ㅣ스카이ㅣ [1111464] · MS 2021 · 쪽지

2022-01-05 23:41:57
조회수 20,281

만약 당신이 지2 선택을 고민하고 있다면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42736865

***이 글은 수 모 커뮤니티에 제가 쓴 글을 복사해온 것입니다.(약간 수정함)***

**작성자의 '개인적 의견'이 들어있을 수 있으니 적당히 걸러 보셔도 됩니다.**

*지구과학2 재밌습니다.*




이 글은 '2023학년도 수능'에서 '과학탐구2를 선택'하여 '서울대학교'에 진학하고자 하는 '이과'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하나라도 해당되지 않는다면 이 글을 읽을 필요가 없습니다.


이미 지구과학2를 하기로 결정하셨다면 쭉 내려서 '지구과학2는 어떤 과목인가'부터 읽으시면 됩니다


써놓고 보니 별로 필요없는 글도 섞여있는 것 같기도 한데 긴 글 읽기 귀찮으시면 그냥 맨 아래 3줄요약만 보세요





사실 지금쯤이면 이미 과목을 정하고 시작했을 만한 시기라고 생각하지만...정시원서접수하느라 바빠서 그동안 글 쓸 여유가 없었네요

근데 아직도 과목 선택을 못 하신 분이 있는 것 같아 그런 분들을 위해 써봅니다


저는 2022학년도에 대학 진학 예정인 고3 현역이며, 이번 수능에서 물1지2를 응시했고 지구과학2 점수는 백분위 99, 표준점수 71점입니다. 지2공부는 고3 올라가는 겨울방학때 시작했습니다.




우선 지구과학2 선택을 권장하지 않는 경우를 말씀드리겠습니다.(권장하지 않을 뿐이지 굳이 하겠다면 말리지 않습니다)


-내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면서 선택하는 경우(물론 수능 지2를 선택하면 내신따위는 눈 감고 풀어도 100점이 나오지만, 수능지2를 선택한 김에 내신을 잘 보는 것이지 '내신을 잘 보기 위해 수능지2를 선택'할 생각은 절대 하지 마세요)

-서울대(의치약수 제외)와 다른 메디컬 대학(의치한약수)에 동시 합격했을 때, 서울대를 포기하고 메디컬에 진학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

-그동안 모의고사(1,2학년)에서 국어, 영어, 수학 1등급이 안정적으로 나오지 않는 경우

-문과 최상위권인데 표준점수를 위해 과학탐구를 하나 끼려는 경우(정시지원하면서 낙지 보는데 문과 최상위권 표본 중에 사탐+과탐 조합이 꽤 있길래 혹시나 해서) 이런 경우라면 차라리 1을 하세요 표준점수고 뭐고 2는 아닙니다

-서울대 최하위과(본인이 원하지 않는 과)와 연고대 등 나머지 대학의 본인이 원하는 과를 동시 합격했을 때 서울대를 포기하고 원하는 과를 선택할 생각이 조금이라도 있는 경우

-나는 반드시 올해 대학을 가겠다 하는 의지가 없는 경우






과탐2는 어떤 사람이 선택해야 하는가?


간단합니다. "나는 반드시 올해 서울대학교를 가겠다" 이것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과학탐구2는 기본적으로 굉장히 위험성이 높은 과목입니다. 과탐2 선택을 '도박'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죠

기본적으로 과탐2를 하는 사람들은 서울대 진학 생각이 있으며, 정시로 서울대를 노려볼만한 성적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응시자수는 고작 3000명 남짓입니다. 올해는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냐? 1등급 받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입니다. 과학탐구1보다 훨씬.

과학탐구2를 선택하고 모의고사를 보다 보면 나는 어려웠는데 1컷 50이 나올 수가 있습니다

선택자 적다는 물리1? 50000명이라고 쳐도 1등급 인원이 2000명은 됩니다.

반면 지2는 3000명입니다.

1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전국에서 서울대를 노리는 학생들 사이에서 120등 안에 들어야 합니다.

단 한 문제의 실수가 매우 치명적입니다. 이번 수능처럼 1컷 40을 띄우는 말도 안 되는 문제 구성이면 몰라도...


