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수능 생활과 윤리 핵심 선지 해설 및 총평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59536215
* 어려운 선지, 또는 잘못된 방식으로 판단하기 쉬운 선지를 모아 보았습니다.
4번 ㄷ. 아리스토텔레스: 아동이 행복은 곧 옳고 그름에 관한 앎임을 알도록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세요.
윤사에서 나와야 할 것 같은 선지가 생윤에서 나왔습니다. 윤사에서 소크라테스의 지덕복 합일설 및 지행합일설에 비교해서 쓰이던 소재인데요, 생윤에서도 물론 추론될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지적 덕과 도덕적 덕을 구분하며, 행복을 위해서는 두 가지 덕이 모두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도덕적 덕은 일반적인 지적 덕과 달리 교육만으로 형성될 수 없고 중용의 습관화를 통해 형성됩니다. 즉, 행복을 위해서는 옳고 그름을 아는 것 이상의 실천이 요구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4번 ㄷ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할 조언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4번 ㄹ. 아리스토텔레스: 아동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려움의 감정을 갖지 않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도록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세요.
이것도 윤사에 어울리는 선지입니다. 지문에서도 보이듯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을 ‘지나침에 따른 악덕과 모자람에 따른 악덕 사이’에 있는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기개의 문제에서 만용이라는 지나침과 비겁이라는 모자람 두 악덕 사이에 있는 용기라는 중용이 덕입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두려움의 감정을 갖지 않는’ 것은 만용이라는 지나침에 해당합니다. 용기란 두려워해야 할 상황에 두려워하고 두려워하지 말 상황에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따라서 4번 ㄹ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제시할 조언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9번 ㄱ. 갑(롤스): 최소 수혜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한 소득은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한다.
“롤스가 불평등의 정당화 조건을 말한 건 기억하는데, 평등하게 분배할 조건……? 배웠던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불평등의 정당화 조건을 뒤집으면 평등해야 할 조건이 나올 것입니다. 차등의 원칙의 다양한 표현 방식 중에서 “불평등이 정당화되려면 그 불평등이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가 있다는 것은 주지하는 사실입니다. 이제 이것의 대우를 취해 봅시다. “이익이 되지 못하는 대상이 있는 불평등은 정당화될 수 없다.” ‘최소 수혜자에게 이익이 되지 않는’ 불평등은 그러므로 정당화될 수 없으며, 그런 한에서 소득은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9번 ㄱ은 롤스의 입장으로 적절합니다.
10번 ㄱ. A: 인간은 생명체를 해치지 않을 절대적 의무를 실천해야 한다.
(단, A는 테일러, 칸트, 싱어 중 테일러만의 입장이다.)
‘절대적’이라는 말에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수능에서는 롤스의 분배 정의 문항에서 ‘절대적’이라는 표현이 선지에 등장했죠. 같은 방식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절대적 의무’라고 하면 ‘유보될 수 없는,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의무’입니다. ‘절대적’이라는 말은 그만큼 무겁습니다. 그런데 테일러의 입장에서, 생명체를 해치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절대적 대죄인가요? 당연히 아닙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풀을 뜯어 먹는 것 같은 일은 용납됩니다. 생명체를 해치지 않을 의무는 ‘절대적 의무’까지는 아닌 것입니다. 따라서 10번 ㄱ은 테일러의 입장으로 적절하지 않으므로, A에 해당할 진술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12. ㄹ. 갑(로크)과 을(홉스): 시민은 주권자로서 동등한 자유와 권리를 지닌다.
윤사 시험에서 등장한 지 얼마 안 된 홉스의 주권 개념을 재빠르게 생윤이 넘겨받았네요. 홉스에게서 시민과 주권자는 분리됩니다. 주권자는 시민으로부터 권력을 넘겨받아 시민을 통치하는 존재이며, 시민과 주권자의 범주는 섞이지 않습니다. 홉스가 이해하는 주권(sovereignty)은 인민이 사회 계약을 맺을 때 한 개인 또는 합의체에 부여할 것으로 새롭게 형성하는 권력입니다. 피치자인 시민은 시민인 한에서 주권자일 수 없습니다. 따라서 12번 ㄹ은 홉스의 입장으로 적절하지 않습니다.
14번 ㄷ. B: 심각한 부정의가 존재하는 민주 체제에서는 시민 불복종이 가능한가?
(단, B는 롤스가 ‘예’라고 대답할 질문이다.)
문장을 잘 읽어야 합니다. ‘심각한 부정의’가 체제 자체의 불의함을 나타내고 있지 않고, 체제 ‘안’의 부정의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민주 체제’는 롤스가 시민 불복종 성립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심각하게 불의한 정치 체제’가 아닙니다. 거의 정의로운 체제 안에서 발생하는, 좌시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한 부정의를 교정하려는 것이 롤스가 말한 시민 불복종입니다. 따라서 14번 ㄷ은 롤스가 ‘예’라고 대답할 질문이므로, B에 들어갈 질문으로 적절합니다.
총평: 문장을 꼼꼼히 읽는 것을 요구하고, 꼼꼼히 읽기만 하면 기초 개념으로 풀리는 선지가 많다. 윤리 사상이나 사회 계약론 부분에서 윤사의 최근 고난도 선지들도 재빨리 흡수하기 시작했다. 소거법으로 치워지지 않는 고난도 선지도 많다. 생윤의 일반적 난이도에 비해 아주 어려운 편.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폰번호 바꿔야 하는데 12월말에 해외 가기로 해서 그전에 바꾸고 싶은데 여러모로...
-
올 수능 2문제 틀렸는데 필요하시면 아무거나 다 답변 해드릴게용••• 언매예용...
