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세대의 한의학불신 & 과학화 가능여부에 대해 간략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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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이 노인질환에 강세인건 노인들이 한방을 믿어서가 아닙니다.
한방 자체가 노인들의 상태에 더 알맞기 때문에 오는거죠.
실제로 의봉가보시면 완전 인터넷에서도 보기힘든 극렬 한까 노인분들도 오십니다.
오만상 찌푸리시면서 이딴걸로 나을거같아! 하면서도 꼬박꼬박 오시더라구요.
나이드셔서 몸 약해지시고, 주변에서 비슷하게 아프던 친구분들이 한의원에서 당장이라도 효과를 보면
욕을하며 올지언정 결국 오시더라구요. 달리 대안도 없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주변을 살펴봐도 그렇습니다.
이게 인터넷이 널리 보급되면서 한까들이 결집한 것이지,
한까라는게 최근에 발생한게 아닙니다.
인터넷이 처음 보급되던 9말0초시절에 한의대입결이 워낙 높았고
한의사의 수입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그 시기에만 한까가 잠잠했던걸로 보는게 맞습니다.
저 어릴때, 명절날 어머니가 한약을 지어왔다가 집안에 다툼이 있었던 적이 있어요. (89~91년 사이일겁니다)
한약 이런게 뭐가 소용있냐 차라리 영양제를 먹여라 라고 말하던 친척분들 분명히 계셨습니다.
그분들 이제 연세가 60이 넘으셨네요. 나이드시면서 결국 가끔씩이라도 한의원 다니고 계시구요.
처음에 침에 대해 단순한 호기심 혹은 불신으로 접근하던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도 인식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독일의 국민건강보험(사보험 아닙니다)에 침술치료가 들어간지 이미 몇년이 지났습니다.
얼마전엔 러시아에서 대전대한의대 출신 한의사에게 러시아의대 졸업자와 동등한 지위를 부여했습니다.
그 나라들이 처음보는 동양의학에 대해 처음부터 신뢰의 눈으로 접근했을까요?
아니죠. 다들 처음엔 불신의 눈으로 바라보며 시작했던 나라들입니다.
신뢰문제는 결국 근본적으로 효과가 있으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근본적인건 '인터넷세대가 한의학을 믿는가'가 아니라,'한의학이 효과가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댓군님이 표로도 제시해주셨지만, 생각한것처럼 젊은 세대에게 극도의 불신을 받는 것도 아니구요.
그리고 인터넷세대가 가장 걱정하는게 한의학의 과학화가 가능한것이냐. 허무맹랑한거 아니냐.
이거거든요. 한의학이 국내에서 정규의학으로 대접받는 이유는, 경험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었다고
국가와 국민이 인정해주었기 때문입니다. (인정안하는 국민이 소수 있다고 바뀔 일은 아니에요.)
그런데 경험을 거부하는 분들의 경우 결국 그분들이 납득 가능한 연구결과가 나와야 인식이 바뀌겠죠.
근데 생각보다는 빠르게 연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제가 07년에 입학해서 질병휴학, 군휴학 등으로 휴학을 3년이나 해서 아직 본4입니다만, 학한지 8년이나 지난 상태입니다.
제가 처음 입학하던 시절엔 연구인프라들을 찾아보면서 '와.. 연구가 진행은 될까?' 이렇게 생각도 했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매우 빠르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의계가 현대의료기기논란 등에 발목잡혀있는 사이 중국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을 중심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는건 매우 아쉽습니다만)
혹자는 한의학에 과학적 추적이 가능한가? 라고까지 말합니다만, 당연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사람들은 현미경도, 의료기기도 없었습니다. 기록들을 보면 사람의 속까지 관찰해보려고 시도했던 기록들도 많지만, 과학기술이 부족했던 옛날 시대에 불가능했죠.
때문에 그분들은 한의학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어떤 과학적 기전이 발생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때문에 치료의 결과들에 집중하여, 그것을 나름대로 설명하는 가설을 세우고 설명했던거죠.
조선시대 환자들의 몸에도 현대과학적 기전은 당연히 발생했습니다. 그러니 치료 후 변화가 생기는거고요.
(의사대표 유용상님처럼 한방치료 후 변화가 생긴다는 것까지 부정하는 분들껜 더이상 대화의 여지가 없습니다.)
산에 불이 났는데 화재의 원인을 모른다면, '불이 났으니까 분명히 이유는 있어. 찾아보자' 이렇게 생각해야지,
'불이 났지만 밝혀진 원인이 없으므로 사실 저 불은 가짜일거야'라고 생각하는건 넌센스입니다.
이제 우리는 원인을 알아낼 수 있는 과학기술이 있습니다. 알아가고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시간문제라고 생각해요.
(최근 한의학에 대한 SCI급 논문들을 보고 싶으시다면 a고고씽a님께서 구축하신 임스라이브러리 라는 사이트로 가보시면 됩니다. 그곳에 최근의 논문들이 모여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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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네요..
