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어 읽기가 가져다준 편리함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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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르비 영어인강강사 상변선생입니다. 오늘은 너무 대중화되어서 문제인 끊어읽기에 대해서 생각해보겠습니다.
끊어 읽기라는 것은 단어만 외운 학생들이 단어로 소설을 쓰는 것을 줄여주기 위해서 간단한 몇 가지 규칙을 통해서 문장을 의미 단위로 나누려는 시도로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문장을 단어로만 파악하던 학생들에게 끊어 읽기는 혁신적인 방법이었고 끊어 읽기를 통해서 소설을 쓰는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끊어 읽기는 몇 개 안되는 쉬운 규칙으로 학생들에게 예전보다 나은 해석의 방법을 안내했지만 그 쉬운 규칙으로 인해서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지는 한계가 생깁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The old woman hit the man with a cane. 이란 문장을 끊어 읽기 규칙대로 끊으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The old woman / hit / the man / with a cane. (그 할머니는 / 때렸다 / 그 남자를 / 지팡이를 가지고)
하지만 실제 문장은 다음과 같은 구조일 수도 있습니다.
The old woman / hit / the man with a cane. (그 할머니는 / 때렸다 / 그 지팡이를 가진 남자를)
끊어 읽기 규칙은 이런 두 가지의 구조를 파악하기 힘들게 합니다. 전치사구의 역할이 무엇인지 모르고 무조건 끊다보면 이 예에서처럼 잘못된 해석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끊어 읽기를 배운 학생들은 쉽표(comma)를 보면 무의식적으로 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또 문제를 야기하게 됩니다. 끊어 읽기에 익숙한 학생들은 More often than not, the worst that we fear is much less terrible than our vague, unarticulated fear.란 문장을 다음과 같이 끊을 것입니다.
More often than not, / the worst / that we fear / is / much less terrible / than our vague, / unarticulated fear.
그런 후에 than뒤의 구조에서 our vague가 해석이 안 되고, 그 뒤에 있는 unarticulated fear는 왜 갑자기 나왔는지 이해가 안 될 것입니다. 그래서 그냥 대충 넘길 것입니다. 하지만 our vague와 unarticulated fear 사이에서 끊어버리는 순간 인생이 끊겨버릴 가능성이 생깁니다. 끊지 말아야 하는 곳에서 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명사구(Noun Phrase)에서 명사를 수식하는 형용사가 두 개일 때 형용사와 형용사 사이에 연결의 컴마를 넣는 경우가 흔합니다. in a new, unexpected way란 형태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곳에서 무조건 끊는 것은 문맥의 흐름도 끊고 이해도 어렵게 하는 일이 됩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 지점에서 끊는다는 것은 수업을 통해서 항상 경험하는 일입니다. ㅋ)
또 하나, 끊어 읽기의 규칙 때문에 너무 여러 번 끊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문장 안에서의 계층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할 때, 규칙에 의해서 끊어 버리는 것은 계층구조 파악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문장을 이해하기 더 어려운 존재로 만들어 버립니다. Known as the Golden City, Jaisalmer, a former caravan center on the route to the Khyber Pass, rises from a sea of sand, its 30-foot-high walls and medieval sandstone fort sheltering palaces that soar into the sapphire sky. 과 같은 문장을 규칙대로 끊으면 다음과 같이 끊길 수도 있습니다.
Known / as the Golden City, / Jaisalmer, / a former caravan center / on the route to the Khyber Pass, / rises / from a sea / of sand, / its 30-foot-high walls / and medieval sandstone fort / sheltering palaces / that soar / into the sapphire sky.
복잡한 문장을 이해할 때 도움이 되어야 하는 방법이 오히려 복잡한 문장을 더 복잡하게 만들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와 반대로 구와 절에 대한 완전한 이해와 문장성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쌓으면 위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나뉘어지게 되어 있습니다.
Known as the Golden City, (A) / Jaisalmer, a former caravan center on the route to the Khyber Pass, (S) / rises (V) / from a sea of sand, (A) / its 30-foot-high walls and medieval sandstone fort sheltering palaces that soar into the sapphire sky (A).
즉 이 문장은 A+S+V+A+A (A는 국어에서와 똑같이 영어에도 존재하는 부사어란 문장성분) 라는 아주 일반적인 구조의 문장일 뿐입니다. 끊어 읽기의 규칙을 적용했을 때는 어디에서 의미단위가 나뉘어 지는지를 파악하기 힘들지만 구와 절의 지식을 통해서는 문장이 정확한 의미단위로 덩어리져서 보일 수 있게 됩니다.
