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eam. KUKLL ] [1004466] · MS 2020 (수정됨) · 쪽지

2024-09-25 16:29:14
조회수 2,521

[실모와 기출에 관하여] KUFLIX흑백수험생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69282097

본문에 앞서, 저희 연구소는 흑백요리사 출연진 모두 응원하고 존경합니다. 절대로 비방이나 비난하려는 목적으로 쓰는 글은 아닙니다!! ps. (윤현규는 안성재의 빅팬입니다.) 


반갑습니다. 수능 국어 연구소 Team. KUKLL입니다.

요즘 기출, 사설, 연계로 이야기가 많이 나오죠...

여기에 대해서 저희의 입장을 정리해봤으니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얻어갈 것은 분명히 있을거예요)



기출 회독.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본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회차가 늘 때마다,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문제 푸는 속도가 빨라져 희열을 느껴본 경험 또한 있을 겁니다.


근데 그게 정말로 '지문을 읽는 피지컬'이 늘어서 그럴까요?

그 시간 단축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 중 ‘본인의 실력과 피지컬 향상’의 비중이 얼마나 될까요?


정확히 짚자면, 기출을 세 번, 네 번, 다섯 번… 이렇게 여러 번 보며 익숙한 것을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이 현장에서 요구하는 '낯선 지문을 처리하는 능력’을 얼마나 늘려줄까요? 


물론 여타 강사, 이런저런 자칭 국어 고수들이 입이 마르게 말하는 것이 기출 회독의 중요성이긴 합니다만...


 위의 '낯선 지문 읽는 피지컬', 세게 말하면 '지문 내의 정보를 처리하는 힘'을 늘리는 데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다회독이라는 것은 익숙한 것들을 가지고 놀기에, 분석이라는 미명 아래서 ‘평가원에 빠삭한 나’ 혹은 ‘”평가원스러움”을 잘 아는 나’라는 자아도취에 빠지기 딱 좋습니다.


암기의 비중이 매주 적은 국어 영역에서는 이미 아는 것을 처리하는 것보다 새로운 것을 익혀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시험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솔직한 실력'을 마주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기저에 깔린 지문 처리 과정, 굳은 방식은 새로운 것을 처리하거나 익히는 데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19학년도 9월 국어에서 난이도 이슈로 3등급을 받았습니다. 이후 여러 번 수능을 응시하였고, 22학년도 수능을 응시하는 해에 저는 해당 시험을 7번째 응시하는 셈이 되었습니다. 답마저 외운 상황이기에, 25분 만에 100점을 맞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제 실력일 리 없지요.)


물론, 수능이 1년 혹은 그 이상 남아 크게 급한 감이 없다면, 3개월 정도는 기출을 음미하고 씹어 소화시켜보는 과정도 필요하겠으나...(사실 그 시간에 수학 푸는게 맞습니다.)


지금은 벌써 9월 후반이 훌쩍 넘어가는 시간, 낙엽이 지는 시간, 수능 공기가 다가오는 시간입니다.


수능장에서 자기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수단은, 

'내가 기출을 몇번을 돌렸고, 분석을 완료하여 ‘평가원스러운’ 문제 출제원리를 파악하였다'가 아닌,

 난생 처음 보는 지문 혹은 제재를 처리하는 능력, 80분의 시간 관리, 멘탈 관리(독서론 한 문제를 찍은 상황에서도 차분하게 문제를 풀 수 있는 정도의)입니다. 기출 외에서 낯선 것을 반복적으로 학습하고 자기를 검증하는 과정을 통해 키우는 것의 효율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저희가 누누히 말해온 ‘EBS 공부해라'도 같은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EBS로 '수능날' 익숙한 지문 만들고

실전 모의고사로 어지러운 수능날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세우고

낯선 지문들을 뚫어나가고 문제를 풀어보며 근본적인 피지컬을 키우고


'솔직한 점수, 실력'을 마주해서 그에 맞는 방안과 학습을 세우는 것이 공부의 왕도입니다.

나쁘게 말하자면, 이미 읽어본 지문을 다시 읽으며 가짜 실력으로 자기위안을 얻는 것은 일종의 도피인 셈입니다.


물론, 압도적인 지능을 바탕으로 몇 개의 지문으로 수능 국어의 본질을 파악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많은 지문을 어렵지 않게 처리할 수 있다면 기출만 풀어도 됩니다(사실 이 경우에도 기출 ‘회독’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는 시간에 다른 과목을 하는 것이 낫죠).


또한 실모를 많이 풀지 않는 방식에 대해서도 저희는 회의적입니다.


실전 모의고사는 수능과 근접한 방식을 갖고 공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시간 관리뿐 아니라, 지문에서 사고과정이 길어짐, 문제에서 햇갈려서 1분넘게 처다보고있음, 선택 독서 문학 순서 고민 등의 지점들을 시도하고 해결하고 크게 말하자면 '고민 하게 해줌'의 측면에서 가장 '수능스러운 공부'가 아닐까 합니다.


