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잘팁] ??? : 그것이 「문학」이니까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71329201
가끔 문학 문제를 풀다 보면
진짜 애매한 문제
가 나올 때가 있다.
이런 문제들의 특징은
해설을 읽어보고
강의를 들어봐도
제대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거다.
더군다나 그게
남들은 다 쉽게 푼 문제라면?
'썅'
그래서
국어에서 가장 어려운 걸 뽑자면
독서 지문인 경우가 많지만
가장 빡치는 건 문학이다
내가 왜 틀린지
그게 왜 정답인지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문학은
답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는 걸까??
독서는 선지의 근거가 명확하다.
즉,
선택지의 표현과 지문의 서술이
명백히 대응되어 참/거짓이 명확하다.
그런데 문학은?
③이 적절하려면
유년의 화자가 "순간적 감동"을 느꼈다고 할
<근거>
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문에는
'감동'의 '감'자도 적혀 있질 않다.
그런데 평가원은 ③를 올바른 해석이라고 한다.
ㅅㅂ?
이상하지 않은가?
국가 공인 시험 중 가장 최대 규모의 시험인 대수능에서
명확한 <근거>도 없이 선지를 적절하다고 하다니
더 큰 문제는
문학은 본래
'다양한 감상과 해석이 가능한'
예술의 영역이라는 점이다.
어떤 해석은 맞다, 어떤 해석은 틀리다고
답변을 내놓는 게 과연 올바른 걸까?
그런데
.
.
.
.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존중되어야 한다”
이 말은 거꾸로 말해서
어떤 해석도 함부로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는 뜻이 되기도 한다.
똑같은 문학 작품을 읽고도
누구는 ‘엄청 슬프다’고 말하는 반면
누구는 ‘엄청 슬프진 않았다’고 말한다.
누구는 ‘감동적이다’고 말하는 반면
누구는 ‘그 정돈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이 중 누군가가 틀린 걸까?
아니다.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다.
각자의 해석과 감상을 말했을 뿐이니까
그리고...
그것이 ...
그것이.. ‘문학’이니까
뭐, 뭐, 뭐
뭐라고?
그것이.. ‘문학’이니까
‘문학’은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존중되어야 하니까.
다양한 해석과 감상을 존중
해야한다.
여기에
문학 문제풀이의 비밀이 있다.
다시 아까 문제를 살펴보자.
지문에서 화자는
< 아, >라고 감탄사를 사용해.
유년의 화자는 푸른 하늘을 보고 순간적으로 감동을 느낀 거라 볼 수 있어’
.
.
.
우리는 함부로
위 해석이
틀렸다고 단언할 수 없다.
문학은 다양한 해석을 존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선지는
적절하다.
당신은 어떤 해석을 했다 하더라도,
이 해석은
다른 거지, 틀린 게 아니니까.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리고 그것이...
그것이 ‘문학’이니까
그런데 문학을 못하는 학생들은 이걸 이해하지 못한다.
다양한 해석 중 자기 생각만이 맞다고 주장한다.
“아니 저는 순간적 감동이 안 느껴지는데 어쩌라구욧!!!!!!”
응.. 근데..
애초에 당신 개인의
감상과 해석은 출제자의 관심사가 아니다.
당신의 생각과 관계없이
이 작품을 '이렇게도' 해석할 수 있을까..?
를 묻고 있는 것이다.
가륏???
.
.
.
.
.
말은 쉽지
그럼 모든 선지가 다 맞다는 거잖아
틀린 선지는 어떻게 골라?
그렇다.
웬만하면 모든 해석은 인정된다.
그렇기에 웬만한 해석은 모두 적절하다.
‘웬만하면’
말이다.
다음 문제를 풀어보자.
위 사진에 대한 이해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상큼하다.
② 얻어터질 것 같다.
③ 초록색 배경의 색채가 강조되어 있다.
④ 셔츠가 터질 것 같다.
⑤ 아이유 노래 좋다.
답은?
답은 당연히 ⑤
왜?
①②③④는 다 사진에 대한 해석이다.
다시 말해, 그렇게 해석할 ‘껀덕지’가 사진에 있다.
여기서
껀덕지 = 그렇게 해석할만한 여지
를 뜻한다.
즉,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는 거랑 상관없이.
지문에 '껀덕지'가 있는 해석은 인정해줄 수 있다.
예술은
다양한 해석과 감상이 인정되는 영역이니까.
그럼 ⑤는 왜 틀린 선지인가?
⑤ 혼자 사진과 관련 없는 얘기를 하고 있다.
즉, 사진에 <아이유 노래 좋다>고
해석할 껀덕지가 전혀 없다.
