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포카칩 님이 쓰셨던 글 (http://cafe.naver.com/pnmath/290680)에 첨부된 논문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즉, 철저하게 위 링크에 첨부된 논문을 바탕으로 쓰여졌으며 따라서 이 글은 논문을 소개하는 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읽어본 결과 학습에 많은 도움이 되지만,
학생들이 '논문을 읽는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는 등 접근성이 떨어지는 거 같아서
제 나름대로 논문의 내용을 다듬어 소개하는 글을 쓴 것입니다.
따라서 이 글을 읽다가 설명이 애매하다거나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혹은 이 글의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으시다면 해당 논문을 한 번 읽어보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에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교과서 수준의 예제죠? 많은 학생들이 쉽게 풀이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두 개의 풀이가 있습니다.
두 풀이에서 어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만약 차이가 느껴지지 않으시다면, 제가 앞으로 얘기하는 주제에 대해 고민해보셔야 합니다.
이 둘은 엄연히 다른 풀이이고, 첫 번째 풀이에는 약간의 오류가 있기 때문입니다.
1. 시행의 독립 VS 사건의 독립
교과서에서 독립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는 부분이 두 군데 있습니다.
두 사건끼리의 독립과
독립시행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개념이 설명되어 있어서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왜 어떤 독립은 P(A∩B)=P(A)P(B)인지 확인하라고 하고,
왜 어떤 독립은 그냥 독립이니까 그냥 곱해도 된다고 하는거지? 둘 다 똑같은 독립 아닌가?'
충분히 타당한 의문입니다. 분명 사건의 독립이나 독립시행이나 똑같이 독립이라는 말을 쓰면서
누구는 곱해서 확인을 해보아야 하고, 누구는 그냥 독립이므로 막 곱해도 되는 걸까요.
그런데, 위에 첨부된 교과서 내용을 다시 한 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즉, 두 독립의 차이는 '사건'이 독립이냐, '시행'이 독립이냐의 차이라는 겁니다.
사건이라는 것은 어떤 한 시행으로부터 생성된 표본공간의 부분집합입니다.
(이 설명이 이해가 안 된다면 교과서에서 시행,사건,표본공간의 정의를 다시 복습하고 오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이 표본공간의 두 부분집합 A,B에 대해서 서로 독립인지를 확인하라는 것이 사건의 독립입니다.
그런데 독립의 시행은 여러 개의 시행들끼리 서로 독립인지를 확인하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시행을 여러번 하면, 또는 반복하면 표본공간이 바뀐다는 것입니다.
주사위를 1개 던졌을 때 전체 경우의 수는 6이지만 주사위를 2개 던졌을 때 전체 경우의 수는 36입니다.
그 이유는, 전자의 표본공간은 {1,2,3,4,5,6}이지만 후자의 표본공간은 {(1,1),(1,2), ... , (6,5),(6,6)}이기 때문입니다.
시행을 거듭할수록 표본공간이 새로 정의되는 것이죠.
그러나 사건의 독립의 어떤 하나의 표본공간에서 관찰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시행에서 구한 확률들을 가지고 비교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1의 풀이를 다시 봅시다. 1에서는 동전을 던지는 시행에서만 따로 확률을 구하고, 주사위를 던지는 시행에서 따로 확률을 구했습니다.
서로 다른 표본공간에서 확률을 구한 것이죠. 이는 사건의 독립의 정의에 맞지 않습니다.
따라서 2의 풀이가 옳은 풀이가 되는 것입니다.
2. 시행의 독립과 사건의 독립을 혼동하는 원인
왜 학생들이 이 둘을 구분하면서 혼동을 겪을까요. 그것은 학생들의 공부 태도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기호의 사용에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그리고 많은 참고서가, 교집합 ∩ 기호를 애매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집합에서는 정확하게 사용을 하는데,
이상하게 확률에서는 이 교집합 기호 ∩가 마치 '동시에'라는 접속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동시에 일어나는 사건이 있으면 '일단 서로 곱하는 건가?' 라고 생각하기 쉽죠.
이런 생각이 독립시행에서는 통하지만 사건의 독립성을 판단하는 데에는 먹혀 들지 않습니다.
여기서 학생들이 혼란을 느끼게 됩니다.
이는 학생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실제로 논문에서는 교사용 지도서도 그런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보시면 곱의 법칙을 교집합으로 설명하고 있죠? A와 B가 '동시에' 일어나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과연 저렇게 표현하는게 수학적으로 맞을까요? 실제로 해보면 집합에서의 의미와 맞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일 처음 문제의 풀이 1로 돌아가서 확인해봅시다.
풀이에서는 동전을 던지는 사건을 A, 주사위를 던지는 사건을 B라고 두었습니다.
이를 집합으로 표시하면 A={앞,뒤}, B={1,2,3,4,5,6}입니다.
그러면 입니다. 교사용 지도서대로 하니 틀린 답이 나온겁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동시에'라는 말을 기호로 표현하려면, 교집합 기호가 아니라 곱집합 기호인 A×B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 기호는 A×B = {(a,b)│a∈A, b∈B} 으로 정의합니다.
즉, 교사용 지도서에 있는 곱의 법칙은 n(A×B)=n(A)×n(B) 표기해야 맞습니다.
실제로 풀이 1의 계산법도 P(A∩B)=P(A)P(B)가 아니라 P(A×B)=P(A)P(B)였던거죠.
3. 결론
결국 시행의 독립과 사건의 독립의 차이는 무엇이냐? 이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사건의 독립 → 하나의 표본공간 안에서 관찰한다.
한 표본공간의 두 부분집합 A,B에 대해서 P(A∩B)=P(A)P(B)인지를 확인하고, 이 식이 성립하면 독립이라고 부른다.
2.시행의 독립 → 여러 개의 시행끼리 관찰한다.
이 때는 직관적으로 시행들끼리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해서 독립시행인지 아닌지를 알아내야 한다.
독립시행이라고 판단되면 첫 번째 시행에서의 사건을 A, 두 번째 시행에서의 사건을 B라고 할 때
P(A×B)=P(A)P(B)라고 계산할 수가 있다. 이는 P(A∩B)=P(A)P(B)와는 다른 의미다.
여기서
의 기호는 확률함수 개념에 관한 것으로, 저도 잘 모릅니다....죄송합니다 ㅠㅠ
제가 사용한 P(A×B)=P(A)P(B)와 의미 차이는 없습니다. 좀 더 엄밀하게 표현한 것일뿐.
논문의 핵심 내용의 소개는 이 정도로 마칩니다. 논문에서는 좀 더 다양한 주제를 담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독립의 언어적 의미와 수학적 의미의 혼동, 복원추출과 비복원추출로 독립 개념을 설명하는 것의 오류 등등)
그 내용까지 언급하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이 정도만 씁니다.
확률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 되셨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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