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Nouveau [1120753] · MS 2021 · 쪽지

2022-12-29 10: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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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수학교육과 정시 면접고사 후기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60886641

2022년 1월 14일 면접 당일날 개인 블로그에 비공개로 작성했던 글을 다듬고, 일부 내용을 추가해서 올립니다. 목차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당시 상황

1) 면접 준비 관련

2) 코로나 관련

2. 면접 당일 복기

1) 면접 전

2) 면접

3. 여담

4. 관련 정보


검색 키워드) 설사범 설수교 정시면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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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시 상황


1) 면접 준비 관련

  일단 사대 원서를 넣기는 했는데 전날까지 딱히 준비는 안 하고 있다가, 면접 전날(13일) 오후부터 부랴부랴 관련 정보를 찾았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오르비와 수만휘에서 서울대 사대 면접 후기(해당 링크를 글 하단의 4. 관련 정보에 남겨두었음, 22학년도 후기 추가)를 정시 위주로 찾아보고, 오르비클래스 김준호T의 면접 강의 중 무료 공개된 것을 수강했습니다.


2) 코로나 관련

  따로 기록해 놓은 건 아니라서 정확하지는 않은데, 면접 얼마 전에 가족 중 한 사람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은 건강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혹시나 비슷한 문제가 생기면 참고하시라고 처리 과정을 적어 둡니다. 실제 면접과는 큰 상관 없는 내용이 길게 이어지므로, 관심 없으신 분들은 2. 면접 당일 복기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문자메시지 기록을 보니 가족이 확진 판정을 받은 건 1월 7일이었던 것 같네요. 1월 7일 오전에 보건소에서 PCR 검사를 받고, 오후에 음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확진자와 접촉하면 음성 판정을 받더라도 자가격리가 원칙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저는 기존에 2차 접종을 완료하여 수동감시(격리면제) 대상자였습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예방접종완료자는 확진자와 접촉하였더라도 PCR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고 임상 증상이 없으면 외출 등의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또 접촉일로부터 6~7일째(제 경우는 1월 13~14일)에 PCR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는 규정도 있었습니다.

  이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면접 이틀 전(12일)에 면접 관련 공지사항을 다시 읽어 보다가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그래서 위의 번호(사범대 행정실의 입시 담당 교직원 분)로 전화를 걸었고,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선 13일(통화 시점 기준 다음날, 면접 전날)에 PCR 검사를 받고 나서 결과가 나오면 다시 통화하기로 했던 것 같습니다. 오전에 일찍 검사를 받으면 당일 오후에 검사 결과가 나오던 시기라서, 13일 오전에 검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13일 오후, 보건소에서 근무하시는 분들이 퇴근했으리라고 생각되는 시간대까지도 검사 결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사범대에 다시 전화를 걸었고,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니 자세한 내용은 입학본부와 논의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입학본부와 통화했습니다. 입학본부와의 통화 내용 역시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면접 전에 음성 판정을 받게 된다면 정상적으로 면접을 진행하고, 만약 면접 전까지 검사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위의 라. 규정에 언급된 비대면 화상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13일 오후 9시가 넘어 음성 판정을 받았고, 다시 입학본부와 통화하여 정상적으로 면접을 진행할 수 있다는 확인을 받았습니다.


2. 면접 당일 복기


1) 면접 전

  입실 시간이 오전 7시~8시였습니다. 교통편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버스를 타고 서울대 정문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서 내렸던 기억이 납니다. 대기실과 고사실이 있는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수험표를 확인했습니다. 저는 7시 20분 정도에 대기실에 도착했습니다. 수교과 대기실은 (입실 끝난 후 기준) 24명 지원에 4~5명 정도 결시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의외로 결시율이 적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대기실 앞 스크린의 안내 슬라이드 사진을 첨부합니다.

  8시 정각에 전자기기를 끄고 가방에 넣으라는 지시가 있었습니다. 이 시각 이후로도 출력물 등의 자료를 읽을 수는 있었습니다. 저는 책을 가져가서 읽었는데, 면접 순서에 따라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읽을 책 등을 가져가면 좋습니다.