또한 서울대가 과탐에서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과목별 유불리가 분명 존재하는데, 문제는 수능에서 어느 과목이 표준점수가 잘 나올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번 수능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물2 68, 화2 69, 생2 68, 지2 77입니다. 사실 이렇게까지 크게 차이나는것도 지2시험지가 얼마나 정신나간 시험지인지를 보여줍니다. 역대급이라는 단어로도 부족합니다. 그냥 말도 안 됩니다. 저도 수능 과목 정할 때 근거 없이 그냥 표준점수 잘 나오지 않을까?하는 느낌만으로 골랐습니다. 이렇게까지 잘 나올 줄 몰랐습니다.

극단적으로 지2에서 4개 틀린 게 물2 만점보다 표준점수가 높은 상황도 가능합니다.


제가 겨울방학때 물2랑 지2중에 고민했었는데, 물2를 선택했다면? 물2에서 50점을 받았더라도 지2를 선택해서 2개나 틀린 제 현재 점수보다 3점이나 부족합니다. 서울대식으로 환산하면 2.4점 차이인데, 2점 차이면 그 사이에 수십 명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정시 지원하면서 낙지 볼때쯤 되면 느끼실 겁니다. 2점 차이면 아주아주 큰 차이입니다.

물2를 선택해서 하나를 틀렸다면? 2개를 틀렸다면?

무슨 뜻인지 감이 오셨을 겁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올해' 가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서울대가 2024학년도부터 과탐2 필수를 폐지합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

2024학년도부터는 그나마 서울대때문에 조금 있던 과학탐구2 선택자가 거의 없어질 것입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수능에서 올해 원하는 대학을 가기 어려울 정도의 점수를 받아 버린다면, 내년에는 새로운 과목을 또 공부해서 수능을 봐야 한다는 뜻입니다.

남들보다 많은 시간 들여서 어려운 2과목을 꾸역꾸역 공부했는데, 다시 볼 기회가 없으니 1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2024학년도부터 2과목 선택자가 실제로 확 줄어버릴지는 알 수 없지만, 글쎄요, 최소한 늘어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어, 수학에서 1등급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이 아니라면, 과탐2를 선택하는 것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하고 국어와 수학 반영비가 큰 서울대학교 특성상 국어나 수학중에 하나가 2가 떠 버리면 원서접수할때 쉽지 않은 상황이 벌어질겁니다

물론 올해 열심히 노력해서 2등급 나오는 국어점수도 올리고 1~2 왔다갔다하는 수학점수도 올리고 지2도 1등급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굉장히 어려울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서울대학교'가 1순위 목표여야 합니다.

수능을 생각보다 망쳐서 원하던 과를 갈 수 없다면 과를 낮춰서라도 꼭 서울대를 가겠다, 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서울대도 좋지만 수능 잘 보면 의대를 가겠다? 그냥 11 열심히 해서 의대 가세요

2 골랐다가 잘못하면 서울대도 못 가고 의대도 못 갑니다

한양대 가산점? 경상대 가산점? 단국대 가산점?

그냥 11 보세요

저는 애초에 의대는 생각이 없었고, 만의 하나 수능을 굉장히 잘 봐서 연대 의대에 합격하더라도 고민하지 않고 서울대 '공대'를 선택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저는 서울대 윗공대가 목표였으나, 수능에서 한 과목을 크게 망쳐서 농업생명과학대학에 지원했습니다.

가군에 연세대 신소재, 나군에 서울대 식물생산, 다군에 상지대 한의예를 지원했으며, 서울대에 합격한다면 조금도 고민하지 않고 연대와 한의대를 포기할 것입니다.(다군에 한의대를 쓴 이유는 그냥 제 성적으로 쓸만한 대학이 한의대밖에 없어서입니다. 중앙대 공대는 20점이 남아서 붙어도 안 갈 것 같았습니다. 원서접수 할 때 되면 무슨 말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럼 이제 '지구과학2'는 어떤 과목인지 알려드리겠습니다.





지구과학2는 어떤 과목인가?


지구과학2는 지구과학1과는 다른 별개의 과목입니다. 물론 겹치는 부분이 없지는 않습니다. 지구과학1에서 봤던 내용이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직접적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지1내용을 알면 이해나 암기에 도움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원이 다른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지구과학2는 방대한 암기와 더불어, 개념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구하는 과목입니다.

혹시라도 "지구과학은 그냥 암기만 잘 하면 되는 거 아냐?"라는 생각으로 지구과학2를 선택하셨다면, 아닙니다. 도망치세요.