오늘 좋은 글이 많이 올라오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상한 글이네요.. 그럼 한의학은 과학적인 검증 없이 그저 경험에 의존하여 "이럴 떄는 이렇게 하면 되더라 왜 그렇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 방법대로 치료하고 보자~" 한다는건가요?
중세 시대도 아니고 지금만큼 과학이 찬란히 발달한 시대에 인간을 치료한다는 의학이 그렇게 허술해도 되는건가요? 귀납적 관측에의해 가설을 세웠으면, 그 가설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후에 적용하는게 상식이라고 보는데요
가설을 세워놓고 증명도 하지 않은 상태로 환자를 진료하면서 나중에 과학적으로 증명되겠으려니~ 하는건 환자를 마루타로 쓰는 것이라고 밖엔 생각되지 않네요
님 귀납적 방법에는 가설이란 게 없어요. 연역법이 가설을 세우는 거고요. 과학의 가장 기초가 되는 것도 잘 모르시는듯
증명하려는 시도들은 꾸준히 하고 있어요. 단지 서양의학에 비해 과학적 방법론의 도입이 늦다보니 이제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거고요. 하지만 당장 효과를 보는 것과 그 원리를 과학적으로 규명해야 하는 것은 별개의 것 아닐까요?
데이터 많이 쌓였고 평가가 시작되는 단계죠.
전제가 참임으로서 나오는 결론이 참이되는 실증적 방법이 연역법입니다. 전제가 참이라도 결론이 100% 참이라고 할수 없는 경험적 방법론을 귀납법이라고 하지요. 경험적 데이터에 의한 한의학은 귀납적으로 결론을 내리고 그에따라 처방을 한다고 할 수 있지요
귀납적 관측의 결과로 어떠한 사실이 성립하지 않을까 하는 가설을 세워서 그것을 연역적으로 탐구한다는 말입니다. 쓸데없는 말꼬리를 잡으시네요
한의학은 한반도 긴 역사동안 어떻게 보면 수천년간 사람을 대상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임상실험 끝에 구축된 의학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지금과 같은 과학 기술, 의료기기가 없었으니 그게 최선이었겠죠.
사람을 대상으로 수천년간의 임상 과정을 거친 한의학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유한 의학인거죠.
하지만, 라몬님이 말하신것처럼 지금처럼 과학이 찬란히 발달한 시대에는 과학적이지 못하다하면 좀 거부감이 들 수 있겠죠.
그래서 지금 한의계에서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를 위한 연구를 하고 있고, 노력이 기해지고 있습니다.
한의는 조선 왕들한테도 치료했는데
왕정에서 절대 확실한 임상 실험없이 왕한테 치료하는 상황은 없었을듯ㅋㅋ
나도 귀납이랑 연역 차이는 아는데..
독일의 국민건강보험에 침술이 들어갔다는 출처가 궁금하네요.
제가 찾은 자료에서는 다르게 언급되어 있어서 말입니다.
https://www.justlanded.com/english/Germany/Germany-Guide/Health/Health-insurance
Private health insurances: Private health insurance schemes provide more extensive cover, including the option of private/semi-private hospitals, alternative therapies such as acupuncture and herbal treatments, glasses and contact lenses and other treatment that may not be available under the state scheme. In recent years, some statutory insurance companies have also extended their coverage of alternative treatments, but it’s still not as wide as the coverage of private insurances.
http://www.fu-berlin.de/en/sites/promovieren/drs/welcome/coming-to-berlin/arriving-in-berlin/insurance_issues/index.html
Private health insurance providers
Usually, private health insurance offers a wider range of benefits than the statutory (public) health insurance. Depending on the rate chosen, they may offer the option such as private hospitals, alternative therapies like acupuncture and herbal treatments, eye glasses and contact lenses.
독일에서 침 시술에 대한 보험 급여의 정당성을 판정하기 위해, 2000년부터 침 치료의 안전성·효능·효과·비용효과를 검증하는 침 프로젝트(Modellvorhaben Akupunktur)를 수행하여 모든 면에서 양호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보고하는 논문이 경락경혈학회지에 게재되어 소개합니다.
[논문 내용] 총 4 종류의 임상 연구가 진행되었고 모든 침 시술은 140시간 이상의 교육을 받은 의사에 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1. Acupuncture Safety and Health economics studies(ASH)는 26만159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침 치료의 안전성 및 비용효과를 평가한 코호트 연구입니다.
