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는소년 [515854] · MS 2014 · 쪽지

2019-07-11 14:22:46
조회수 10,654

국어 3~8 등급 푸딩이들의 어려움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23552137

이전 글 '국어 3~8 등급 학생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https://orbi.kr/00023531467



글을 읽는 목적은 이해입니다. 글에 담긴 내용, 글쓴이가 전달하려고 한 것을 이해하기 위해 읽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 지문을 읽는 경우도 이해가 목적입니다. 단순히 내용을 기억해서 문제가 원하는 답을 쓰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지라도, 아주 작은 내용이 아닌 이상 이해를 해야 기억을 할 수 있습니다. 


이해에 실패하는 사람(실패한 줄 모르고) – 우리는 푸딩(POOr reaDING comprehension)이들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은 다음과 같은 원인을 갖고 있습니다. 


1. 읽으나 이해하려 하지 않는 습관(의도적)

2. 어떻게 이해하는지 전략을 모름(비의도적)

3. 이해 작업에 필요한 능력이 없음(추론 능력 저조)

4. 추론에 필요한 지식이 없음

5. 이해할 대상(글 내용)을 유입하는 능력이 부실(읽기가 능숙하지 못함)

6. 이해할 대상을 유입했으나(읽었으나) 단어의 개념이 부실함.



설명을 하겠습니다. 1~6은 서로 관련이 있고 동시다발적으로 이해부진의 어려움이 됩니다. 


1.

읽는데, 너무 열심히 ‘읽기만’ 하거나 언어 표현을 다 기억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글은 마음속에 생각이 떠오르게 하는 단서입니다. 언어 표현은 생각을 이끌어내는 단서일 뿐입니다. 그런데 뭐라고 ‘적혀 있는지’를 기억하려고 무리합니다. 

읽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읽고 생각을 해야겠지요. 아무 생각이 없다....’낫 놓고 기역자 모른다’도 아니고, ‘낫 놓고 넋 놓고’-기역자를 몰라서 안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가만히 있어서 아무 생각도 안 떠오르는 그런 부류입니다. 

생각을 해야 한다는 걸 깨닫지 못한, 배우지 못한 분들입니다. 어렸을 때는 오히려 잘 읽었는데 그때는 자동적으로 생각이 났던 과거처럼 지금도 가만히 읽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린시절에 읽었던 글들은 보통 일상생활과 관련이 많은 서사적 글(소설)이기 때문에 애써 뭔가를 하거나, 연습으로 강화된 능력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 

읽고 내용을 기억하려고 애쓰지만 양이 벅차게 느껴져 결국 첫 부분이나 끝 부분만 생각납니다. 아니면 대개 2/3정도에서 뭔가 심도 있게 다루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건 ‘이해’를 어떻게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글은 초반부에서 상기하도록 유도하고 초점을 어디로 향하게 유도합니다. 하지만 전략을 모르는 분들은 이런 힌트를 발견하지 못하고, 힌트에 따라 읽기를 조절할 줄 모릅니다. 


3.

추론을 해야 한다는 점을 배웠지만 잘 되지 않는 분들입니다. 추론이 어떤 것인지 알았고, 한 문장에서 추론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는 생각할 수 있지만 글 중에 나오는 문장이나 어떤 대목에서 스스로 적절한 추론을 할 만큼 맥락과 지식을 살펴 추론할 수는 없는 분들입니다.


4. 

추론은 명시된 것으로 명시되지 않은 것을 아는 거라고 흔히 말합니다. 여기서 명시되지 않은 것은 이미 아는 것, 즉 지식입니다. 지식에 근거해 추론을 하는 겁니다. 유리 그릇이 깨진다는 것을 모르면 그릇이 떨어질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알지 못하죠. ‘그룻이 떨어졌다. 그는 청소도구를 가지러 갔다’라고 했을 때 ‘왜? 갑자기 청소를?’하지 않으려면 알아야 합니다. 아는 것이 ‘추론’의 힘입니다. 


5. 

글을 잘 읽어야 생각할 것들이 떠오르고, 신속하게 읽어야 그 때 그때 고차원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됩니다. 


6. 