암기량이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심지어 어느 부분에서 문제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사소한 것 하나하나 꼼꼼한 암기가 필요합니다. 암기는 특별히 제가 뭐라고 할 말이 없습니다. 그냥 외울 건 외우시면 됩니다. 워낙 양이 많고 복잡해서 처음 보면 안 외워질 것 같은데, 1년 내내 그것만 쳐다보면 외워지긴 합니다. 저도 암기는 못 하는 편인데 수능 다가오니 다 외워졌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념에 대해서는 단순히 '이런 게 있구나'하고 외워버리는 게 아닌, '어떠한 원리 때문에 이것이 저렇게 되는구나'하는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외우기만 한다고 모든 문제가 풀리지 않습니다. 특히 지구과학2는 지1에 비해 개념이 훨씬 어렵습니다.


지2를 공부하면서 이번 수능 문제를 보신다면 왜 지2가 어려운 과목인지 제대로 느끼게 될 것입니다. 잠시 제 얘기를 하자면 시험장에서 문제풀이 시작하기도 전에 충격받았습니다. 시험지 인쇄 상태 확인하면서 20번이 어떤 주제일까 슥 봤는데 천체도 아니고 단열변화도 아니고 지형류도 아니고 지각평형도 아니고 웬 벡터 그림이 있길래, 이거 보고 대체 시험지에 무슨 짓을 한 건지 두려웠습니다. 진짜입니다. 지2를 안 해 봤으면 이해 못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번 20번에 나온 자기장은 1페이지 2페이지에나 2점짜리로 나올까말까한 주제지 3페이지는커녕 절대 4페이지에 있을 법한 주제가 아니며, 더더욱 킬러문항인 20번 자리에 떡하니 나올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평가원은 보란 듯이 20번에 자기장을 냈고, 서울대 목표 수험생 3000명을 상대로 오답률 80%를 만들어냈습니다. 

정답률 20%면 그냥 찍어서 맞을 확률이죠?


문제가 무엇을 물어보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었습니다. 질문은 굉장히 간단명료했습니다. 그림이 복잡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개념서에 나오는 누구나 알고 있는 그림이었습니다. 선지도 그냥 단순한 알파벳 3개 조합이었습니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으나 굳이 비유를 하자면 물리1 20번이 물질파 단독으로, 화학1 20번이 오비탈 단독으로, 생명과학1 20번이 생태계 단독으로, 지구과학1 20번이 화석 단독으로 나온 셈입니다. 비유 틀려도 내잘못 아님

수학에 비유하자면 22번이나 30번 문제가 딱 2줄 써 있고 끝인 느낌일까요?


20번만 어려웠으면 1컷이 40이거나 표준점수가 77점이 아니었겠죠. 문제는 이렇듯 허를 찌르는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라 아예 시험지 전체에 도배가 돼 있었다는 것입니다. 1페이지에도, 2페이지에도, 3페이지에도, 4페이지에도.


이번 수능에서 1개 틀린 사람은 겨우 15명입니다.

만점자는?


전국에 단 2명.


잘못했으면 만점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과목을 선택해서 잘 보기 위해서는 개념 하나하나를 거의 완벽하게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특히 좌표계(천체) 단원에서는 처음 한다면 이해하기가 아주아주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정확히 이해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암기'가 아니라 '이해'입니다. 기출문제를 반복해서 풀면 문제는 풀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신다면 올해 수능 안 본 걸 천만다행으로 여기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에 들어가는 시간이 상당할 것이고, 1과목을 했다면 충분했을 '다른 과목 공부할 시간'이 줄어듭니다. 국영수 고정1이 아니라면 2과목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공부량이 방대한데다가, 2학년때 내신이라도 한 1과목과 달리 2과목은 아예 처음인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지2를 어떤 사람이 선택하면 유리한가?


아래 내용은 '이렇다면 유리할 것이다'라는 의미지, '이렇지 않다면 선택하지 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래에 본인이 해당하는 사항이 없더라도 지2 선택해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시면(혹은 물2화2생2는 죽어도 하기 싫은데 서울대는 가야겠다면) 지2 하셔도 됩니다.


당연하게도 내신지1을 했든 수능지1을 했든 지1을 하셨다면 어딘가 도움이 됩니다.