  8시 20분에 진행요원 분들이 학생들에게 손세정제를 뿌려 주고, 비말 전파 방지용 얼굴 가리개(위 사진의 왼쪽처럼 생김)와 일회용 수술 장갑 같은 것을 나눠주셨습니다. 또 수험표와 신분증을 확인하고, 마스크를 잠시 내린 채 본인 여부를 확인했습니다. 이때 서울대 면접고사 수험표가 아니라 수능 수험표를 잘못 가져온 수험생이 있었는데, 진행요원이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서울대 수험표를 뽑아다 준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이 글 보시는 분들은 면접 수험표를 꼭 챙기시기를 바랍니다.

  이때 본인확인을 하면서 "면접번호"를 나눠주었는데, 수험번호와는 다른 번호이고, 면접번호 순서대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수험번호가 551001인데 면접번호 5번을 받았다면 첫 번째가 아니라 다섯 번째로 면접 고사실에 들어가는 식입니다. 위의 안내 슬라이드를 보시면 551001~551012와 551013~551505의 두 그룹으로 나뉘는데, 전자는 1조, 후자는 2조입니다. 1조의 열두 명에게는 면접번호 1~12번이, 2조의 열두 명에게는 13~24번이 배정된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면접번호 1번과 13번이, 그 다음에는 2번과 14번이 호명되어 대기실을 나가는 식으로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아마 1조 면접 고사실과 2조 고사실이 따로 있었나 봅니다. 10분~20분 정도의 간격으로 다음 순번을 부르기 때문에, 길게는 2시간 이상 대기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나중 가면 피곤해서 졸았는지 자기 번호를 듣고 바로 나가지 못한 수험생도 있었는데, 진행요원이 깨워 주었습니다. 아예 듣지 못할 정도로 엎드려 자는 정도가 아니라면 피곤해서 졸 것 같아도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2) 면접

  시간이 지나고 제 번호가 호명되어 대기실을 나갔습니다. 대기실은 1층이고 면접 고사실은 2층이라, 진행요원을 따라서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고사실 앞 복도에 책상과 의자, 필기구가 마련되어 있었고, 책상에서 질문지를 받고 10분간 생각을 정리한 뒤 고사실에 들어가 10분간 면접을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참고로 복도가 꽤 추웠습니다. 저는 면접 고사실에 외투를 입지 않고 들어갈 생각으로 대기실에 외투를 두고 나왔는데, 만약 비슷한 환경이라면 외투를 가지고 나오시기를 권합니다.

  책상에는 주의사항이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고, 진행요원 분이 주의사항을 숙지시켜 주시고,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준 뒤 스톱워치로 10분을 재기 시작했습니다. 책상 왼쪽에는 A4용지가 한 장, 오른쪽에는 한 더미 있었습니다. 왼쪽에 있는 종이는 문제지가 뒤집어져 있는 것이었고, 오른쪽에 있는 것은 답안지로 쓸 수 있는 백지였습니다. 백지에 필기구를 통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한 뒤, 답안지를 고사실에 가지고 들어가 답변할 수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문제지에는 제시문 (아마) 하나와 문제 셋이 있었습니다. 제시문은 미국 대학입시의 능력주의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기억나는 대로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에는 사립학교를 다녀야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당시 하버드 총장은 이것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학생들의 지능을 측정하는 SAT를 만들어 대입에 도입했고, 그에 따라 성장 배경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SAT가 측정하는 능력이 성장 배경과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었다. 교육 기회의 불평등 등으로 인해 부유층일수록 SAT 성적이 높고, 명문대 합격자는 보통 부모가 대졸자인 경향이 있었다.

문제 1. 능력주의를 긍정적으로 보는가, 부정적으로 보는가? (정확하지 않음)

문제 2. 능력주의 기반의 대학 입시가 고교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말하라.

