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깡 [330158] · 쪽지

2014-07-24 16: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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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언의 일시에 하늘을 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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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나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밖으로 힘겹게 걸어나왔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독수리가 맴도는 상공을 바라보니, 기쁨과 안도보다는 슬픔과 후회뿐이다. 그럼에도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안락의 기분을 느꼈다.


덩그렁―. 맨바닥에 눕는다. 목이 서늘하다. 위가 아닌 바닥을 보고 누워야 한단다. 독수리, 저 운 좋은 포식자와 눈웃음만이라도 주고받고 싶었건만, 서늘한 목의 쇠붙이는 이마저도 허락하지 않는구나.


뎅―. 하고 종이 울린다. 교회의 종이 아니니 소리는 한번. 권력과 재력에 찌든 교회는 이 순간까지 내게서 등을 돌리는구나.


쉬이이익―. 하고 올라간다. 이별의 칼날이, 마지막의 칼날이, 종언의 마침표를 찍는 처 칼날은 하늘이 무섭지도 않은가.


아래를 보았다. 여전히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내 눈 아래다. 나는 엎드려 누웠는데. 그들을 위해 싸웠지만, 그들이 나의 아래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울부짖는다. 울분의 울부짖음, 잔혹을 즐기는 목소리, 긴장감의 비명, 나의 이름이 간간히 섞인 욕설, 그리고 유독 크게 들리는, 친근한 입에서 나오는 나의 이름과 그의 손에서 나오는 붉은 눈물이 시선을 끌고 있다.


눈을 감는다. 줄을 끊기 위해 칼을 뽑는 소리가 들려온다.


마지막, 기요틴이 준비가 끝났나 보구나.

마지막, 정적과 고요와 공기의 유언장이 내 앞에, 마지막, 종언의 일시에서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귀를 닫았다.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위에서 싸늘하게 내려오는 바람을 느꼈다. 목에 힘을 주었다.

 

 

 

 

 

 


 

# 2

 

할 말은 없습니다. 아니, 할 수가 없어요.

그렇지만 나는―

 

“와아아―!, 내려온다―!”

그거 알아요?

나는 아픕니다.

아픔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아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끝내지 못하고 이렇게 가야 한다는 것이 너무 아파요.

 

그러니까, 나의 사람들이여, 부디 아프지 말아요.

 

사실 무언가를 말 하고 싶었지만 일시에 할 수 있는 말은 없었습니다. 한 마디에 담을 시간이 없었거든요. 내가 원하는 이 모든 내용을, 모든 감정을 알아줄 사람이 저 속에 있기를 기도할 뿐, 더 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의 싸늘한 주검이 저 피로 물든 처리장 위에 던져지거든, 독수리는 그때까지도 나의 상공을 맴돌며 결국 나의 영혼을 데려가겠지요.

 

벌써 칼날은 나의 몸 끝에 매달려 있습니다. 떨어지는 핏방울 소리가 두려워 감은 눈을 다시 감아버렸습니다. 행복하진 않았지만 가장 의미있었던 나의 시간은 그렇게 잔인하게 떨어져 나갈 것입니다. 남아있는 자들에게는 잔인한 추억이 되어 매일 같이 괴롭힐 것입니다.


빗물이 나의 얼굴을 적셔옵니다. 나에게도, 그들에게도 비가 내립니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해서 비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일 년 내내 비만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흐르는 그 빗물에 나와 그들의 아픈 슬픔 모두 씻겨 내려갈 수 있도록. 나의 기억 모두 쓸려 저 멀리 떠나가버릴 수 있도록.....

 

내 피가 눈앞으로 떨어집니다. 내 숨이 새어나가고, 내 생각이 점차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앞을 맴도는 독수리를 마지막으로 내 시야는 멀어집니다.

 

멈춰버린 세상 속에서 피를 흘리며, 그리고 또 한 번 생각합니다.

왜 나의 끝은 이렇게 어두운 걸까.

썩어버린 심장과 풀려버린 눈꺼풀 속에 피를 한 방울 남겨두고, 좋았던 순간이 남겨주고 간 것은 언제나 잔인한 후회 뿐.

 

 

나는....




그리고, 서겅―하고.....

 

독수리야, 이제 너의 차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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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소설을 쓰자!! 핳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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