실모는 시간 관리뿐 아니라, 난이도를 바탕으로 한 시간 분배, ‘헷갈림’에 관한 대처, 개인의 능력치 편차에 따른 전략 설립, 파트별 풀이 순서(독학 재수생의 경우 OMR 미리 쓰는 버릇을 들이는 것 또한 추천합니다.) 등의 수많은 영역을 주는 정말 귀한 공부 방식입니다.


물론 근본적 독해 방법이 수립이 되지 않았거나 시간관리 연습보다 우선되는 것이 있는 경우, 실모의 비중을 줄여야 하는 것은 맞으나, 그럼에도 꾸준히 풀어야 합니다. 국어라는 시간 관리의 영역이 절대적인 과목에서는 더욱이 그렇습니다. 실모도 풀고, 학습도 하면 되니까요 ㅎㅎ


솔직하게 말하자면

왜 그렇게 '국어'만 특이하게 취급하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수학, 탐구와 마찬가지로 국어도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새로운 문제를 풀며 점검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분석'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는 이유도 설명 드리겠습니다.


수험생들의 국어 기출문제 '분석'은 허상입니다.


수험과 강사의 입장을 모두 경험해 본 저희는 수험생 입장에서 기출문제를 분석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강사들에게는 기조를 분석하고 출제패턴을 분석하는 것이 '업무'이기 때문에 이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습니다. 심적인 부담도 없고요.


하지만 수험생들은 국어만 하는 것이 아니기에, 국어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본과 시간의 힘을 가진 사교육의 도움을 받는 것이겠죠.


사실 엄청 단순한 관계입니다. 기출분석과 그에 대한 방법 제시는 강사들의 몫이고, 그것을 체화하는 것이 수험생들의 몫입니다.


이 체화라는 말이 중요한데, 이미 알고 있는 지문에 알고 있는 문제를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 나형 시절 수학 문제처럼 국어가 출제되었다면 기출만 계속 보는 것이 정답이겠지만, 매년 수능 국어는 낯섦을 통해 어려움을 보여줍니다. 6월 9월에 비해 수능 점수가 크게 떨어지는 학생들도 '낯섦'에 당해 시험을 죽쑤는 경우가 대부분이거든요.


타이슨한테 주먹 내지르는 법을 배우고 백날 천날 샌드백을 쳐도 실전에서는 한 대도 못 맞추고 패배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맞아보고, 깨져보며 미지의 강적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아직 50일이 남은 시점, 새로운 지문 많이 풀고 '낯선'지문임이 분명한 수능 국어에 대비합시다.... 화(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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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500

  • MKlove · 1335509 · 09/25 16:31 · MS 2024

    흑백요리사 누가 우승할거같음??

  • TeamKUKLL윤현규 · 1321396 · 09/25 16:32 · MS 2024

    최강록 패자 부활할 때 까지 숨 참을게요

  • TVWXYXWVT · 423222 · 09/25 17:11 · MS 2012

    3개월 정도는 기출을 음미하고 씹어 소화시켜보는 과정도 필요하겠으나...(사실 그 시간에 수학 푸는게 맞습니다.)

    이건 너무 까내리는거겉은데

    기출 3개월 + ebs실모 9개월보다
    기출 안하고 ebs실모 12개월이 더 잘 할 가능성 높다는 뜻인가요?

  • [ Team. KUKLL ] · 1004466 · 09/25 17:13 · MS 2020 (수정됨)

    기출을 회독하지 말라는 것이지, 기출을 풀지 말란 말은 아닙니다...
    기출도 풀어야지요! 그러나 익숙한 지문을 계속 푸는 것 보다, 낯선 지문을 꾸준히 대하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적절히 병행해서 좋은 성적 얻길 바라겠습니다!

  • TeamKUKLL윤현규 · 1321396 · 09/25 17:15 · MS 2024

    기출은 무조건 해야죠ㅎㅎ 근데 그걸 책 너덜너덜해질때까지 푸는 것을 비추하는 것입니다. 특히 지금 시점에 기출을 끼고 있는 것은(1회독이면 어쩔 수 없죠) 좋은 점수를 받기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특히 최근 기조에 맞는 시험지는 작년 올해 기출말고는 없기 때문에 04-10 문학 풀어볼 것 아니면 애매한 시간대의 기출들보다 사설 벅벅을 권장드립니다.

  • 연출시점 · 1277639 · 09/25 18:16 · MS 2023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특히 수험생들의 기출분석이 '허상'이라는 말 많이 동감합니다.

  • [ Team. KUKLL ] · 1004466 · 09/25 18:20 · MS 2020

    물론 분석을 잘하면 좋겠지만...
    분석을 잘 할지도 그렇고, 분석에 빠져서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 줄어드는 것은 슬픈 일이죵

  • TeamKUKLL윤현규 · 1321396 · 09/25 18:24 · MS 2024

    수험생들이 해야할 것은 분석이 아니고 시험을 잘 보는 것이죠!

  • 물고죽는 늑대 · 1224898 · 09/25 18:21 · MS 2023

    독학 재수생의 경우 OMR 미리 쓰는 버릇을 들이는 것 또한 추천합니다
    ->혹시 이게 한 페이지 풀때마다 오엠알 체크하는건가요? 그리고 왜 독재생들한테 특히 추천하시나요??

