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활 이야기] 학습량에 대한 착각 (ver.2016)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8005590
안녕하세요. 조선생입니다.
작년 3월에 같은 제목으로 칼럼을 하나 올렸었습니다.
올해도 비슷한 내용의 쪽지들이 많이 오네요.
사실 그런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매년 바뀌지만, 그들의 고민은 놀라울만큼 똑같습니다.
묻힌 글을 끌어올린다는 게 조금 부끄럽습니다만,
때로는 고전(...구닥다리..?)이 빛을 발할 때가 있지요.
그냥 재업은 아니고, 일부 수정된 내용도 있으니 한번씩 읽고 지나가 주세요.
(이하 내용, 잔소리 주의, 아재 주의...)
-------------------------
최근 들어 쪽지로 많이 오는 질문이 있어서, 비슷한 내용의 답장을 계속 쓰다가
글로 한번 남겨봅니다. 뻔한 내용일 거에요.
그러나 이 시점에 한번쯤 꼭 짚어봐야 할 부분이기도 합니다.
요즘 재수 수험생활의 트렌드는 "독학재수"인 것 같습니다.
수험생 입장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방법입니다.
필요 없는 수업을 듣지 않아도 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건 굉장한 장점이죠.
하지만, 독학재수를 하시는 수험생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학습량에 대한 착각"입니다.
주로 재수생 분들이 많이 겪는 문제점입니다.
고3때까지 학교에서, 쓸데없는 수업 - 선택하지 않은 사회탐구 내신수업 or 선생님이 수업을 너무 못해서 듣는 게 괴로웠던 시간 등 - 에 시간을 빼앗기다가
독학재수를 시작하게 되면, 자습시간이 많이 확보되어서 기분이 좋아집니다.
필요한 수업만 인강으로 들을 수 있고, 방해 없이 내가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으니까요.
문제도 더 많이 풀고, 인강진도도 고3때보다 팍팍 나가고.. 공부를 많이 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과연. 정말 공부를 더 많이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계획을 세우고, 공부량을 적어가면서 진행하시는 분들은, 실제로 공부를 더 많이 하셨을 겁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대다수의 학생들은, "착각"만 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번 체크해 보셔야 합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공부한다고 가정했을 때,
점심/저녁시간을 제외하고 확보할 수 있는 학습시간은 총 11시간입니다.
11시간이면 엄청난 양의 학습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따져봐도 인강 11강 이상, 수학모의고사 약 7세트 등... 엄청나죠.
여러분들이 정말, 이에 상응하는 양의 공부를 하셨는지, 한번 꼭 체크해 보세요.
하루에 11시간 앉아있는다고 해서,
그리고 쓸데없는 수업에 시간을 빼앗기지 않는다고 해서,
고3때보다 여러분들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쓸데없는 수업 듣던 시간보다, 더 많이 낭비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많은 공부량이, 성공적인 수험생활의 유일한 지표가 될 수는 없겠죠.
하지만, 범위가 정해져 있고, 객관식 문제가 대부분인 시험에서
공부량이 우선적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득점을 기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공부량 꼭 체크하세요. 수첩에 써 보는 것도 좋습니다.
수첩에 쓰는 양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절대적인 학습량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 말고)을 확보하세요.
그리고, 강의를 듣는 것과 "공부를 하는 것"을 혼동하지 마셔야 합니다.
강의를 듣는 것은 공부하기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인터넷 강의를 "감상"하고 지나가면, 안 들은 사람과 똑같아요.
강의 들은 부분에 대해서 기본서를 다시 읽어서 정리하거나,
문제를 풀어서 복습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강의를 전혀 듣지 않은 사람과 다를 것이 없게 됩니다.
재수생 여러분들께 한가지 당부드리면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공부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셨기 때문에, 지금은 그렇게 힘들지 않으실 거에요.
그런데...
4월 되어서 꽃 피고, 날씨 좋아지고,
대학가서 한달동안 술먹느라 연락도 안 되던 친구녀석들에게서
연락도 가끔씩 오고... 이러면 정말 공부하기 싫으실 거에요.
재수학원에, 독서실에, 내 공부방에, 갇혀 있는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슬픈 날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그 슬픔에 빠져서 공부하지 않으면, 내년에도 또 슬퍼해야 할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미래는 지금부터 여러분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과거도, 앞으로 여러분이 살아나갈 270 여일에 달려 있습니다.
지금의 고통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되돌아보게 될 날을 상상하며.
마음 굳게 먹고 버티시기 바랍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장어먹으러 왔음 13
남자 정력에 그렇게 좋다던데 흐흐흐
-
경찰대 컷 예상 3
작년보다 오를까?
-
이시간에 술을 마시러 강남을 갈까 카페를 가서 커피를 마시고 올까
-
난 좀 쉬운회차 45분 평균 50분 내가 이상한거냐? 내주변에 100찍는애들도 40분 안쪽은 못봄
-
있을까요? 한 12번급 이상 모여있는 최근기출이요
-
안녕하세요! 일월 연구소 손주형입니다. 날씨가 참 덥네요. 열심히 공부하고...
-
9망수잘들 보면 ㄹㅇ
-
물리1 기출 0
배기범 선생님 커리타는데 3순환할거면 따로 물리 기출문제집은 안사도 되나요???...
-
2020수능까지 있었는데
-
공군조교는 무슨 일을 할까
-
지금까지 edge인줄ㅋㅋ
-
왜케 어렵냐 0
감자싹은 운다
-
https://music.youtube.com/watch?v=uVI6H0LYyzM&s...
-
일주일에 2~3시간 롤, 맥주 2캔이 내 일탈인데 이 정도는 해도 괜찮겠지?