문제 3. 문제 1과 문제 2에 대한 대답을 기반으로, 내가 고교 교사라면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게 어떤 교육을 할 것인지 말하라.

  10분간 답안을 작성한 뒤 고사실에 들어가기까지 5분 정도를 기다렸는데, 기다리는 동안은 문제지를 볼 수 없었습니다. 고사실에 들어가니 교수님 두 분께서 앉아 계셨습니다. 간단하게 인사를 나눈 뒤, 교수님께서 문제 1부터 능력주의가 긍정적이다, 부정적이다 한 쪽 입장으로 대답해 보되, 양비론은 펼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원래 문제 1에 대해서는 '자본주의처럼 분명 문제가 있는 제도지만, 지금까지는 제일 낫기 때문에 통용되고 있는 것 같다'는 정도로 정리했는데, 양비론은 펼치지 말라고 하셔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어느 한 쪽으로 입장을 정하자면, 그래도 능력주의는 긍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기존에는 비싼 사립학교를 나와야만 명문대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부터 조금씩 절었음) 지능을 측정하는 SAT가 도입된 후 그러지 않고도 명문대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문제 2에 대해서는 문제 1에 대한 답을 이용하여, 혹은 적어도 문제 1에 대한 답과 연관지어 대답하라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저는 문제2에 대해서는 능력주의의 부정적인 영향에 초점을 맞춘 답변을 준비했기 때문에 조금 당황했습니다. 말을 조금씩 더듬으면서,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아, 그런데 저는 이 문제의 경우에는 능력주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답변을 준비하였습니다. 이 경우에는 능력주의에 기반한 대입 제도 때문에, 고교 교육에 파행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 예시로 고2, 고3 수업 현장에서 교과서를 이용하여, 교과과정에서 이 학년에는 이런 내용을 배워야 한다-하고 정해 놓은 내용을 이수하기보다는, EBS교재를 수업에 사용하면서 문제 풀이 테크닉 위주로 수업하는 것을 들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많은 학교에서 문제 풀이 '테크닉'을 가르치는 것 같지는 않지만, 교과서 대신 EBS로 진도를 나가고, 개념은 많은 학생들이 학원 등에서 배웠을 거라는 전제 하에 문제풀이 위주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하고 싶었음) 또 학생들로 하여금 수능 점수를 잘 받게 하기 위하여, 학습이 부진한 학생들은 뒤로한 채 잘 따라오는 학생들만, (여기서 꽤 절었음) 아 물론 수준별 분반을 시행하는 등의 보완책이 시행되고는 있지만, 아무튼 모든 학생들이 잘 따라오게 하기보다는 좋은 점수를 내는 데 주력하는 수업 등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지금 정리하는 시점에서 생각해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당시에는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어쩌면 문제 1은 제시문을 기반으로 능력주의 자체가 (가정환경에 의해 결정되던 기존의 입시에 비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것이고, 문제 2는 현재 고교 교육에 능력주의 기반의 입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이상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교수님께서는 이 답변을 듣고 나서 추가 질문을 두 개 하셨습니다. 추가 질문이나 답변의 내용은 기억이 더 확실하지 않습니다. 첫 번째 추가 질문은 수시와 정시 중 뭐가 더 능력주의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지였던 것 같습니다.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잠시 생각 좀 해 보고 답변드리겠습니다. (10초쯤) 정시가 더 능력주의에 부합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시는 학생이 획득한 점수만 가지고 합격이 결정되는데, 수시의 경우는 내신 성적이 조금 낮더라도 학생부라든가, (여기서 많이 절었음) 그 학생의 활동이라든가 관심사 등이 해당 학과에 맞다면 내신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합격하는 등의 사례를 볼 때 정시가 더 능력주의의 성격을 띤다고 생각합니다."