-
ㅇㅈ 6
-
이거 왜 그런지 아는 천재
-
고3 1학기 내신 역전할수있나요??
-
벌써 12월이야? 10
시간 너무 빠른데;;
-
성적만 놓고 보면 극복했다라고 말할수밖에없는 저도 솔직히 잘모르겠어요 망했던...
-
근데저는죽어도 천국에는못갈거같아요 너무죄많은인간인가봐요
-
일단나부터
-
처음알았네 ; 이마트24가 안 되는 건가
-
언매 93(선택틀만) 미적 89(88 전부 2) 영어 4.8% 지구 44 현실과의...
-
그랬는데 찐초면 괜찮은건가? 변표 없는 대학임
-
대형 입시업체보다 개인이 가채점 정답률과 평균점수만으로 추정을 한다? 이거부터 좀...
-
제발 비문학 핵불으로 나오게 해주세요.
-
당일치기 가보고싶음
-
왜 나는 어제 같이 생생하지,,,
-
김기현 파데 킥오프 완강햇고 아이디어+뉴분감을 할까요 알텍+뉴분감을 할까요?
-
난 ㄹㅇ 한국여자가 개좋던데
-
커하 98 95 1 99 96 커로 84 91 3 77 66 백분위임뇨
-
찾아볼수록 기분이가 안 좋음뇨
-
고2고 내신 3.6인데 정시할까요…? 일단 학종으로 갈생각이고 과학중점고등학교입니다...
-
취햇노 4
악
-
곰곰이 생각해보니 연상 안좋아하게된 기점이 내가 늙은이에 더 가까워진것같다
-
내 인생 끝나다 0
처녀귀신되다.
-
저도질문받아요 21
선넘질받도괜찮아요
-
선넘질은 안받고 학습이나 대학생활 정도만
-
서울대 될까요...?? 22
내신이 광역단위 자사고 5.7정도 돼서 cc가 뜨진 않을지 걱정되는데.. Cc가...
-
..실제로 봤는데 대치동에서 오르비하는 애들 중에 실제로 모 네임드 은테들도 몇명...
-
난 아직 젊은데 왜 저런 늙은이랑 사겨야지?
-
제대로 된 ㅇㅈ 한 번은 꼭 봐야게씀
-
질문받아봄 10
이런거 해보고싶었는데 제발해주실분 ㅜ-ㅜ?
-
2024 로스큘만 봐도 고려대가 젤 많음 근데 이건 그냥 어쩌다 그런거고 대충 한...
-
탈르비 안 해요. 한 열댓 명 되는데 한 명 밖에 못 지움..
-
언젠가는될꺼야
-
물리인강 추천해주세요 아님 사문으로 갈아탈까 하는데 어떤가요 1
저는 장풍t처럼 지루하지 않는 재밌는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물리선생님을...
-
생명과학1 커리 0
현재 생1백호 커리 타고있습니다 올해까지 섬개완 (개념학습)끝내고 2월부터...
-
뭐부터 볼까요 보더록은 만화원작으로 좀 보고 노래 몇번 들어봄
-
메가스터디에서 제공해주는 학습 전용 아이패드 괜찮나요? 0
이거 원래 아이패드 에어 6세대랑 가격이 비슷한데 뭐 성능이 안 좋다거나 그런건...
-
덕코주고가 8
RE : ZERO 부터시작하게 수금을.. , .... (아까는 딱 4명이길래 함 비워봄)
-
탈릅위험자 3
https://orbi.kr/profile/951138#profile-nav-menu...
-
사수 에바임? 조언좀 23
현역 - 노답 갈수있는대학없었음(올 6) 재수 - 자대유간호, 삼여대 삼반수 -...
-
그 이후는 몰루
-
갠톡으로 오고싶으면 오십쇼 간만에 다시 풀어두네
-
탈릅할 거라면 1
덕코는 우선 저에게로 주시면 됩니다
-
현역이고 윈터 기숙 대기 걸어놧는데 앞쪽이라 거의 될 것 같음 잇올이지만 첫빠따라...
-
띠이용,,
-
장난이 심했나.. 14
죄송합니다..
결국 이제는 생윤 4번 문항으로 쌍윤의 시너지가 좀 더 명확해지는 효과가 생긴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보조사를 이용한 극단적인 선지보다는 좀 더 세부적인 어휘로 선지를 꼬아내는 것 같네요.
컷 몇으로 생각하세요?
44~45 예상합니다. 아마 44가 유력할 듯싶네요.
아선생님감사합니다씨발감사합니다감사합미다감사합니다복받으세요복많이받으세요........
선생님 윤사컷은 몇으로 보시나요
지금까지 봤을 때 윤사도 44~45일 것 같습니다. 44가 유력하네요.
윤사 41은 3인가요..? 생윤44 윤사41인데 생윤1 윤사2 가능세계 있나요 ㅠ
네 가능 세계의 개연성이 충분합니다
선생님 2등급컷은 어느정도 될까요... ㅠㅜ 제가 딱 39점이에요,,,
40~41점 정도 될 것 같습니다. 39점은 2등급 좀 위험하네요... ㅠㅠ
윤사 41 생윤 44인데 표점 합해서 132가능할까요 ㅠ 등급보다 표점이 중요하네요 ㅠㅠ
표점은 예측하기 어려운데... 합 132는 좀 빡셀 것 같네요 ㅠㅠ
그렇군요 ㅠㅠ 130도 안될까요 ㅠ
윤사가 2등급 점수에 생윤이 딱 컷에 걸친 1등급이어서 각기 평균 65 가까이 커버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