-
내신 표준편차 1
원점수 평균 표준편차 국어 97 64.9 14.3 수학 100 56.2 15.4...
-
톡방에서 애들끼리 ㅈㄴ 유식한 대화하는데 나는 아는게 시발 수능관련한것밖에 없어서...
-
지구과학 과외 3
고2학생 과외하는데 어느정도 수준까지 해주면 될까요? 고2모고 기준으로 4등급인 친구입니다.
-
시·소설 이용한 수능시험 문제, 시험후 인터넷 게시 전송권 침해 0
https://www.kolaa.kr/jsp/board/BoardCtrl.jsp?AC...
-
모든 걸 막아내는 방패가 되고싶다
-
2025 학번부터 연세대에서 선발하는 학부 이름이 달라졌더라구요.. 첨단컴퓨팅학부는...
-
쓰고 큰 용기를 내는거란 말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맨날 릴스에 뜨는 4수생인가 그 분 맥주 먹으면서 수특 푸는 거 올리던데 왤케 욕을...
-
국어 타임어택 넘 빡세....
-
생명 수학은 재밌는데 지구과학 얘는 진짜 개재미없네 제일 못해서 그런가
-
오늘 부득이 하게 그래야할거 같은데 그냥 따로 말씀 안드리고 나가도 되는건가요?...
-
이 모든게 꿈에 개구리가 나와서임
-
논문 쓸수 있을거 같음 존@나 내가 어쩌다 이렇게된거일까 아니면 과학마냥 그들이...
-
해군 질문받는다 8
해군 육상직별이라 배는 안타서 모름
-
혼자 앉고 싶은데 자리 옮기면 상처받겠지?ㅠ
-
6평은 55점이였고 이건 13만 찍맞임... 지금 수2는 뉴런 적분 하고 있고...
-
모자쓰고 화이트태닝햇는데도 피부탓다고 한소리들음 ㅆ부ㅜ
-
간미연 파파라치마냥 사진찍기만 하고 알려주질 안농 ㅜㅜ
-
이래서 공개를 안한거냐구 ㅋㅋ
-
존@나 주번에서 헛소리해서 날 헷갈리게함 정부는 매년 4xxx증원빔에 미용개방...
-
경찰대 0
경찰대 수학 86점 나왔는데 이정도면 수능 몇점 정도 받을 수 있나요? 안정 1등급 가능한가요?
-
얼버잠 2
7시에 자야징
-
이번엔 진짜간다..
-
정공러는 늘 잇는거 같아서 반가운 기분
-
반박 안받음
-
. 1
밥 머거야지.. 머먹지
-
국어 시간 부족 1
국어 시간이 너무 부족한데 다들 어떻게 해결하셨나요??ㅜㅜ
-
특징: 유형별로 문제 ㅈㄴ 풍부하고 친절하게 해설 합본된 책 근데 문제는 책이...
-
무슨과 가야됨? 메디컬은 수익 저점은 높아도 벼락부자가 되지는 못할거같고.. 이거...
-
츠키같은 여자 3
대한민국에 있음? 일단 내주변엔 없음 앞으로도 없을거같음
-
N제 중에서 어려운거 풀었다고 해서 (ex.샤인미 미적 등등) 그보다 더 쉬운 n제...
-
한동안 직장땜시 약 야근하고 바빠서 방 정리 못하고 출퇴근하고 그랬는데 막 방정리도...
-
나 6모4등급인데 4규 문제 풀때 보통 얼마나 걸림? 10분은 걸리던데
-
미적기준이요 시대인재서바
-
ㅇㅇ
좋은글 감사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화이팅!!
공감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 슬퍼하며 공부하지않으면 내년에도 슬픔이 반복될것.. 마음에 와닿네요
인강듣는걸 공부하는시간이라고 생각만 안해도 효율은 암청나게 올라갈듯해요
감사합니다
공부량어떤식으로체크하는게좋을까요?
문제단위도 좋고, 페이지단위도 좋습니다. 사실 여기서 핵심은 얼만큼 했는지를 기록하거나 트래킹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실제 공부량보다 더 많이 했다고 착각하는 것을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수능보는날 이걸 몸소 깨달앗죠...완전 공감이에요
복습위주의공부와 인강에너무얽메이지 말라는 말씀이신가요? 제가 목표가너무높다보니 질보다 양으로 승부를봐서 걱정입니다.. 모든과목에서 진도랑 양을우선시하네요
저 재작년에 하던짓 그대로하시네요 개망했습니다. 갠적으로 개망하는 지름길이라 봅니다. 인강그거 보조수단이예요 그거안듣는다고100점나올게 96점나오고 이런거없음 사고력시험이니까 본인생각하는양을 졸라게 기르세용
사고력을 어떻게 기르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저도 지금 질보다 양에 집착하는 것 같아서 변화를 줘야겠다 생각하고있는데 어떤식으로 해야할지 모르겠어요ㅠ 어려운 문제를 풀면 되나요??
네, 인강을 들으셨다면, 그 진도에 해당하는 만큼 문제풀이 or 기본서 읽기 등이 뒤따라야 합니다. 예를 들자면, 인강 3개 수강 보다, 1개수강 + 문제풀이 + 기본서 가 더 좋은 공부라고 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좋은글에 잠시나마 힘이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전 2년간 독재했는데 순공부시간 체크하는게 제일어렵더라구요ㅠㅠ 책상앞에 앉아서 문제를 풀고 독해를하고 공부시간이 10시간 12시간 나와도(스톱워치) 막상 하루가 끝나고 침대에 누우면 내가 오늘 제대로 집중을 100퍼센트 했나 라는 반성이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