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글 원문 - 인생은 결국 유리함수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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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함수는, 두 점근선의 교점이 점대칭의 중심점이며, xy=k 즉 두 좌표의 곱이 항상 일정한, 그래서 결국, 1사분면에서 모든 사각형의 넓이가 일정하게 유지되는 함수며 곡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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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배우면서 정리한 내용이다. 물론 내가 수업할 때도 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반복되지만 기복이 있는 생활을 계속 하다 보니...
나도 20년 30년 살다 보니 결국 인생은 유리함수라는 걸 항상 마음속에 담고 산다.
오늘의 급작스러운 행복이, 이 행복이 과연 유지될 것인가, 오늘의 급작스러운 불행이, 이 상태로 유지가 될 것인가.
"요행을 바라지 말자."
라고 생각하면서 30년을 조금 넘게 살다 보니, 마음 속에 항상 강박을 달고 산다. 오늘 너무 즐겁고 기쁘다고 해서
내일도 그러라는 법이 없고, 오늘 너무 불행하고 고통스럽다고 해서 항상 그러리란 법은 없다는 걸 알았다.
나는 기쁨에 자극이 약하고, 슬픔과 어려움에도 자극이 덜한 편이다. 무뎌진 건지, 포기한 건지, 아둔해진 건지.
저번주쯤인가, 문과수업을 하다가 문득 이런 이야기를 생각만 하다가 그냥 무장해제하고 해 버렸다.
아둥바둥 줄을 길게 서서 앞줄에 앉겠다고, 전투하는 학생들을 보면서
"내가 뭐라고.." 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한편 또 그렇지는 않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난 참 열심이었고, 살면서 단 한 번도 탈선한 적이 없었다. 정말, 무섭게 꾸준했다.
대치동에 나온 지 8년 차, 인터넷은 4년 차, 어쨌거나 열심히 했고, 매일매일 내가 뭘 잘못했는지 의문하며,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책 쓰고 공부하고 이해하고, 설명하고,, 귀납적이면서 연역적인 삶을 반복했다.
어려웠다. 틀을 깨는 것이,
나는 서울대 출신도 아니고, 대치키드도 아니고, 그냥 그런 모든 것이 낯설었다.
참, 여름이면, 영양센터의 닭비린내가 오전 내내 스물스물 올라오는 것을 보면
특히나 복날이면 너도나도 학원가 중심의 닭을 한번 먹겠다고 달려드는 것을 보며 혼자 기함한 적도 많다.
아스팔트, 담배연기, 매연, 닭냄새, 그리고 애들 가방 굴러가는 소리, 차의 경적소리, 공복의 과다한 카페인.
참 구석에서 구토질도 많이 했었다.
이질적인 학벌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그룹그룹 모여서 학벌학벌로 뭉쳐서
필요할 때는 선배 필요 없으면 저새끼 이새끼, 하는 그런 문화가 물론 한국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나 학원가는 엄청 심했다. 그냥 난 여기도 저기도 낄 생각도 없었고, 관심도 없었다.
아직도 기억나는 말은, "현선생은 아무래도 조금 힘들 거 같애.?"
"네..? 뭐가요?"
"아무래도 서울대/강남대성출신이 지배하는 곳이 대치동이야. 이런 곳이 대치동이지."
"왓..?"
젊은 나이는 오히려 독이던 시절이 있었다. 경력이 너무 짧은 거 아닌가? 아니 그럼 제가 30년 동안 해야 하나요?
외국대학을 나온 사람이 수능 가르쳐? 아니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씁쓸했었고, 본질적이었지만, 그래도 항상 교훈을 찾으려는 삶을 살았었다.
나는 행복이 두렵고 불행도 두렵다. 또한, 갑작스럽게 얻어진 운과 재물은 더 무서운 존재다. 역으로 갑작스럽게 얻어진 불행과 고통은 분명 이유가 있을 테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 자체가 대역죄이고, 모든 죄의 가장 마지막 형이므로, 나는 오늘도 전생의 죄를 맑은 물에 씻어내느라 아둥바둥 열심열심 사는 게 아닌가 싶다. 오늘이 고통스러운 것은 죄를 씻기 위함이고, 오늘이 즐거운 것 역시 죄를 잊는 나에 대한 가장 크고 고통스러운 형벌이리라.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것 자체가 죄를 씻기 위함이고, 눈을 부릅뜨고 집중하는 건
전생의 죄를 잊고 사죄하기 위함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많지만 적당히 줄여서,,
애들한테 문득 드는 생각은,
올해 애들은 왜 확률과 통계를 경시하는지, 사실 매년 그래왔지만
시험 보는 세 과목 중에서 가장 쉽게 출제되는 것은 맞지만, 그건 물론 공부를 이미 하고 시험을 본 자들의 느낌인데,
본인도 그럴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뭐,, 미적/기벡/수2 등이 바빠서 그렇겠지. 그러다가 정말 큰일나는데.
그리고 확통 1강은 내가 봤을 때는 (물론 내 기준) 명강인데, (집합의 분할까지 들어야 완벽하게 이해함), 자꾸 어렵다고
징징대는지, 내 능력부족인가 했는데, 3년간 확통 강의를 다시 곱씹어 보니, 아니다, 난 잘한 거 같긴 하다.
사실 나는 수학이라는 과목을 가르치기 때문에 과목에 대한 어필을 할 필요는 없어서,
뭔가 과목의 당위성에 대한 어필을 할 필요는 없다. 그냥 해야 하니까. 근데 내가 강의를 하다가
특정 과목에 대한 어필을 하면서까지 학생들에게 공부 좀 하라고 하는 건 정말 처음인 것 같다.
요 며칠 전 친한 학교 선생님과 이야기를 하다가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아무도 확률과 통계를 공부하지 않아요."
이 주제로 거의 한 시간을 이야기 한 것 같다.
...
"그러다가 9월 되면 통계고자들이 생겨요."
!
아이러니다. 인생은 유리함순데 왜 본인은 지수함수나 무리함수의 삶이라고들 착각하는지.
경험해 보지 않고는 판단할수없고, 이야기 할 수 없는데, 왜 본인들의 이야기는 아니라고들 생각하는지.
(사실 경험이 이래서 중요하긴 한데, 겪어보지 않고는 듣지를 않는다.)
확통 개강한 지 2주가 됐고,
교재를 구매한 학생도 2만 명이 넘는데,
왜 수업을 안들을까?
그러기로 했겠지. 당장 미적/기벡이 급하니까.
응 그래. 그럴 수 있는데..
제발 수학은 3과목이라는 생각을 안 버렸으면 좋겠다.
양적 균형과 양적 성장을 동시에 해야..
사람이 성장하는데.
xy=k에서 결국 k값을 키워나가야 발전적인 삶인데.
옹졸한 k값은 계속 유지시키고 일희일비하면서 사네 마네 하네 마네 하면,
정말 의미 없는데..
간결하게, K값을 키우자. 정말 예쁜 정사각형이 나올지, 직사각형이 나올지,
물론 매일매일 모양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방법은 하나잖냐. 틀을 키우자. 그게 방법이지 모.
참, 근데 이 공지 읽고있는 너네도 올해로 마지막이길 바라. K값 열심히 키워서 더 큰 세상으로 나가길.
20180111 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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