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수능 점수가 확정되는 순간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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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학생은 자신이 포기각서를 쓰게 될 줄 알았을까?
1. 물거품
살면서 단 한 번도 OMR 마킹 실수를 한 적이 없는데, 수능날 처음으로 OMR 마킹 실수를 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그런데 놀랍게도 저는 이러한 학생들을 해마다 꼭 만나게 됩니다.
아니 수능이라는 중요한 시험에서
어떻게 OMR 마킹 실수를 할 수가 있지?
지금 제 말을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한 학생들도 있을 텐데, 수능날 처음으로 마킹 실수를 하는 학생들 중 대다수가 이런 생각을 했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은 절대 그럴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꿈에도 몰랐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안일함이 결국 참사를 일으키고 말았다며 자책합니다.
그동안 쌓아온 여러분의 소중한 노력과 시간이 수능 당일 한순간의 착각으로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안타까움을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하였습니다.
2. 포기각서
시험 시작령이 울리기 전에 여러분은 분명 긴장감을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종료령이 울리기 직전 여러분이 느끼는 압박감에 비하면 그리 큰 긴장감이 아닙니다. 즉, 각 과목의 시험이 시작된 이후 우리의 압박감은 점점 더 고조되어 마지막 순간 극에 달하게 됩니다.
째깍째깍,
1분 1초가 나를 압박해 옵니다.
OMR 마킹 실수를 하는 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근본적인 원인은 딱 한 가지로 귀결됩니다.
가장 압박감이 심한 순간에 가장 중요한 행위를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수능 날에는 여러분이 기본적으로 평소보다 훨씬 더 높은 긴장감을 가진 상태가 됩니다. 그걸 잘 활용하면 각성 상태에서 자신의 최대 역량을 뽑아낼 수도 있지만, 자신이 이러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면 실수는 한순간입니다.
평소라면 쉽게 판단하고 넘어갔을 선택지도 ‘아 이건 다 풀고 나서 한 번 더 확인해야지’하고 넘어갔는데, 시험 종료 직전 OMR을 마킹하다가 그 문제가 풀려 있지 않은 걸 확인하고는 멘탈이 털려서 급하게 OMR 마킹을 하다 밀려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남은 시간을 잘못 계산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는데 착각해서 급하게 OMR을 작성하다가 삐끗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악의 경우는, 시간 계산을 잘못해서 실컷 문제를 풀고 있는데 종료령이 울려 버리는 경우죠.
한 문제만 더.. 한 문제만 더.. 이렇게 평소라면 OMR 마킹으로 넘어가야 할 시간에 마지막 문제를 붙들다가 자신이 이미 푼 문제들을 마킹하지 못하고 종료령이 울리는 경우도 꽤 많습니다. 이때 마킹을 하는 순간 바로 부정행위로 신고 당하게 됩니다.
수능날 수험생 커뮤니티를 보고 있으면 국어 시험 끝나고 시험 포기 각서를 쓰고 나왔다고 하는 학생들 꽤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이 그렇게 허망하게 수능을 마무리하게 되리라 생각하진 못했겠죠.
실제로 제가 재수생 때 수능장에서 제 바로 앞에 앉은 학생이 1교시 국어 OMR 마킹을 다 하지 못해 좌절한 모습을 제 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그 학생은 포기각서를 쓰진 않았지만 마지막 교시가 끝날 때까지 시험 치는 내내 괴로워했죠.
3. Pace
여러분이 수능에서 점수를 얻는 순간은 문제의 답을 구한 순간이 아닙니다. OMR 각 칸에 검은색 잉크가 올바르게 찍히는 순간, 그 순간 여러분의 점수가 확정이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행위를 왜 여러분이 가장 긴장되고 가장 실수를 하기 쉬운 순간, 시험 종료 직전 5분 동안에 하려고 하시나요?
저는 각 과목별로 구간을 나눠서 해당 구간의 문제들을 다 풀고 나면 OMR에 미리 마킹해두었습니다.
이런 방식은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급하게 마킹을 하지 않기 때문에 중간에 넘어간 문제들 때문에 OMR을 밀려 쓰는 일이 생기지 않습니다. 두 번째, OMR 마킹을 하면서 풀지 않고 넘어간 문제들이 몇 문제가 있는지 파악해 둘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중간중간 템포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문제 풀기에 급급하면 점점 더 템포가 빨라지고 나의 페이스(pace)를 잃을 수 있는데, 특정 구간마다 OMR을 미리 작성함으로써 뇌를 환기시키며 나의 페이스를 지킬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행위인 OMR 마킹을 가장 압박감이 높은 순간이 아닌, 여러분이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순간에 하시는 걸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이제 30일도, 4주도 깨졌군요.
마지막까지 힘내서 함께하겠습니다.