영어 속담에 Easy come, easy go. 란 말이 있습니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사라진다는 말입니다. 끊어 읽기는 단어만으로 문장을 이해하던 학생들에게 한 줄기의 희망의 빛을 던져줄 수는 있지만 오히려 그 방법이 고득점으로 가는 길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3차원의 구조를 갖고 있는 문장을 2차원으로 이해하려는 시도는 쉬울 수 있지만 그 자체로 불완전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영어 문장을 이해하는 방법이 끊어 읽기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한계를 인식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온 사람들도 이 세상에는 꽤 존재합니다. 영어학에 존재하는 지식들을 사용해서 학생들이 영어문장을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이끌어주는 3차원적 방식이 끊어 읽기보다는 배울 내용이 많겠지만 더 선명한 의미덩어리를 볼 수 있게 해줄 것이며, 이런 방법을 통해서만 고득점을 넘어 만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학습에서 “대충”을 버리고 “완벽”을 추구하세요. 완벽을 추구하는 것이 귀찮고 성가신 일이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만 만점의 실력은 잉태될 수 있습니다. 이 세상은 인과관계가 철저하게 지켜지는 곳입니다. 만점을 원하면 만점의 원인을 만들어 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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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찾아보면 다들 반대하네...왜지 올릴성적이 이따만큼인데
처음에 분석하는 끊어읽기하다가 점차 그 범위를 넓혀가는건 바람직한 방법인가요? 끊어읽기도 하다보니까 눈에 익는 동격이나 관계사같은건 안끊어도 되던데 크게크게 볼수록 좋은건가요?
크게 보는게 정상적인 것입니다. ^^ 눈에 와서 큰 덩어리들이 찍힐 때, 분석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과정이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서 (정확한 분석의 결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크게 보는 것은 좋은 것입니다. 그래야 속도도 빨라집니다.
진짜 올려주시는 글마다 너무 도움되고 내공이 상당하신 선생님이라는게 느껴져요
과찬의 말씀입니다. (__)
절대 구문 지금 이제 1독 한 상태인데요..정말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책인 것 같아요.. ㅎㅎ
항상 공부하면서 감사하고 있습니다.. 제가 수능특강 나오기전까지 계속 절대구문 책 돌리려고 하는데요..
ebs에 적용하면서 구문분석 하라고 책 앞에 적어 놓으셨던데 문장 보면 해석 되도
이건 절대구문책에 있는 어떤 구문이구나 ㅎㅎ 하면서 해석 적으라는 말씀이신가요??
절대 구문은 이지민 선생님 책인데, 말씀 하신 것은 AB1 절대공식 말씀하시는 거죠? ㅋㅋ
강의는 듣지 않으시는 것 같습니다. 열려있는 명사구, 동명사구라도 강의를 꼭 들어보세요. 책에 없는 내용을 강의에서 많이 전달하고 있습니다.
구문 분석은 AB1에서 배웠던 내용으로 모든 문장들을 나누어 보라는 말입니다. 문장들은 결국 동사를 빼고 모두 AB1에서 나왔던 것들로만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하시고 하나 하나의 덩어리들을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렇게 분석한 것을 토대로 해석해보시구요. 이런 작업 이후에는 반복하면서 영어로만 덩어리를 느끼면서 읽어보세요. 반복이 핵심입니다. ^^
앗 ㅋㅋㅋ 죄송합니다... 당연히 AB1 절대공식 말하는 거죠 ㅋㅋ
절대구문이라는 책이 있는 지 몰랐습니다. ㅜ 여튼 답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
지금은 책 없으니 내일 부터 열린 거 한번 들어봐야겠네요..
네^^ 열공하세요!
공감합니다. 댓가도 없이 이런 글을 써 주시는 게 대단하시네요.
한국의 영어교육을 바로 잡는게 제 큰 목표입니다. ^^ 이런 글도 모두 그 큰 그림에 필요한 세부 사항들입니다. 감사합니다.
끊어 읽기라는게 '끊어'에 집중을 하면 안되고 '읽기'에 집중을 하면 되더라구요
전 끊어읽기같은거 안했지만 계속 읽다보니 딱딱 끊겨보임ㅋㅋ
맞습니다. 학생들은 무조건 끊기 때문에 인생이 끊길 확률이 생기는 것이죠... 많이 읽다보면 저절로 규칙을 알게 되고 덩어리들이 느껴질 것입니다. 혼자서 그렇게 했다면 대단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
좋은글 감사합니다~
오...좋은 글 고맙습니다. 열려있다는 강의는 영어102에 있는 것이 맞죠? 즐겨찾기해 둘게요
원서 등을 읽으려고 영어 공부하려는데 지금은 그냥 원서 읽는데요.
수능 외국어는 1등급 상위인데 문법은 많이 잊어 버려서...
문법 공부하면 도움이 좀 될까요? 공부한다면 성문도 좋은 책인지...선생님의 입장에서 보실 때 어떤 방향이 낫다고 보시나요?