이게 바로 내가 수업에서 강조하는
<껀덕지의 존재성> 판단이다.
어떠한 해석의 적절성 여부를 판단할 때,
나의 개인적인 작품 해석/감상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지문에 그러한 해석이 가능하게끔 하는
"껀덕지"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라고 해석할 껀덕지가 지문에 쓰여 있다?
-> 적절하다!
~라고 해석할 껀덕지가 지문에 쓰여 있지 않다?
-> 적절하지 않다!
그럼 이제 우리는 이 선지가
왜 적절한지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이 문제에서는 <아>라는 감탄사가
'순간적 감동'의 껀덕지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로 적절한 선지가 된다.
-----
그럼 문학 기출 분석의 방향은 확립된다.
애매하게 느껴지는 선지들을 모아놓고,
그 선지들에 대한
껀덕지를 지문(보기)에서 찾아봐라.
그리고 그 껀덕지와 선지의 연결하라.
이를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수준의 해석이 껀덕지로 인해
적절해지고, 부적절해지는지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수능 ‘문학’이니까...!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안녕하세요 국어 강사 조예성입니다.
매주 1~2개씩 이렇게 국어 영역에 도움이 될만한 사소한 팁들을 칼럼으로 올려보려 합니다~!
정규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을 짤막하게 정리도 하구요.
좋아요와 팔로우를 눌러두시면 주기적으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 조예성T 안내 ]
https://academy.orbi.kr/intro/teacher/555/l
https://academy.orbi.kr/intro/teacher/555/l
0 XDK (+50)
-
50
-
2월부터 강기분 0
2월부터 강기분 할려 하는데 늦지 않나요?
-
불인증이 25랑 상관없다는게 말이냐 ㅋㅋ 증원이 됐을때도 교육여건이 제대로...
-
@kulawpear <<- 이거예요 님 아이디도 알려주시면 제가 팔로우걺뇨
-
인스타 닉에 창립일 박는게 근본넘쳐보임뇨
-
피램시켰는데 2
오리비박스로포장되어와서좀쪽팔렸음
-
중대 경영 추합 4
700번대도 가능할까요..???
-
꿈이 생겼습니다 0
라크리 님을 보면서 진짜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의가서 오르비 아들 만들어야징
-
고대 vs 설대 9
고려대 전전이랑 설대 농생과대 붙으면 어디가는게 맞을까요?
-
재입학이나 할 걸
-
라는 마음으로 매 평일을 살아가야지 연대 1/17 조발기원
-
아직도 오르비 하는 내가 레전드 아.
-
차단 안해봤는데 11
옛날에 프사 좀 징그러워서 못보겠는거 한 명 빼고 그분도 바꾸셔서 풀어드렸는데...
-
올해 경제학과에 진학할 것 같은데, 1,2월에 어떤 걸 해두면 의미있을까요? 연대나...
-
어떤 분 계실까요
-
어차피 수능준비는 할거라 결국 학교 1년 다니고 군대가냐 아니면 붙고 바로가냐인데...
-
"나는 그런 천박한 춤을 춘적이 없다." "메벤남들이 정상화라고 비꼬았을뿐,...
-
하아 인생 최고 업적이 고대 입학하는 건데…
-
안 풀어도 된다는 사람도 있고 풀어야 된다는 얘기도 있어서 궁금스
-
이건 어디가나요?
-
어케하는거읾.
-
컷 어떻게 보시나용... 680초반까지 내려가려나요 펑크는 맞는거같은데
-
한심하다
-
여기 다 되면 어디감? 10
가군 인하대 자전 나군 아주대 자전 다군 아주대 미모공 인하대는 하향이라 될거 같고...
-
인스타에 갈 대학 올리거나 프로필에 태그 해줬으면 좋겠음 6
그래야 아 재수 안하는구나하고 좀 편하게 약속잡고 할수잇음 어디갔나 궁금하기도하고
-
연락처 저장한 사람들 추천친구로 뜨지않나요? 그렇게 설정하는 옵션이 있었는데 남들...
-
원래 오르비 시작할 때 공부 정보 얻으려고 많이들 시작하잖음. 근데 커뮤가 생각...
-
진로가 바뀌어서 공대 복전이나 전과하고싶은데 문과에서 공대로 전과나 복전 쉬운...