이 대답을 듣고 비교과 몰아주기라든가 하는 이슈 때문에 정시가 수시보다 공정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셨습니다.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공정함이라는 측면에서는 정시가 더 공정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시의 경우는 학교마다 문제도 다를 것이고, 그 난이도 차이뿐만 아니라 검수에 있어서의 꼼꼼함의 차이라든가, 생기부를 더 잘 챙겨줄 수 있는 학교와 그렇지 않은 학교 등의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문제 3과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라든가 '개인적 차원에서' 같은 워딩을 쓰셨던 것 같습니다.(라고 면접 당일날 복기한 글에 적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교수님께서 처음부터 그런 말씀은 안 하셨다고 하더라도 말이 됩니다.)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위에 말씀드린 대로 능력주의 기반의 대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이런 경우에는 안타깝지만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학생이 대학에 수월하게 진학할 수 있도록 그런 시험에서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도록 문제풀이에 필요한 테크닉 등도 교육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능력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학구열이 있는 학생에게 더 관심을 쏟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노력할 것 같습니다."

대답을 듣고서, 교수님께서는 그럼 개인적 차원이 아니면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추가 질문을 하셨습니다.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저는 사회적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대입에 (여기서 절었음) 필요 이상의 중요성이 부여된 것 같습니다. 고등교육의 기회는 필요한 사람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높은 급여나 안정적인 직업을 원해서 좋은 대학교에 가고 싶어하는 학생도 있을 텐데, 이런 경우에는 대학이 아니고서도 그런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진로가 마련되고, 대학은 어떤 분야에서 연구를 하고자 하는 학생들을 위한 기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능력주의에 따라 좋은 점수를 받은 사람에게 고등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데 대해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데, 이에 대한 합의가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급발진한 느낌이 있어서인지, 답변을 마치고 교수님께서 바로 뭐라고 말씀하지는 않으셨고 5초 정도의 정적이 있었습니다.

(교수님) "한국 사회에서 대학입시가 중요하다 보니..."

(나) "아ㅎㅎ 저도 현실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은 합니다...ㅎ"

이후로 제시문이나 문제지와는 큰 관련 없는 추가 질문을 두 가지 하셨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럼 현행 수능수학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논리와 추론적 사고 등을 잘 평가한다고 생각하나요?"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현재 수능수학은 예전과 달리 덜 어려운 문제가 여러 문제가 출제되고 있는데... (절었음) 잠시 생각해 보고 답변드리겠습니다. (10초 정도)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에는 대부분의 쉬운 문제와 한두 문제 정도의 아주 어려운 문제가 출제되어, 그 한두 문제가 자신과 잘 맞는 문제라든가, 비슷한 문제를 본 적이 있다든가, 아니면 정말 실력이 있어서 풀어냈다든가 해야 고득점을 얻을 수 있었는데, (92~96 정도 점수대의 변별력이 부족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는데 지금 보니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음) 최근 들어서는 덜 어려운 문제가 많이 출제되면서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지금도 좁은 범위에서 지나치게 응용된 문제를 출제하기 때문에, 교과서의 정의나 정리, 공식 등을 잘 이해했는가보다는 반복되는 유형에 대한 풀잇법을 잘 익혔는지 등이 성적을 결정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을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신상 관련된 것이라서 혹시 규정상 문제가 될까 싶어 여쭤 보았고, 된다고 함) 저는 고등학교 때 문과였는데, 자연계열 수업을 들었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수학 수업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일단 이렇게 써 있긴 한데 실제로 뭐라고 말했는지는 이제는 기억이 전혀 안 나고... 실제로도 비약이 좀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을 듯. 아마 문과 출신이지만 대학 수학 수업에서 기본적인 개념에 충실한 공부를 하니 복잡한 응용 문제를 많이 접하지 않아도 좋은 성적을 받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음.. 얼마나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음) 그래서 수능에서 지나치게 복잡한 응용 문제를 출제하기보다는 범위를 넓혀서, 자연계열 학과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는 선이수의 효과가 있도록 하고, 정의와 정리를 잘 이해하고 증명해본 학생들이라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추가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럼 오지선다형과 논술 중에서는 어느 것이 낫다고 생각하시나요?"