성문은 우리나라 문법과 구문 체계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저도 고등학교시절 그 문법 체계로 공부했지만 대학에서 원서의 내용을 접하면서 성문의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권하고 싶지 않지만 대안이 되는 원서는 학생들이 공부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다른 대안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좋다는 말씀이신가요??
오르비 클래스 영어101을 보시면 수능영어 만점의 나침반이란 공개 강의가 있습니다. 그 내용을 참고하세요^^
전에 영샘도 끊어읽기하지 말라고 하셨음.
끊어읽기의 최종목표는 끊지않고 읽기죠
굿굿
전 이제 14수능을 보게될 재수준비생인데요. 제가 공부를 문법쪽에얽매이지않고 영어를공부해서 5형식그런것도있다는것만알았지 뭔지는모르고 그냥 해석하고이런식이었는데. 사실 독해할때별문제도없엇고 삼년간백분위99밑으로간적도 몇번없을정도로점수도잘나오길래 신경을안썼는데. 요즘 영어구문론이란책을 보니까 이런걸 다 알면서해야되는건가싶고 고민이많이되요.
영어구문론이란 책이 좀 오래된 책이 아닌가요? 제목도 딱딱하네요 ^^
원어민이 영어를 익히듯이 공부한 학생들은 귀납적으로 법칙을 배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학생들은 연역적으로 영어의 법칙을 익히죠. 두 방법은 방향이 정반대이기 때문에 어느 한 쪽에서 다른 쪽으로 옮기는 일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원어민의 방식으로 공부해 왔다면 계속 그렇게 하세요. 어려운 교재로 추상적인 내용들을 다루다보면 별 문제가 안생길겁니다. 물론 연역적으로 배우는 방식에 비해서 완벽함을 이루는데 걸리는 시간은 더 오래 걸립니다. 한국사람이 한국어 문법을 배울 때, 굳이 이걸 왜 배울까란 생각을 갖는 것과 비슷한 것입니다.
답변감사합니다. 그런데 죄송한데 질문 하나만 더 드릴게요. 제가 독해를 할 때 처음공부할때부터 일단 지문을 읽고 해석해서 안되면 나중에 답지보고 이렇게 생긴건 이렇게 해석하는구나. 하고서 나중에보면 그런식으로 해석하고 이랬는데. 이런식인 독해는 한계가 있지 않을까요? 어려운문장도 정확히 하고싶은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런데 저같이 공부하면 작문이나 그런걸 할 때 제가 쓴 문장이 문법적으로 괜찮은지 구분도못하고 어려움이 있지 않을까요? 요즘 토플공부하면서 라이팅할때 이런 점이 어렵더라구요.
읽어서 이해하는 능력과 쓸 수 있는 능력이 원래는 차이가 크게 안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입시영어가 부정확해도 어느 정도 해석만 하면 문제를 맞출 수 있도록 학생들을 유도해 왔기 때문에 영작을 시켜보면 엄청나게 많이 틀립니다. 문장을 정확하게 쓰는 규칙과 읽는 규칙이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Writing까지 정확하게 하고 싶다면 그런 규칙을 공부하는게 훨씬 유리합니다. 어려운 문장을 이해할 때도 그런 규칙이 당연히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키포인트 찾는 방법 통해서 답을 유추하는 방법은 어떤가요
키포인트는 키워드(keyword)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독해의 영역이 됩니다. 위에서 설명한 것은 해석의 영역이구요... 일단 독해와 해석은 조금 다른 개념인거 아시죠? 국어영역에 독해가 있는 것처럼 영어도 해석 이후가 독해가 됩니다. 정답의 근거를 찾을 때는 "독해"를 하는게 맞습니다. 하지만 정확한 독해가 되기 위해서는 정확한 해석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일단 사전적 해석이 되어야 문맥적 해석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독해능력이 뛰어나면 문맥적 해석능력이 사전적 해석 능력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근데 문장이 너무 길면 끊어읽게 되더라고요..ㅠㅠ
길면 끊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끊으면 안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문장을 회뜨는 학생들이 가끔 있어요 ^^
ㅋㅋㅋ회뜬다는 표현이 재밋네요 ㅋㅋㅋㅋ
좋은말씀이네요.. 근데 궁금한것이 전 끊어읽기도 회뜨지않고 제대로 하거든요.. 글ㄴ데 문제는 전치사해석이 항상 걸리더라구요... 같은 with 나 on 이여도 약간씩 그 원어민적느낌?? 을 살려야한다고들 하는데..
그리고 그 느낌을 안살리니까 전치사해석은 굉장히 딱딱하더라구요..;; 전 토종한국인인데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ㅠㅠ 어떻게해야할까요??
ab1강의에 전치사 이미지로 이해하기가 부록강의로 들어가 있는데요 그런 류로 이해하면서 공부하셔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