  • TeamKUKLL윤현규 · 1321396 · 09/25 18:24 · MS 2024

    아뇨아뇨ㅎㅎ OMR같은 경우는 상황에 따라 다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한지문을 남기고 OMR을 체크하는 습관이 들었었는데 요즘은 문학이 어렵다보니 문학을 다 풀고 OMR을 체크하기도 합니다! 글의 요지는 OMR 연습해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독재생들한테 추천드리는 이유는 고3들이나 재종 학생들하고 달리 시험 자체를 컨트롤하는 연습이 덜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

  • 곰돌이 괴롭히깅 · 999642 · 09/25 18:28 · MS 2020

    대 국 문은 개추지

  • 브라운7 · 1336631 · 09/25 19:38 · MS 2024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오롤롤 · 1234552 · 09/26 01:03 · MS 2023

    동의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 Team. KUKLL ] · 1004466 · 09/26 04:04 · MS 2020

    갑사핮니다!!!!!!

  • 탁극탁 · 1322566 · 16시간 전 · MS 2024

    전반적인 내용에는 강하게 동의합니다. 기출문제는 좋은 공부 재료일 뿐, 공부의 목적이나 대상 그 자체일 수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다른 의견이 있는 부분이 있는데,

    1. 국어에서 유독 타 과목보다 실모를 적게 푸는 경향이 있는 것은 기출의 신성성(?)에 대한 수험생들의 맹목적 사고 이외에도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실모 양 자체가 적습니다. 거꾸로 출제하는 입장에서도 돈이 가장 많이 들기에 국어 실모 출제진은 개인이나 소규모 팀이 잘 없고 보통 기업에서 생산하는 형태죠.

    그리고 그럼에도 '실전'이라는 단어가 무색할 정도로 문제점이 많은 모의고사가 적지 않습니다. 유명하고 퀄리티가 대체로 보장된다는 실모조차 '지뢰' 회차가 종종 있기도 하죠. 엉성한 문제나 정답 결정 논리를 보다 보면 얘가 바본지 내가 바본지 싸우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이런 시험지를 풀고 해설을 보고 있다 보면 그 시간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습니다.

    2. 최근 기출 경향성이 작년 제외하면 전혀 다르다는 말씀은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다소간의 난도차는 있을지언정 2206 이래로 비슷한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1학년도도 과도기로써 어느 정도 닮아있구요. (2209는 다소 실험적인 회차였지만요)

    3. 더욱이 그런 의미에서 도움될 기출이 04-10 문학 기출이라는 건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오히려 언어 영역 시절 기출이야말로 적절히 선별된 것이 아니라면 풀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정확히 언급하신 04-10을 뺀 11-13은 좀 더 가치가 있다고 봐요) 단순히 문학이 어렵다고 비슷한 게 아니죠.

  • TeamKUKLL윤현규 · 1321396 · 13시간 전 · MS 2024

    1. 실모들 중 퀄리티가 '후진' 회차가 있다는 것에는 백번 동의합니다. 하지만 저희 입장은 후진 실모라도 풀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제원리에서 벗어난 문항들도 분명 존재하지만 실모를 푸는 이유는 결국 새로움이죠.
    결국 수능에서 평가원은 '새로움'을 보여주었습니다. 22학년도 수능의 헤겔 지문, 24학년도 수능의 골목 안 모두 기존의 기출로는 대비가 어려웠습니다. (상위권 기준으로 말씀드리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들에게는 평가원, 교사경, ebs가 끝난 후 실모 외에는 대안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2. 저희가 말하는 기조는 단순히 독서의 약세와 문학의 강세이긴 합니다. 23 비타민k 22 헤겔 같은 지문들과 최근의 독서가 결이 같다는 말씀이시라면 동의할 수 없습니다. 확실히 작년부터는 독서에서 정보의 밀도가 낮아지고 있다고 보입니다. 문학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갈래복합에서 현대시가 출제 되었을 때 2024 9월, 2024 수능 모두 보기가 주어진 (가) 시에서 정서파악이 수험생들 기준 힘들었습니다. 만약 거시적인 경향을 말씀하셨다면 저희 입장은 디테일에서 기조차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3. 저도 2번에서 이어져서 답변을 드리자면 최근 문학은 정말 어렵습니다. 실험적인 문제들도 가끔씩 튀어나오고요. 수험생 입장에서 과하게 모호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04-10 기출은 이와 닿아 있습니다. 물론 선별되어 있는 지문을 푸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평가원 기출 중에서 최근 문제들과 비슷한 문학 난이도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은 과거 04-10 기출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글의 요지는 "낯선 지문을 풀자!"입니다. 수험생들의 여러 선택지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다른 자료에 비해 중요도가 더 높다는 아닙니다.
    대다수 수험생들이 기출회독을 어떻게 하는지 알기에 그런 회독보다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리고, 저희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말씀해주신 부분들 저희끼리 깊은 논의를 가져보겠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