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럭스] 지금 시점에서 미리 생각해두기 바라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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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CRUX팀 조지훈입니다.
수능까지 달려오느라 지친 몸과 마음은 잘 회복하고 계신가요? 아직 수시 일정이 남아있는 수험생 분들은 조금만 더 힘내시고 잘 버텨내시길 바라겠습니다.
이제 실채점 점수 통지까지 약 10일 정도 남았습니다. 저와 제 주변의 경험 상 이 시점에 어떤 고민을 해 두는 지에 따라 정시 지원 결과 뿐만 아니라, 이후의 삶에서도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을 봐왔기에 오늘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0) 여러분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많은 분들이 이 물음을 들으면 당장 눈 앞에 놓인 대학을 떠올리실 겁니다. 하지만 그건 궁극적인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대학에 입학한 뒤로도 한참을 이어지기 때문이죠. 목표로 하고 있는 그 대학은 왜 가려는 걸까요? 대학에 감으로써 무엇을 얻어내고 싶은 건가요? 그렇게 얻어낸 무언가로는 또 무엇을 하고 싶은 건가요?
너무 거창한 말이 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지만, 저는 여러분들에게 '삶의 목표'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저는, 제 주변인들은, 제가 만나본 많은 수험생들은 이 질문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대학을 선택했습니다. 그 중 상당수가 후회했고 일부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수능판으로 돌아와야만 했죠. 저 역시 그 중 하나였구요. 수능판으로 다시 돌아온다니, 끔찍하죠? 여러분에겐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다시 한번 질문을 던집니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그리고 있나요? 그것을 이루기 위해선 대학이란 도구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요?'
1) 학과와 간판에 대해서
입시 이야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죠. 원하는 과를 가기 위해 내 점수대에 맞는 학교에 지원해야 할지, 아니면 내 점수로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학교(간판)을 노려야 할지. 가고 싶은 학과가 있는 가장 높은 학교를 시원하게 써버릴 수 있는 점수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많겠죠?
당연하게도, 둘 중 무엇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정답은 없습니다. 여러분이 무엇에 더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때문에 위에서 여쭤본 '삶의 목표'가 더더욱 중요합니다. 여러분이 그리는 삶에 간판이 더 필요한가요 혹은 전공 지식이 더 필요한가요? 천천히 고민해보고 결정을 내리시길 바랍니다.
지금 미리 이 고민을 해두지 않으면, 원서 접수 기간에 확실한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며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어낼 수도 있습니다. 더 최악인 것은 나중에 가서야 그렇게 얻어낸 결과가 후회되는 일이겠구요. 학과와 간판에 대한 저울질은 정시 지원 전략의 기둥과도 같으니 여유로운 지금 시점에 꼭 깊게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 한 가지 첨언 하자면, 간판을 고르는 수험생들 중 많은 분들이 '우선 최대한 멋진 간판을 고르고, 학과는 복수전공이나 전과를 하면 된다.' 라고 생각하십니다. 물론 가능성 있고 좋은 전략이지만 생각보다 이 전략을 실현하는데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학이 제공할 수 있는 리소스는 한정되어있고, 당연하게도 인기가 높은 과일수록 실현 난이도는 높아지기 마련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차라리 수능을 다시 보지...' 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이와 같은 계획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면 미리 해당 학교, 해당 학과의 전과 및 복전 요건을 미리 확인하고 그 난이도를 가늠해보시기 바랍니다.
2) 내년의 생활에 대해서
인생에 대한 생각은 너무 복잡하니 범위를 좁혀서 당장 내년 한 해의 이야기를 해볼까요? 내년 한 해는 어떻게 지낼 계획이신가요? 어떻게든 대학에 들어가 자유를 누리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스스로 정해둔 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일 년 더'를 외칠 각오를 다지고 있나요?
여러분이 내년 한 해를 바라보고 있는 스탠스에 따라 올해의 원서 지원 스탠스 맞춰가야 합니다. 여러분의 다음 1년은 돌아오지 않을 청춘이면서도, 미래를 위해 과감히 바칠 수 있는 투자자산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만족하고 다음 단계를 볼 것인지, 혹은 내가 정한 기준선을 위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지 잘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아마 실채점 점수가 발표되고 나면, 생각이 다시 한번 바뀌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곧 죽어도 입시는 올해가 끝이다!' 라고 생각하다가도 실채점 점수를 받고 나면 '일 년 더'를 생각할 수도 있고, 내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점수가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 그냥 올해 꼭 가고 싶어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때 가서 이 고민을 처음 한다면, 눈 앞에 닥친 점수와 부담감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로 결정하게 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나중에 생각이 바뀌더라도 꼭 시간적으로 더 여유로운 이 시점에 미리 고민해보고 자신의 스탠스를 정해보시기 바랍니다.
3) 지원 대학 후보군에 대해서
위의 두 가지 영역에 대한 고민이 얼추 마무리 되었다면, 이제 이를 기반으로 어떤 대학들에 지원서를 낼지 밑그림을 그려봐야 합니다. 이때 정말 안타까운 경우가 대충 누백만 보고 잡은 라인에서 지원 후보군을 정하는 경우입니다. 수험생마다 같은 누백이라도 과목별 점수가 다 다르기에 학교별 반영비와 탐구 반영방식에 따라 충분히 라인을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아직은 어차피 구체적인 카드를 정할 때가 아닙니다. 그러니 자신이 관심 있는 대학이 있다면 가능성이 없어 보이더라도 우선 모두 반영비/반영방식과 모의지원 변화 추이를 관찰 해보세요. 그렇게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곳이 어디인지 정리해두고 실채점 결과가 나온 후 이에 맞춰 전략을 구체화 해야 합니다. 지금은 시야를 넓게 잡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고 다양한 경우의 수를 상상하시길 바랍니다. 지금 여러분의 고민이 실제 원서 접수의 근거가 되고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여 줄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달려오느라 지친 스스로를 잘 다독여 주시기 바랍니다. 여유가 되신다면 스스로와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져보시면 좋겠습니다. 수능이라는 큰 짐이 사라진 허탈감과 보상 심리 때문에 간혹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게 되기도 합니다. 마지막까지 정신줄 꽉 붙들어 잡으시고 다시는 후회하지 않을, 낼 수 있는 최상의 결과 얻어내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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