-
그냥 이메일로? 폰번호는 이미 본계에 썼고
-
저만의 차-단한 비석이 되어주세요
-
의평원 불인증은 사실상 확정인거 같고 그러면 26은 어떻게됨요? 7
26도 증원하면 의평원 불인증되는거임요?26부터 입시 빡세지겠네
-
들 다 무난하게 붙을거같은데 어디가 나을까요 둘 다 집에서 통학하기 굉장히 편합니다
-
그때 물국어면 어떻게 운영해야하는지 깨달음을 얻었음
-
26수능은 04꺼임 22
그거보다 어린애들은 나중에 가라
-
어떤거 고를건가요 저는 수분감도 샀고 자이도 샀는데 자이가 뭔가 더 손이...
-
아빠는 상경계 가는 게 무조건 좋다 하시는데 그건 이중전공이나 그냥 관련 과목 몇...
-
국어는 수능 1~2등급 정도 나오는데 수학이 6등급입니다 솔직히 수학은 수 하...
-
캬캬캬캬
-
어디가나요?
-
다시 프사 달고 싶음 20
그건 원금 복구하면 할게요..
-
가톨릭대 다군 0
예비 몇번까지 돌까요 ?? 보통 다군이 어느정도 도나요 ?? 참고로 일반전형2입니다.
-
전직 헌법재판관도… "좌익세력이 부정선거로 국회 권력 탈취" 3
▲ 윤석열 대통련 탄핵심판 2차 변론기일이 진행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
ㅈㄱㄴ 수능 끝나고 매일매일 놀다가 오랜만에 공부하려니 너무 힘들어요. 의지박약인 듯
-
수능장에서 국어를 망치지 않은 이유를 나름 생각해보면 10
초등학교 때부터 수업 시간에 반 분위기를 리딩하던 아해들이 선생님과 싸울 때...
-
나도 수능에 동기부여 못받을때 되면 수능판 떠야겠다
-
전글의 대표적인 예시 10
물론 다른 케이스도 있답니다
-
인스타 대학 태그해놓는거 어디 라인부터가 보편적임? 19
@skku @sogang 이런거 어느 라인이 가장 비율 높음?
-
차단을 눌러요
-
한완기랑 수분감 중 뭐풀까 고민됩니다 이미 수분감 사뒀는데 그냥 수분감할까요?
-
연고대 조발 질문 12
연대랑 고대가 같은날짜에 발표할 가능성이 낮다고 하는 글도 본거 같은데 왜...
문학의 해석은 펀하고 쿨하고 섹시할수잇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칼럼 예전에 읽었던 것 같아요. 그때 강사님 칼럼 덕분에 문학에서 선지 판단 기준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궁금한 점은, 예시로 들어 주신 지문에서
밑줄 친 건 감탄사가 아니라 '청청히'인데 앞에 나온 감탄사를 통해 순간적 감동이라고 판단할 수 있음을 확인 -> '청청히'에서 "색채를 부각해" 줄 수 있음을 확인 이라서 맞는 선지인 것인가요?
만약 감탄사가 없었다면 '순간적 감동'이라고 판단할 만한 여지가 없어지고, 따라서 해당 선지가 틀리게 되는 것인가요?
1. 네 맞습니다 ㅎㅎ. 밑줄 친 부분의 기능은 색채 부각이지요. 밑줄 친 부분의 기능은 반드시 그것이 나타난 전체 맥락과 결부지어야 하구요.
2. '아'라는 감탄사를 지우면, 순간적 감동을 느꼈다고 볼만한 근거가 삭제되어, 해당 해석의 정합성이 떨어지게 되겠지요. 다만 <청청히 푸른던> 이라는 수식어까지도 유년시절의 화자가 하늘을 보고 느낀 감정과 맞물려 있기에, 감동을 느꼈다 볼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긴 합니다. 따라서 틀렸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평가원에서는 <아>라는 감탄사에 근거해 <순간적 감동>이라는 해석을 실어두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감탄사가 없었다면 애초에 이런 선지를 만들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죠 ㅎㅎ
확실한 틀림을 찾기
요약goat
김승리t가 가장 시비털게 많은 선지가 틀린거라고 하셨던게 생각나네요
웃긴데 엄청 유익하네요 ㅋㅋㅋㅋ
ㅎㅎ 감사합니닷
대부분의 문학문제는 이렇게 풀리죠 그냥 감으로 풀어도 이런건 다 풀수있구요
하지만 최근 문학 기출중 오답률이 높은 몇몇 문제들은 정확한 감상과 해석을 요구합니다 “허용가능성” “껀덕지” 같은 얄팍한 판단기준으로는 뚫을수 없는 정확한 한가지 감상을 묻는 문제들은 이런식으로 풀수가 없어요
어떤 문제가 그렇다고 느끼셨을까요? 저는 게시글에 써두었듯 평가원의 모든 적절한 선지는 그 근거(본문에서 말하는 껀덕지)가 있다고 보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