글이 생각으로 전환되는 가장 중요한 경로는 입니다 단어의 이름대로 읽으면 단어와 연결되어 있는 지식(의미 및 기타 지식)이 따라 떠오르게 합니다. 그래서 단어이름과 지식을 아는 것이 첫 번째고, 이름을 봤을 때 빨리 알아보고, 지식도 신속하게 그리고 적절하게 떠오르게 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위와 같은 원인을 쭉 열거했는데 조금 어렵게 글이 나왔습니다. 의도는, 각각의 원인을 극복하고 향상시키는 연습이 필요하다, 그게 이전 글 댓글에서 누가 물어보신 ‘특수한 공부’입니다.   




"좋아요와 구독을 눌러주세요"

0 XDK (+0)

  1.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높디높은별에화살을 · 895480 · 19/07/11 18:29 · MS 2019

    문학 시같은것도 생각하면서 읽어야하나요?

  • 글읽는소년 · 515854 · 19/07/11 18:52 · MS 2014

    맞습니다.

    사고[생각] :

    넓은 의미로는
    의식 활동과 그 내용 모두를 지칭한다.

    좁은 의미로
    판단과 그것의 요소인 개념, 그리고 판단이
    일정한 규칙에 따라 결합된 추론으로 이해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사고[생각]란 무엇인가? 
    (철학의 주요개념, 2004., 백종현)


    넓은 의미로, 시를 포함하여 문학을 읽을 때도 생각을 하며 읽습니다. 그래야 대화의 의미를 알아 인물의 성격, 사건을 파악할 수 있고 주제도 알 수 있게 됩니다

  • 높디높은별에화살을 · 895480 · 19/07/11 18:55 · MS 2019

    노력해볼게요
  • 글읽는소년 · 515854 · 19/07/11 19:21 · MS 2014

    왜 질문을 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 높디높은별에화살을 · 895480 · 19/07/11 19:22 · MS 2019

    비문학 만 해당되는줄알았는데 문학에서도 적용되나해서요~
    요ㅡㅁ 문학도 비문학화됏자나요

  • 지렁이가꿈틀꿈틀? · 881444 · 19/07/11 19:28 · MS 2019

    ㅎㅎㅎ푸딩이들

  • 지렁이가꿈틀꿈틀? · 881444 · 19/07/11 19:28 · MS 2019

    뇌가 푸딩이라는주ㄹ...

  • 글읽는소년 · 515854 · 19/07/11 19:38 · MS 2014

    그렇게까지 비하는 아니고요, 글을 읽는 것이 어려우면 굉장히 낙심하곤 하기 때문에 귀여운 명칭을 붙여 봤습니다. 읽기부진 이것도 무슨 낙인 같으니까요

  • 지렁이가꿈틀꿈틀? · 881444 · 19/07/11 19:38 · MS 2019

    저두 귀여워서 그런거시에유

  • kia1230 · 877884 · 19/07/11 21:35 · MS 2019

    쪽지드렸습니다

  • Yoon’s ssibal · 784972 · 19/07/12 03:34 · MS 2017

    문제점분석과 분류는 아주 훌륭합니다
    솔루션은 어디서 볼수있죠?

  • 글읽는소년 · 515854 · 19/07/12 13:48 · MS 2014

    그건 앞으로 쓸 내용입니다
    원하시면 이전 글을 보셔도 있습니다.
    안어린왕자(정지됨), 글읽는소년이 제 아이디입니다.

    (다른 분들도 보시도록 말해야 할 내용인 것 같네요)
    저는 이번에는 특정 수험생에 초점을 맞춰 글을 씁니다. (단지 성적에 따라 3~8등급 수험생 모두가 아니라 글 이해에 어려움이 있는 분들을 위해)
    이런 분들은 특히 읽기 또는 이해의 어려움에 개인차가 많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이렇게 하라고 말하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분들이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 공부법으로 또다시 혼란을 겪어서는 안되니까요.

    모든 사람에게 대략 좋은 성과를 줄 수 있는 솔루션은 꽤 있습니다. 하지만 좌절을 경험하고 큰 스트레스가 되어 온 분들에게 나중에 가서야 '이 방법은 좋은 것 같지만 나한테는 안맞네' 이렇게 되기를 바라지 않습니다.

    저는 언어심리학을 전공했습니다. 글 이해(reading comprehension)가 전공입니다. 전공자 입장에서는 개인차를 세밀하게 따지다 보니 조금 예민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Yoon’s ssibal · 784972 · 19/07/13 16:33 · MS 2017

    꽉짜여진 답변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