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생에게 바치는 글 - 3 -
게시글 주소: https://ui.orbi.kr/00034284717
학부생 대상으로 쓰는 뻘글이 아니라 고3/N수생들에게 쓰는 뻘글이고, 또한 슬슬 원서질 시즌이니 훌리라는 소리도 듣게 되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러워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제가 고3 때 몰랐던 것들을 하나씩은 공유해드리고 싶습니다.
언제나 논란이 되어왔던 주제를 가지고 한 번 다루어보고자 합니다.
소위 '윗급간 대학' 인문계열 vs '아랫급간 대학' 상경계열, 어디를 가야 하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스스로 택하는 거고, 그 선택에 대한 정당화는 선택을 내린 사람이 앞으로 살아가면서 정당화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둘 중 개씹닥전이나 개씹닥후는 없을 것입니다. 다만 본인이 내린 선택의 결과는 분명 몇 년 후에는 드러날 것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좋게 하기 위해서는 오지게 노력해야겠죠.
일단 저는 전자를 선택하긴 했지만, 후자를 선택하는게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도 늘 합니다. 일단 이번 글에서는 전자를 선택한 것에 대한 장단점을 언급하고자 합니다.
1. 윗급간 인문계열의 장점
1) 그냥 뽕이 좀 더 차오른다
학교 네임밸류를 선택했으니까요. 간판은 확실히 더 좋아지죠.
2) 더 똘똘한 학생들을 만날 확률이 더 커진다.
물론 대입이 인생의 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한 번 정도 입시라는 이름의 망으로 학생들에게 등급을 부여하면서, 상대적으로 학업성취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같은 대학으로 묶이게 됩니다. 만약에 윗급간의 비상경계열을 선택한다면, 같은 대학의 다른 상경계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아 이런 똘똘한 친구들도 있었구나 하면서 좀 감탄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저같은 경우에는 인생에서 서울대 떨어진 것 말고는 도무지 실수나 실패라곤 없을 법한 친구들을 만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이 친구들이 평소 공부를 대하는 자세나 태도, 생활 습관, 생각하는 방식 등등을 보면서 굉장히 많은 영향을 받았죠. 이런 친구들과 교류하면서 제가 관심이 소홀했던 분야들에 대한 insight도 나름대로 얻었고, 제 진로 설정에도 꽤나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설떨X 설떨X 신나는 노래 이러면서 친구들을 놀렸지만, 결국 현재 모습을 바라보면 결과적으로 다들 잘 됐거든요.
2. 윗급간 인문계열의 단점
1) 멘탈이 피폐해진다
아마 각 학교별로 에타 등의 커뮤니티가 있을 것이고, 또한 익명 게시판들도 있을 것입니다. 상경계를 선택하지 않은 자들에 대한 무수한 비난과 조롱을 듣게 된다면 새내기 시절에는 정말 울컥할 것입니다. 또한 보통 윗급간 비상경계열을 지원한 친구들의 경우, 보다 안전한 선택을 했다가 점수가 남아버린 채 합격이 되는 경우도 많은데, 저런 조롱을 듣게 되면 자격지심도 꽤나 많이 생기게 됩니다.
??: 아, 내가 이 과에 있을 사람도 아닌데. 아 ㅅㅂ 나도 경영대 쓰면 붙을 수 있었는데
??: 쫄보쉑 꼬우면 지르던가~~
삘받아서 반수를 한 다음 성공을 하면 좋지만, 인생살이가 꼭 그렇게 쉽게 풀리지도 않습니다. 반수를 망친 채 도망치듯 군대로 가는 본인의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2) 취업시장에서 분명 비선호된다
문과 취업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도 입시는 어찌됐든 해마다 정해진 사람들이 입학하게끔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는데, 사기업의 채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경기가 나쁘면 채용을 줄입니다. 또한 기술의 급격한 변화가 있을 때마다 휙휙 파리목숨이 되어가는 본인을 볼 수 있습니다.
단적으로 말하면 여러분들이 아시는 S전자의 경우 CE/IM(CE는 가전쪽, IM은 무선쪽이라 보시면 될듯합니다.)에서 비상경 출신 학생들이 원서를 넣을 법한 해외영업, 국내영업, 마케팅의 경우는 다 합쳐봐야 아마 20명 안쪽으로 채용을 할 것입니다. 그 커다한 S전자라는 그룹에서, 겨우 문과는 한 줌 정도 뽑는 것이죠.
상경계열 학과를 이중전공/복수전공을 하면 상경학사가 나와서 재무나 회계 쪽으로도 취업을 할 수 있긴 합니다만, 이것도 어쨌든 본전공에서 꽤나 좋은 학점을 따야하며 또한 본전공 뿐만 아닌 다른 전공에서도 좋은 학점을 따야하므로 마냥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중/복수전공을 잘 쳐주는지도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 여성의 경우에는 취업시장에서 또 불이익을 받게 되고요. 개인적으로 이에 반대합니다만, 현실은 현실이니 언급해두겠습니다.