"수능 수학(처음에는 수학에 한해 수능과 논술의 비교라고 이해했다가, 꼭 수학 얘기만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하여 되물음)..., 아니 수능 수학 말씀이신가요, 아니면 수능 다른 과목까지 말씀하시는 건가요?"

"전반적으로요."

"아 저는... 논술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채점에 드는 인력이라든가..." (공정성 문제도 말하려고 했는데 끊겼음)

"그럼 채점에 대한 문제를 제외하면 논술이 낫다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네, 논술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오지선다의 경우에는 선지 중에서 이건 아닌 것 같다 이것도 아닌 것 같다... (절었음)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거 이거 이거는 아닐 것 같으니 나머지 중에서 고른다든가, 예를 들어 수학이라면 3의 배수니까 이건 답이 아니겠구나, 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반면 논술의 경우에는..."

대충 이쯤에서 교수님께서 시간이 많이 지난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원래 면접 제한 시간은 10분이고 9분 경과 시점에서 문 밖의 진행요원이 문을 두드려 시간을 알려 주는데, 교수님도 저도 못 들은 것 같습니다. 교수님께서는 그 정도면 됐고, 주어진 질문에 대해서는 대답을 다 했으니 추가 질문에 답변을 마무리하지 못한 것은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아, 그럼..."

하면서 몇 초 정도 눈치를 보다가, 아예 교수님께서 나가도 된다고 말씀하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나왔습니다.


3. 여담

  저는 사범대 기준으로는 점수가 좀 남았고, 실제로도 합격했기 때문에 서울대 사대 정시 면접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체감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면접 대비를 위해 자료를 수집하며 분위기를 파악한 뒤, 면접의 영향력은 거의 없는 것 같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면접이 합불을 뒤집은 사례는 수 년 전에 한 번 있었다는 소문이 들릴 뿐이고, 복기된 기출문제를 보나 제가 직접 응시한 면접고사의 질문을 보나 열심히 대비하지 않으면 답변하기 어려운 수준의 문제는 없는 것 같습니다. 혹시 면접 때문에 떨어질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과하게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준비하지 마시라는 것 또한 아닙니다. 어차피 시간 남는 분들 많으실 텐데, 복기된 기출문제를 보면서 자신만의 답안을 작성하고 말로 표현해 보는 정도의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끝나고 언덕을 내려오는 길목에서, 종교 동아리로 추정되는(실제로 종교 동아리라고 밝혔을 수도 있는데, 정확히 기억나지 않음) 사람 둘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한 분은 영교과 교수님, 한 분은 지교과 대학원생이라고 하셨습니다. 제가 거절을 잘 못 하기도 하고, 이런 것에 큰 거부감은 없는지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내려왔습니다. 얼떨결에 지교과 대학원생 분과 번호 교환까지 하게 되고, 합격 발표일에는 결과를 확인해 보았느냐는 카톡까지 받았습니다. 서울대에 등록하게 되더라도 굳이 연락하지 않을 것 같아서 카톡은 한동안 확인하지 않았는데, 이런 거 싫어하시는 분들은 애초부터 거절의 의사를 내비치는 게 좋겠습니다.

  현장에서 제시문을 읽으면서 당시 화제가 되었던 능력주의meritocracy에 대한 논의가 떠올랐는데, 지금 정리하면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관련해서 검색을 해 보니 1930~40년대에 하버드 총장 제임스 코넌트와 SAT에 관한 이야기가 실려 있나 보네요. 


4. 관련 정보


서울사대 정시면접 후기 링크

https://orbi.kr/00007458945 : 16 국교

https://orbi.kr/00015484684 : 18

https://orbi.kr/00020681129 : 19 윤교

https://orbi.kr/00027343560 : 20 국교

https://cafe.naver.com/suhui/25004069 : 21 수교

https://orbi.kr/00043042094 : 22

https://orbi.kr/00043770200 : 22


기타 링크

https://orbi.kr/000010571791 : 17 수시면접 후기

https://orbi.kr/00015360822 : 사범대 재학생의 면접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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