그런데 지1은 많은 분들이 생각하셨을테지만, 의외로 물1이 지2를 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물2도 약간 도움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위에서 '개념 이해'가 아주 중요하다고 했는데, 개념을 이해할 때 물1을 알면 크게 도움이 될 때가 꽤 있습니다. 해파 단원과 지진파 단원에서는 물1의 파동의 굴절 단원이 도움이 되고, 대기의 단열 변화 단원에서는 물1의 열역학이 도움이 되고, 천체에서 만유인력, 케플러 법칙은 아예 물2 만유인력, 케플러 부분이랑 거의 똑같고, 바람이나 해류 단원에서는 물1의 역학이 도움되고...이런 식입니다.


물1 화1 생1중에 딱히 선호하거나 잘하는 과목이 없다면, 그리고 물리를 특별히 못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수능 물1+지2 조합을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내신은 어차피 절대평가에 쉽게 나올 테니 가능하다면 물2+지2 추천드립니다

이미 선택하셨다면 어쩔 수 없지만 과목선택은 중요한 문제이므로 학교에 전화해서 난리치면 바꿔줄수도 있습니다.


기하를 학교에서 배우셨는지 모르겠지만, 이차곡선(타원, 포물선) 개념 정도만 간단하게 알아두시면 좋습니다. 천체 단원에서 타원의 성질을 이용합니다.




교과 외적인 부분에서는, 본인이 기하에서 공간도형을 잘하거나(딱히 기하 공간도형 '내용'이 도움되지는 않습니다) 공간지각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시면 천체 단원 공부할 때 남들보다 편할 겁니다. 물론 공간지각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좌표계 처음 하려면 웬만하면 어렵습니다. 그래도 입체적으로 천체들이 어떻게 배열되어 있는지 상상하면서 풀게 되기 때문에 평소에 입체공간을 상상하거나(?)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 돌리는 데 익숙하시면 좋습니다.


문제를 풀 때 단순 암기나 주어진 자료를 보고 계산만 빠르게 하는, 길게 생각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물리는 그렇게 풀어서 잘 할 수 있겠지만요. 물론 그런 능력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깊게 생각해서 풀어야 하는 문제들이 많기 때문에 기계적인 문제풀이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지2 해 본 적 없는데 수능으로 선택해도 되는가?


안 될 것 없습니다. 저도 현역으로 수시까지 동시에 챙기면서(비록 수시는 망했지만)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지2 선택하고 1년만에 역대급 불수능에서 백분위99 만들어냈습니다.


공부방법에 대해 물어보신다면, 저는 고3되는 겨울방학에 시작했고 김지혁T 현강 다녔습니다. 근데 아마 수업내용은 인강이랑 큰 차이는 없을 겁니다. 매주 나가는 숙제장?이 있긴 했는데 인강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근데 어차피 이제 지2현강 안 하신다고 들어서...인강도 작년 거 다시 쓰신다그랬던거같기도하고 올해 지2 컨텐츠 상황이 어떤지는 잘 모릅니다


지2컨텐츠는 김지혁T 컨텐츠(개념, 기출문제, 자체제작 모의고사, 기타 고난도 문제집 등등)랑 수특, 수완,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설모고 몇개 정도 풀었습니다

서바이벌도 많이들 하시는 것 같던데 저는 안 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2과목이 애초에 수요 자체가 적어서 강사도 없고 컨텐츠가 별로 없을텐데, 컨텐츠 없다고 이것저것 이상한 것까지 굳이 찾아서 무작정 많이 풀기보다는 개념 복습(똑바로 이해했는지)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물론 문제를 이것저것 많이 푸는 게 나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사설도 개념에서 빈 부분을 찔러 주기도 하기 때문에 문제가 더럽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일단 풀어는 보시는 게 좋습니다. 근데 문제를 많이 푼다고 반드시 문제를 잘 풀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개념의 정확한 이해' 명심하셔야 합니다. 어렵다고 대충 넘어가시면 점수도 대충 나오고 대학도 대충 갑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지2 공부하면서 문제를 남들보다 많이 풀었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은데, 수능 보면서 30분 내내 문제 상태에 감탄을 금치 못하긴 했지만 체감 난이도가 그렇게까지 미친듯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어려웠습니다. 어려웠는데 시간이 부족했던 점 이외에 문제 풀면서 딱히 막히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20번은 막혔습니다. 문제지 확인하면서 슥 보고 1차 충격, 1번부터 풀면서 20번에 다다라서 문제를 제대로 읽었을 때 2차 충격, 답을 내려는데 막혀서 3차 충격, 시간 1분 남아서 4차 충격. 종치기 직전에 겨우 풀긴 했지만)

막히진 않았지만


"와 문제를 이렇게 낸다고?"

