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우유유우 [559452] · MS 2015 (수정됨) · 쪽지

2022-11-01 02: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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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재수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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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능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재수 계획이나 방법에 대해 묻는 글들이 종종 보이네요.


저도 재수해서 정시로 대학에 왔습니다.

고3 때는 마냥 학종으로 어떻게 잘 가겠지 하는 생각이었어서 수능은 공부를 하는둥 마는둥 했었어요. 여름부터는 하루종일 자기소개서만 붙잡고 있었고, 수시 원서 접수하고 나서는 9월부터 시작해서 뭐 성적 오르겠냐 하며 매일 그냥 놀았습니다.

그렇게 현역 수능을 13434였나 받았어요. 수시도 다 떨어지고, 정시는 원서도 안쓰고, 그렇다고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고 2월까지는 줄창 놀았습니다.

그렇게 2월도 거의 다 끝나갈 때 쯤에나 재수학원에 들어갔는데, 거기 앉아있는 제 처지가 참 비참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첫 날부터 죽어라 열심히 공부했어요. 순공을 14시간 정도, 오가는 버스에서도, 밥 먹을 때에도 공부 생각만 하고. 그렇게 딱 30일 공부하고 제 재수 첫 시험인 3월 모의고사를 봤었는데 올1이 나오더라구요. 물론 빈 틈도 많았고, 안정적인 실력은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저는 그 이후로 1년간 학원에서 치룬 모든 모의고사에서 단 한 번도 1등급을 놓치지 않았고, 수능도 그냥 원래 하던 대로 잘 치루고 대학에 왔습니다.


제가 재수하는 1년 내내 가장 후회했던 건, 단 한 달이면 올릴 수 있었던 성적이었는데 왜 늦었다고 생각해서 1년이나 더 고생했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뭐 물론 3월 모의고사가 더 쉽고 범위도 좁고,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성적 올리는 게 쉬운 일도 아니긴 합니다.

근데 여러분에게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은, 3주는 그렇게 짧은 시간이 아니예요. 재수 고민하고, 재수 계획 세우고 할 시간은 수능 끝나고도 차고 넘칩니다. 여러분이 지금 해야할 일은 남은 3주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어떻게 열심히 공부할지 고민하는 일입니다.

 재수는.... 생각보다 체력적으로, 심적으로 너무 힘든 일이예요. 가족들 보기에도 면목 없고, 어디 소속된 집단도 없이, 확정된 것도 없이 계속 마음은 불안하고..


지금 과연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 스스로 생각해보세요. 3주는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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