이번 주말도 응원할게요 :)
⎯⎯⎯⎯⎯⎯⎯⎯⎯⎯⎯⎯⎯⎯⎯⎯⎯⎯
혹시나 이 칼럼을 수능이 며칠 남지 않은 시기에 읽게 되었다면 억지로 루틴을 바꾸진 마세요. 수능 직전 억지로 루틴을 바꾸는 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으니, 욕심내지 않고 종료 10분 전 1차 마킹을 완료하는 정도로 대비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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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나 아는사람도 별로 없을거같아서 안할거임…
1등 축하(?)드려요ㅎㅎㅎ
50만 덕코 축하드립니다!!
아니 이거 받아도되는건가요ㅠㅠ
너무 됩니다ㅎㅎ
저는 내년에도 차곡차곡 모을 거니까요!
와 선댓후감했는데 이거 완전 제 얘기였군요
문학에 정신팔려서 언매마킹 안한지도 모르고 한문제만 계속 붙들고있었던.....
"제 바로 앞에 앉은 학생이 1교시 국어 OMR 마킹을 다 하지 못해 좌절한 모습을 제 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그 학생은 포기각서를 쓰진 않았지만 마지막 교시가 끝날 때까지 시험 치는 내내 괴로워했죠."
이거 보고 소름돋았어요 ㅋㅋㅋ 올해는 절대절대 실수안해야지요
응원응원응원합니다!!
혹시 수학 준킬러(11~14,20,21)급 난이도의 n제 추천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칼럼 항상 정말 잘 읽고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나가는 전문가님 혹시 어디 안 계시나요!!!
앗 아쉽네요 ㅋㅎㅋㅋㅋㅎㅋㅋ
혀녀기라 수능 시험장에서의 상황이 정말 예상이 안되는데 이럴수도 잇다는 칼럼 너무너무 좋아요!ㅋㅋㅋ 더 마니마니 올려주세요오오ㅋㅋㅋㅋㅋ
이번주도 잘 지내셨나용
네 한창 때보다는 조금 여유롭게 지냈지만, 그동안 못했던 건강 관리를 하며 시간을 보냈답니다
선생님은 건강 잘 챙기고 계신가요!!
꾸준히 헬스장 다니면서 근육량을 늘리고 있긴 하지만 절대적인 체력이 너무 큰 복병이에요 ㅋㅋ큐ㅜㅠㅠㅠ
그래도 저처럼.. 유기하진 않으셨군요. 저는 더 늦기 전에 빡세게 챙겨보려고 합니다..ㅎ
늘 건강하세요 쌤!!!
가채점 표도 도움 많이 되는거 같음
페이지 풀때마다 가채점표 쓰면 시험지 넘길일 없어서 좋아요
좋은 꿀팁!!
그 시간에 문제 풀겠다고 안 쓰는 학생들이 많았지만.. 저도 가채점표를 썼었습니다!!
캬 이거 제가 4수하면서 깨달았던 건데 선생님은 일찍 깨달아서 성공하셨군요!
수능 때까지 또 여러 꿀팁과 주의사항들 담은 칼럼 열심히 집필해 볼게요!
저도 이번에 성공해서 선생님처럼 멋있는 칼럼러가 되고 싶습니다!
깊었던 골짜기만큼 힘차게 흐르는 계곡물을 가득 가득 담을 수 있길 :)
언제나 응원하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딱히 이유가 있어서 한건 아니지만 한장풀고 마킹하는게 시간단축이 더 되는거같아서 그렇게 하고 있었네요 ㅎ
가자 시발것 해낼수 있다
갑시다갑시다!!
'시험장 변수' 칼럼 기대합니다 ㅎㅎ (예정에 없으시면 실례했습니다;; ^^)
올해도 어김없이 준비 중에 있습니다 :)
뭔가 읽기만 해도 심장이 쿵쾅쿵쾅 뛰네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칼럼입니다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
마지막까지 응원할게요!!
과목별 구간을 어떻게 나누셨는지요
보통은 펼쳐놓았을 때 두 바닥(왼쪽 오른쪽)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정해진 건 아니니 개인에 맞게 나누시면 됩니다!
긴장감을 각성제로
위기를 기회로
알맞은 정도의 두려움을 증거로 삼아
승리를 쟁취하러 당당하게!!
와 진짜 본인 작수때 아는거라고 개나댐 + 알고보니 몰라서 헤맴 + 오엠알 마킹 나락 3조합으로 올해 또 하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얘기 절대 아니라고 생각했었는데
올해는 아는 거 다 맞히고 OMR도 잘 마킹해서 원하는 목표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수학은 구간 주관식 공통 / 선택 / 공통 객관식 이렇게 나눠서 끊어 마킹하는 정도면 괜찮을까요?
네 괜찮아 보입니다ㅎㅎ 본인의 풀이 순서에 맞춰서 적당한 구간을 잡아주시면 되고, 시험을 풀면서 조금 유동적으로 '환기가 필요하다' 싶은 순간이 오면 추가로 마킹 한 번 하고 오셔도 좋습니다!
가채점표도 써야하는거 생각하면 그때그때 쓰는게 맞는듯.. 특히 국어같은건 더더욱
2점짜리 고민해 봐야지.. 하고 넘어갔다가 직전에 안 푼 거 알면 멘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