"이렇게까지 생각해서 푸는 문제가 맞나?(하지만 이렇게 하는 게 맞다는 확신은 있는)"

"이것까지 생각해야 되네"

"아니 이런 문제가 한두개가 아니잖아?"


뭐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검토해서 만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지만, 그건 또 모르죠.


제가 잘 본 이유는 개념 하나하나 꼼꼼히 이해하고 가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애초에 제가 암기를 못하는 편이라 어떻게든 원리를 이해해서 까먹어도 다시 생각해내기 쉽게 만들어놓고는 합니다. 단순암기인 경우에도 어떻게든 외우기 쉽게 연결고리?를 만들어놓고는 하는데...


예를 들어 외행성/내행성이 역행하는 위치는 서구 부근-충-동구 부근/동방최대이각 부근-내합-서방최대이각 부근 인데 그냥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 가까울 때가 역행이다'를 외우고 머릿속에 궤도를 떠올려 그 위치가 충인지 합인지 본다든지,

단열선도에서 기온선 기울기가 건조보다 완만하면 절대 불안정, 습윤보다 가파르거나 +로 넘어가버리면 절대 안정인데 '누워 있으면 쓰러지니까 불안정, 서 있으면 안정적이니까 안정'이라든지...?


원래 설명 잘 못하는데 글로 쓰려니까 이상해지네요 예시는 그냥 무시하셈




어쨌든 내용이 쓸데없이 길어진 것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이 글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어떤 과목을 할 지 결정하지 못했다면, 그리고 서울대에 갈 생각이라면, 빨리 결정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이미 겨울방학은 시작됐습니다. 2과목 쉽지 않습니다.


지구과학2를 수능과목으로 선택하셨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길 바라겠습니다.







3줄요약

1. 의대 갈 거면 11해라. 내가 원하는 과가 아니더라도 무조건 서울대를 가겠다면 2를 해라.

2. 개념이 아주 중요한데 절대 쉽지 않다. 국영수 고정1이 아니라면 시간이 많이 부족할 것이다.

3. 지1뿐만 아니라 물1, 물2, 기하 과목도 도움되는 부분이 있다. 특히 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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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라브르 · 1076138 · 22/01/05 23:46 · MS 2021

    반수생..지2..트라이..합니다..ㅠㅅㅠ

  • ㅣ스카이ㅣ · 1111464 · 22/01/06 00:07 · MS 2021

    예비 서울대생이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 화라브르 · 1076138 · 22/01/06 00:07 · MS 2021

    설물천..! 꼭 가고말거에요

  • O_Ri · 886965 · 22/01/06 18:46 · MS 2019

    혹시 어디에 거시고 도전하시는 건가요 ;0;

  • 군필재수생 · 1042265 · 22/01/06 00:24 · MS 2021

    지2는 낭만입니다

  • ㅣ스카이ㅣ · 1111464 · 22/01/06 09:59 · MS 2021

    낭만 있는 과목으로 낭만 있는 학교를..

  • 군필재수생 · 1042265 · 22/01/06 10:06 · MS 2021

    지2 수능 20번 현장에서 풀 때 다 되는거같아서 진짜 가만히 3분정도 있었다가 찍었는데 푸셨다니 부럽습니다

  • youare독존 · 1055336 · 22/01/06 10:07 · MS 2021

    독학으로는 못할 정도인가요??

  • ㅣ스카이ㅣ · 1111464 · 22/01/06 10:12 · MS 2021

    독학은 안 해 봐서 잘 모르겠지만, 천체단원같은경우는 인강이라든지의 도움이 없으면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인강들으면서 독학하신다면 문제 없겠지만, 그냥 책으로만 공부하겠다고 생각하시는거면 일단 천체단원부터 보고 이해되는지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youare독존 · 1055336 · 22/01/06 12:36 · MS 2021

    감사합니다
  • 닥마 · 994443 · 22/01/06 12:27 · MS 2020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skyskysky · 1098815 · 22/01/07 14:12 · MS 2021

    진짜 잘읽었습니다 전 지2만 망해서 똑같이 서울대농생명과학대학썼는데(과는 다름).... 저희둘모두 꼭 붙어서 관악에서 봅시다!

