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너엘레나 [404231] · MS 2012 · 쪽지

2015-01-17 12:20:40
조회수 3,582

[래너엘레나] 좋아하는 애가 생겨서 공부가 안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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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렇습니다. 래너엘레나입니다.

(왜냐고 묻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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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래너엘레나의 방학 기간 동안 매일 칼럼 한개씩 쓰기!> 프로젝트의

(역시 PROJECT J 처럼 짧은게 좋은데)

두번째 칼럼에서는 여러분이 자주 묻던... 바로 그 



" 좋아하는 애가 생겨서 공부가 안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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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대해 제 경험담과 더불어 조언을 드릴까 합니다.

방금 전에도 이 고민으로 어떤 학생이 쪽지를 보내왔었네요. 허허허

(답장 잘 받으셨겠죠?)



제 재수 수기인 <공부를 왜 하세요?>를 

많이들 읽어보셔서 그런지 몰라도

아마 저는 그런 경험 없을 거라고 생각들 많이 하시는데..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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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남고 나와서 3년동안 시골에서 

남자애들이랑만 투닥투닥하다가, 



재수하러 기숙학원에 오니까!!

물론 체육복을 입었지만(?) 불타는 청춘의 시기에



같은 반에 여자애가 있더군요. 

무려 여자애가!!

머리가 긴 사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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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같아선 확 이렇게 들이대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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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쑥맥이라 말도 제대로 못검)




그래도 저는 연세대 의대 가야되니까.. 

그냥 의대도 아니고 연세대..


제가 원하는 목표고, 

또 이뤄내고 싶은 목표니까..


도닦는 스님마냥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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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학원에서 남녀 대화 자체가 

금지되어 있는 환경이었기도 했고,

전 무엇보다 제 스스로 세운 목표가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있었거든요.


연애하는 애들도 있었는데 

전 정말 한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뚜둥!)




9월 평가원 즈음

갑자기 저희반에 계속 있던 어떤 여자애가

제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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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인사만 하던 사이였는데

끝까지 남아 공부하고 우연히 둘이 같이 남게되면서

뭔가 오묘한 감정이 들더라구요.

그때 용기내서 말을 걸었고,


별내용은 없었지만 

이런저런 대화도 많이 했었어요.



그 뒤로 이야기도 몰래몰래 나누고

쪽지도 주고 받고

매점가면 꼭 그 여자애 음료수 사다가 


몰래 지나가면서 쓱 주고 그랬습니다.

쪽지도 같이요.



'열심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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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2주? 정도 보냈는데

그래도 공부는 놓지 않았습니다.

하루 쉬는시간 10분? 20분? 그렇게만 쓰고

나머진 칼럼대로 공부했어요. 정말이에요!



하지만 어느날 CCTV로 저희 반을 지켜보시던

담임 선생님께서 제 모습을 보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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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날 불려가서 상담을 했어요.

담임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 너가 정말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집중해라 "




저한테 중요한 건 제 목표, 

연세대 의대였습니다.

그때 딱 정신 차리게 되더라구요.


그 뒤로 제가 먼저 쪽지를 안하고 공부에 집중하려 하니

그 여자애도 가끔씩 쪽지로 응원해주더라구요.

그때마다 힘이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미안했습니다.


스스로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 단지 청춘의 시기 때문에 아무 사람이나 좋아하게 된 것이 아니라면 

겨울이되서도 넌 내 마음에 들어와있을거야. ' 라고.



그렇게 그 이후로는 흔들리지 않고 

수기대로 성공적으로 수능을 마쳤어요.


마지막에 기숙학원을 나서기 전에, 

그 여자애 연락처는 받았는데,


그때 제가 여자에 대해 쑥맥이라 그런지, 

그 뒤로 정신없이 놀면서 한 두달 못봐서 그런지

결국 대학 입학하고 나서도 연락을 안하게 되더라구요.



우리가 같이 보낸 1년이 아니,

우리가 같이 보냈던 2주일이


인연으로 남기에는 너무 짧았던 걸까요.

단지 제가 용기가 없었던 걸까요.



사랑이야 딱히 뭐라 말로 정의할 수 없는 거지만,

결국 지금은 가슴속에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대학와서 맞은 첫 방학에

집에 내려가 짐정리하는데,


재수때 썼던 플래너가 있어 펼쳐보니

그 애가 썼던 포스트잇 쪽지가 붙어있더라구요.


보고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 지금이라도 연락해볼까. '

' 에이 많이 늦었는데 뭘.'



사실 3년이나 지난 지금 생각해보면 

아주 살짝 후회도 되긴 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려고 해요.



이 칼럼을 빌어 전하고 싶네요.


내게 추억을 남겨줘서

정말 고맙다고.


그리고 


미안하다고.






2015. 1. 17


래너엘레나






눈온밤, 달이 보이지 않는건

눈은 부서진 달의 가루이기 때문이다

오늘 이토록 밤눈이 많이 오는건,

당신이 그리워 폭발한 달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ㅡ 도희서, <폭설>






P.S 칼럼 쓰느라 수고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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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칼럼 연재가 빨라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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