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오오오오 [470914] · MS 2013 · 쪽지

2014-01-23 14:18:40
조회수 17,197

고대 졸업생입니다. 새내기들 팁 몇가지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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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으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친동생같은 조카 입시때문에 궁금한거 해소하려고 들락날락거리다가 조카의 고려대 합격소식 받고 반가워서 들어와봤습니다.

저는 고려대학교 졸업생이구요. 저도 원서에서 약간 모험을했다가 철썩 붙었던 케이스라 합격확인하고 좋아서 아주 주저앉아서 울고 난리를 쳤었는데. 그게 대체 몇년전인지 헷갈리네요. 세기도 싫음ㅋㅋㅋ

아무튼. 제가 졸업하고 후회되는 점 몇개 적어보려고 합니다. 

먼저, 학교마다 학풍이라는게 있어요. 연세대와 고려대는 대개 비슷한 수준의 수학능력을 갖춘 학생들이 갈라져서 들어가게 되는데도 학교의 학풍이 상당부분 달라서 그 안에서의 분위기가 사뭇 다릅니다.

혹시나 내 모교에 침뱉는 소리로 들릴까 두렵긴 한데, 
고려대는 기본적으로 조금 마초적이고 연대에 비해 "놀다죽자. 젊음을 불태우자. 마시고 토해서 또마시자" 주의가 강한 학교에요. 일단 주변에 문화생활 할만한 곳이 신촌대학에 비해 떨어지기도 하다보니 할만한게 술먹는것밖에 없고 뭐 그럽니다.. ㅋㅋㅋ 

특히 일학년땐 학교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아주 극심하게 고뽕을 투여하려고 부단히 애를 써요. 다같이 화정체육관에 모아놓고 응원교육도 시키고 사운드 빵빵틀어놓고 응원가에 맞춰 덩실덩실 뛰고 하다보면 "아 세상에 내가 고려대인이라니 ㅜㅜㅜ" 하면서 감격에 벅차오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근데 이 "와 내가 고대생이다! 고대인은 역시 술먹고또먹고" 마인드가 여럿 망치는거 많이 봤어요. 워낙 잘풀리는 선배들이 많고 고대생 이라는 타이틀 하나로 인생이 술술 풀리는 경우가 이전에는 많았거든요.

게다가 우리학교는 학교차원에서 학생들을 딱히 관리해주지 않는 학교입니다. 철저하게 운영되는 고시반을 만들어준다든지 로스쿨, 국립외교원 진학을 위한 탄탄한 커리큘럼을 짜준다든지, 이러는게 다른 학교들에 비해 조금 부족해요.  좋게 말하면 훌륭한 학생들이니 지들이 알아서 잘 할것이라 믿어주는거고, 나쁘게 말하면 ...걍 학생들에게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런 상황인지라 4년내내 노는관성이 붙어서 정말 4년 내내 놀기가 아주 쉽습니다. "난 고대생이니까 어디든 가겠지" 마인드가 더해지면 더 안좋구요. 

정신 놓으시면 안됩니다. 1학년 1학기부터 학점관리 철저하게 하셔야해요. 특히 1학년때는 대체로 노는분위기이기 때문에 정신 조금만 차려도 3.5는 쉽게 넘습니다.(사실 3.5도 부족해요. 고대는 4.5 만점입니다) 

4년 내내 다른 큰 스펙 굳이 안쌓아도(하지만 영어는 기본이구요..ㅋㅋ) 학점만 4.0을 넘겨두면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진로고민? 4 넘겨놓고 해도 안늦어요(상경기준이고, 인문계열이면 4.2 넘기세요)  3학년까지 학점 최대한으로 높여놓고 그때부터 의전갈지 법전원갈지 아이비리그 석사를 갈지 고민해서 정하고 준비 빡세게 하면 되는겁니다.  고학점과 고영어가 마련돼있으면 그때는 고대생이라는 타이틀이 날개를 달아주거든요. 학벌은 그냥 곱셈같은거에요. 100이 완성돼있으면 x10을 해주지만 원점이 0이면 암만 해도 0인 그런거..

아무튼 학점관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고. 

그다음으로, 
혹시 원하는 과가 아닌데 소심해서 하향지원했다가 붙어서, 붙어도 영 아쉽다 하시는분들, 뭐 괜찮습니다.
저도 입학전에는 내가 진학하는 과에 내 진로가 정해질거라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더군요.

아무수업이나 다 들을수있습니다. 외국인 교환학생들이 듣는 한국어교습수업 빼고요 ㅋㅋㅋㅋㅋ
내가 원래 가고싶었던 과를 이중전공하면 제일 좋구요, 혹시 그게 아니더라도 남의과 전공과목 다 들을수있으니 걱정 마세요.  자기 학과의 전공필수이수과목만 딱 채우고 나면 그 이후는 내가 듣고싶은거 듣는겁니다. 

입학한후 선배들이 알려주겠지만, 졸업을 위해 들어야하는 필수 과목들이라는게 몇개 있습니다. Academic English라는 과목과 사고와표현이라는 글쓰기강의, 제2외국어강의, 핵심교양으로 지정된 과목들 중 세개(인가 네개;;) 정도가 있는데. 이건 저학년때 후딱후딱 들으세요. 3,4학년돼서 취업준비해야되고 뭐준비하고 뭐해야하는데 저런수업 안들어놓아서 시간표 꼬이면 피곤합니다.


음 그리고 남학생들, 큰 대의가 있어서 미루는게 아니고서야 군대는 일찍 갔다오세요.
여학생들, 근처에 예쁜 보세샵이나 악세사리샵같은거는 없습니다 ^^ 

새내기 고대생은 자기돈내고 밥 안먹는다는 말 아시죠. 선배들이 일학기 내내 점심 사줄겁니다. 선배한테 학점 어떻게 잘 받는지, 무슨과목이 뭐가 좋고 어느 교수님이 학점 잘주고 이런거 잘 캐내세요. 선배는 이용하라고 있는거고, 선배들도 그런거 좋아합니다. ㅋㅋ 


아 부럽네요. 즐거운 대학생활 시작하시길. 




+ 스펙관리관해서. 우선 무조건 제일 중요한건 영어성적이에요. 우리학교 들어오는 인재들이 일학년때부터 차근차근 영어공부 해서 졸업할쯤 토익 970 이상 안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준비하세요. 텝스도 방학마다 학원을 다니든 뭘하든 해서 만들어두세요. 텝스 위력이 상상 이상입니다. 

외국어공부가 체질에 맞는다면(주로 여학생들일듯) 제2외국어 자격증도 미리미리 준비하세요. 도움됩니다. 엄청나게 많은 기업에서 제2외국어 성적우수자 있으면 가산점 줍니다. 

쓸데있는 자격증과 아무짝에 쓸모없는 잡격증, 이라고 하는것이 있습니다. 이건 선배들한테 자주 물어보고 하는게 좋아요. 

전국 대학생 논문 경시대회 같은것들이 꽤 많습니다. 이런거는 수상 한두개 해두면 좋긴 해요. 단, 학점관리에 무리가지 않는 선에서만- 입니다. 특히 자기가 가고싶은 기업이 정해져있다면(이런경우가 많을까 싶지만;;) 그 기업에서 주최하는 논문대회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사기업은 잘 모르겠는데 공기업 특히 금융권 공기업에서는 이런 대회 종종 주최하고 수상자는 나중 입사지원시 우대해주고 이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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