  • ㅣ스카이ㅣ · 1111464 · 22/01/07 17:50 · MS 2021

    인류의 미래 농업!!

  • Parksc · 1076598 · 22/01/15 07:14 · MS 2021 (수정됨)

    연대 신소재 .. 모의지원 때 제 앞에 있으셨던 지2선택자가 선생님이셨나요 ..
    며칠 전에 친구랑 연대 신소재 쓰면서 서울대도 붙을거 넣은 사람이 왜 의치한약수 안 쓰고 연공을 넣는건지 투정했던 기억이 ..

  • ㅣ스카이ㅣ · 1111464 · 22/01/15 11:55 · MS 2021 (수정됨)

    원서접수 마감 직전에 들어온 표본이라면 저일수도 있습니다
    서울대 붙을거 써놓고 연공을 넣는 이유는 아마 의치한약수 관심없고 공대가 가고 싶기 때문이겠죠
    제가 수능을 목표한만큼 잘 봤더라도 다군만 의대(합격증수집용)쓰고 연공 설공 쓸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평소엔 항상 설공 안정권은 물론 지방의대까지 합격권이었는데 수능때 갑자기 설공 점수가 안 돼서 슬프지만...
    그럼 저는 왜 연공을 안 가고 설농을 가냐?
    '서울대'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제가 연세대 낮은 과와 한양대 공대 중에 선택한다면 냥대를 갔을겁니다
    하지만 서울대는 '서울대'니까...2과목까지 해놓고 포기할 수 없습니다

  • Parksc · 1076598 · 22/01/15 12:52 · MS 2021

    네 저도 사실 설대 자전 바라보며 공부했던지라 이해갑니다 ..
    결국 국어가 약간 멸망해서 포기했긴한데..
    저 같아도 그랬을 것 같네요.
    당시에는 그 점수에 설대 1지망이신데 연대를 가군에 쓴게 의아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ㅋㅋ.
    수능 때 살짝 미끄러지셔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원하시는 서울대 가시게 된거 축하드립니다.
    한해동안 수고하셨습니다.

  • 도선 · 1121085 · 22/01/19 22:36 · MS 2022

    +) 생명1 20번은 거의 매번 생태계 단독으로 나옵니다. 왜냐면 생명20은 애초에 킬러가 아니거든요ㅋㅋㅋㅋ

  • ㅣ스카이ㅣ · 1111464 · 22/01/19 23:46 · MS 2021

    20번이 킬러가 아니었다니...
    대충 킬러가 생태계인걸로 합시다

  • 호그와트 오댕이 · 1101407 · 22/01/25 21:31 · MS 2021

  • rhdgkr · 1054841 · 22/02/16 18:11 · MS 2021

    현역이고 OZ 들으려 하는데 최대한 4월 초까지 개념 기출 병행해서 끝내면 현강 다니는 n수 분들에 비해선 부족하겠지만 어느정도 따라잡을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투과목인지라.. 원래라면 작년부터 했어야하니 감이 잘 안 오네요 ㅠㅠ 물2 개념 수특하다가 벽 느껴서 고민됩니다
    그냥 지1하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이번에 어떻게 보면 투과목 마지막인데 타협하고 원과목하면 계속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아서요..

  • ㅣ스카이ㅣ · 1111464 · 22/02/16 18:24 · MS 2021

    n수 고득점 비율이 가장 낮은 게 지2죠...
    많이 했다고 점수가 올라가는 게 아닌 놀라운 과목
    바꿔서 말하자면 기회의 땅입니다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국영수랑 나머지 탐구 하나가 어느 정도 돼 있다면(어느 정도 돼 있다는 건 1등급이 수월하게 나온다는 뜻입니다) 할만하지 않나 싶습니다

    지2개념 하다가도 벽을 만날 수는 있으니(특히 천체, 1단원 말고 천체부터 시작하는 것 추천) 최대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울대 가야겠는데 할 게 지2밖에 없으면 해야죠 뭐 어쩌겠습니까

  • rhdgkr · 1054841 · 22/02/16 18:50 · MS 2021

    흔들리지 않고 어떻게든 해보겠습니다 노력만으로 안 된다는 사실은 알지만 최선을 다해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