2. Acupuncture Randomised Trial(ART)은 침의 효능을 알기 위한 연구이며 두통, 편두통, 슬관절염, 만성요통 등 4개의 질환을 대상으로 RCT 연구가 수행되었고, 피험자는 1164명입니다. 모든 연구에서 침 치료군은 무처치 대기자 군보다 높은 효능을 나타냈으며, 슬관절염 침 치료군은 다른 질환과 달리 가짜 침 치료군과도 유의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3. Acupuncture in Routine Care studies(ARC)는 침 치료의 효과 및 경제성 평가를 목표로 한, 6개의 실용적 RCT 연구와 코호트 연구입니다. 피험자는 5만366명이며, 일반적 치료에 대한 추가적 침 치료의 효과는 유의하게 우수하였습니다.
4. German Acupuncture trial(GERAC)은 ART와 같은 4개의 질환을 대상으로 수행된 RCT 연구입니다. 피험자는 3538명이며 서양의학 의료지침에 따른 표준치료군을 대조군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침 치료는 β-blockers, Flunarizine, Valproic acid 등의 편두통 치료제와 동등한 치료 효과를 나타냈으며, 만성요통과 슬관절염에서는 서양의학의 표준치료보다 더 우월한 것으로 최종 보고되었습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2006년 독일 보건 당국은 만성 요통과 슬관절염 통증에 대한 침 시술을 사회건강보험기금 보상 항목에 포함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http://www.ncbi.nlm.nih.gov/m/pubmed/19369191/
이 논문인가 보네요.
더 찾아보니 만성요통 슬관절염은 인정되고 두통은 보험 적용이 안된다고 나오네요.
아마 일반적인 침술은 비급여고 특정 질환에 한해 급여 인정해주는 듯 하군요.
참고로 위 연구에서는 sham acupuncture도 효과 상 차이가 없다고 되어 있습니다. 사실 이게 침술 연구하는데 (placebo 설정을 위해) 걸림돌이라고 봅니다.
침이라는거 자체가 블라인드테스트가 쉽지않긴하죠. 오랜 숙제였습니다.
뾰족한 걸로 찌르면 그 자체로 이미 침인것이고,
안찌르면 느낌이 없어서 피험자가 알아버리니까요.
그래도 최근에는 박샴니들이나 몇가지 괜찮은 가짜침이 나오면서 좀 나아지긴 했습니다.
한의학 역시 과학적 기전이 밝혀지면 결국 의학에 통합되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체액설 같은것이 그랬듯이 말입니다
한의학도 원래 의학입니다 ㅎㅎ 서로가 부족한 점은 보완해야겠지요.
4체액설도 원래 의학이었습니다만 지금은 죽고없지요.
물론 전통 유지 차원에서 한의학의 명맥은 이어져야한다고 봅니다.
그럼 통합이 된다고 보실때 기존의 한의사분들과 한의대생 분들 신분은 어떻게 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많이 복잡한 상황이 될 거 같네요
사회적 맥락을 제외하고 단순히 과학사적으로 볼 때에 이렇게 되어왔기 때문에 결국 의학에 통합되리라고 추측했습니다.
저는 공돌이지, 의사나 한의사가 아니므로 이분들이 미래에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치대와 같은 신분이 되지 않을까요?
양의학도 완전히 과학적 기전을 밝혀내지 못해서.. EBM 방식으로 임상연구하는데요 ? 복합분자약물이 그렇죠.
또, 통합되기전에 의료법적으로 문제되는게 많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보완대체의학은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EBM방식으로 임상연구하는것이 가장 합리적인 절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중인 연구도 이쪽 방향인것 같구요.
이제 대학 들어가는 초짜의 질문입니다만, 한의대를 없애고, 전문의과정에 동양의학을 넣는건 어떨까요? 일본은 그렇게 하는걸로 알고있습니다.
그렇게 하기엔 2가지 행정적인 문제가 발생합니다.
1. 현행법상 전문의과정의 내용은 일반의도 쓸 수 있다.
-> 보험인정이 안되거나 덜 될뿐, 의대졸업한 GP나 타과 전문의도 동양의학전문의과정의 한방술기를 사용 가능하게 되는겁니다.
그렇다고 동양의학전문의만 특별히 법을 따로 정해서 '한방술기는 동양의학전문의만 딸 수 있음' 이라고 해놓으면, 그건 이름만 바꿨을뿐 현행 체제와 하나도 다를게 없습니다.
2. 기존 한의사들이 애매해집니다.
한의사들을 전부 동양의학전문의로 만든다?
그러면 기존 한의사 전문의들은 어떻게 되나요?
반대로 기존 한의사전문의만 동양의학전문의로 만든다?
그러면 기존 일반한의사들은 진료권 자체가 박탈당합니다.
그렇군요 그럼 제가 말한게 현실성이 있으려면 우선 기존의 의학과 한의학이 어느정도는 통합이 되어야한다는 거겠죠? 그러려면 일단 한의학이 현대적인 검증을 거쳐야 하고... 그건 또 현대의료기기가 사용 가능해져야 빠르게 이루어질수있는 부분일거같은데...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하네요
고생하십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