n수 하시는...
-
배고프당 0
야식은 살찌는데
-
왜 없을까요..
-
근데 종로학원이 종로에 왜 없음? 홍철없는 홍철팀느낌인가 0
홍철없는 홍철팀 느낌
-
수면시간총량법칙 0
정의 : 인간의 수면시간은 그 총량이 정해져 있음. 밤에 안자면 낮잠 자게되고...
-
"아니 아빠 그게 뭔 소리야 ㅋㅋㅋ" 당황한 옯붕이는 아무렇지 않은 척 웃었습니다...
-
대체 뭘 어케 해야함
-
최대한 남자말투로 해보려고 하는데 잘안되는느낌이네요 ㅠㅠㅠㅠㅠ
-
에바담 ㅠㅠ
-
그래서 내 이름이 난 아직도 어색해.....
-
ㅎㅎ
-
지금 하이퍼에서 수업듣는쌤이 목동종로 의대반 수학쌤이셨다는데 수업도 깔끔하고 관리도...
-
피드 들어가면 알림 15개만 뜨고 그이상은 무한로딩걸려서 안떠요 오르비언들 글쓴거...
-
평 수가 두 자릿수인데 월세가 20이라네 보증금도 적고 아이고
-
본인 이름 좀 여성적임 20
중성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여성적 이름 처음 들어보면 많이들 오해하더라
-
ㅠㅠ 포기하려면 깔끔하게포기하게요..
-
경제는 나한테 좀 어려운듯.. 개인적으로 경제러들 리스펙합니다 ㅋㅋ 국어지문도...
-
여르비 ㅇㅈ 9
ㅇㅇ 진짜임
-
하니 8
순애
-
그림그려봄 15
쉽지 않아…
-
상우형인가
-
시대인재 0
대치랑 목동이랑 뭐가 크게 다른가요..??!
-
ㅇㅇ 그래야함..
-
내일 점메추좀
앞에 칼럼 붙이시면 사람들 더 많이 읽을 것 같아요 좋은글이네요
그다지 특별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서 안 붙였는데 수정해도 괜찮겠지요? 고맙습니다.
수학 계속 1등급이면 그래도 과외를 신청할만 한가요?
본인이 가르치는 입장이신 건가요? 사실 과외하는 대학생들 입장에서는 어지간하면 도전해보셔도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부적격인 사람을 거르는 건 결국 과외받는 학생의 역할이라서요. 일단 해 보시고 잘 맞으시면 쭉 하셔도 좋겠지요
공부하는거랑 가르치는건 다른 문제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번 교수방법을 잘 고려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