예전에는 대충 적당한 대학교 나오고 허우대 멀쩡하면 취직이 되었겠지만, 그런 시절은 진작에 다 가고 말았습니다.
한 때는 스펙 경쟁이다 하면서 토익 성적 따고, 학점 관리하고, 교환학생 갔다오고, 이런저런 자격증들을 따면 취업이 된다고 생각했지만, 이젠 해당 필드에서 발휘할 수 있는 본인의 역량과 insight를 요구합니다.
결국 경험이 필요한건데, 인턴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채용하고 바로 써먹을 수 있는 경력이 있는 사람들이 선호되고, 부지런히 살아온 학부생들은 비선호되는 것이죠.
쓰다보니까 자꾸 산으로 가는데, 결국 요지는 이겁니다. 취업시장에서 비상경계는 선호될 수가 없습니다. 전공 언어를 아~~~주 잘하지 않는 이상 말이죠.
쓰다 보니까 후......... 너네는 비상경계 오지 마라........ 이런 꼰스러운 말을 하게 되는 것 같은데, 저는 최대한 드라이하게 취준생으로서 보고 느낀 것만을 전해드림을 알려드립니다. 고3 때는 이런 걸 몰랐지만, 만약에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지금 제가 해왔던 선택들은 하지 않았을 것 같으니까요.
모쪼록 여러분은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p.s 결국에는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대로 하면 됩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저는 끝까지 꽉꽉채워푸느라 가채도 못 쓰고 그랬는데 ㅠㅠㅠ
-
유튜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 같은 걸 안 쓰거든 ㅇㅇ
-
ㅠㅡㅠ ㅠㅡㅠ ㅠㅡㅠ ㅠㅡㅠ ㅠㅡㅠ ㅠㅡㅠ ㅠㅡㅠ ㅠㅡㅠ ㅠㅡㅠ
-
써 볼만한 데 있을까요??
-
하………
-
그렇다네요
-
한양대 1
79 100 2 91 75 언미물지 정시로 되나여 ?
-
고민이 있어요 1
긴 글 죄송합니다. 3합 최저 준비하는 군수생입니다. 현재 한완수 파트1 중인데...
-
사탐 추천 2
한줄평 하나씩만 부탁드릴게여
-
솔직히 킥킥지문 나만 어려웠던 거 아니잖아… 진짜 속으로 오열함요
-
나중에 재수할 때 유1빈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지
-
야 이 아새끼야 2
스페인어로 '수로'라는 뜻이네요~
-
지2 양 짱많다 5
오늘 시작했는데 1시간짜리 강의가 61강까지 있넹
-
https://youtu.be/AhUcAX30W3A?feature=shared 이왜진
-
'붕어빵 1마리 1000원'에 발길 돌리는 시민들 "배신감"[현장] 11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 "붕어빵 값이 너무 비싸요. 오죽하면 횟수를...
-
모솔이라 환상이 큼 으흐흐
-
물2지2 vs 생2지2 설대 약대, 재료공, 화공 지망하고 있음. 서울대여야 하는...
-
‘찬성 0명, 반대 99.9%’…동덕여대 학생들 ‘공학 전환’ 부결 5
대학 측의 남녀 공학 전환 논의에 반대하며 캠퍼스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동덕여대...
-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간단하게 짧은 문제 써볼 수 있고 난이도 어렵게 선택하면...
-
에바임? 아 삼수생이 아니라 이제 사수생이네여... 쨋든 국수영은 안정이고 올해...
-
범준이가 그렇게 잘 가르치디? 인강 범준은 평 듣고 결정해야지 만약에 인강 범준...
-
님들 왜케 귀여움 23
볼따구 츄왑쮸르릅챱챮 마렵네
-
진학사 수시 점공 넣은 사람들 대체로 성적 높은 애들인가요? 1
진학사 수시 점공에서는 대부분 상위권으로 나오는데.. 안넣은 애들 중에 잘하는...
-
나도 현역때 최저 걸렸어서 자기전에 맨날 등급컷 업데이트 됐나 찾아보고 최저...
-
하마터면 여권 깜박할뻔... 이따 먹으면서 공부하고 가서 여권 확인해야겠다...
-
직탐보다 사탐을 낮게 취급하는건 .. 입결 올리기에 혈안이 됐었구만
-
진학사 살까요? 1
고대 상경계열에서 무휴반해서 이렇게 받았는데 연고대 중간공 이상 스나...
-
언매 92 미적 96 영 1 화학 47 지구 44
-
병신원딜들 진짜 입 다 찢고싶네
-
언매해도 될까요 이번 수능 화작 5등급인데 5개년 기출 + 이감 화작 까지 했는데...
-
건수의 되는 성적인가용
-
었어서 원래 '-어서'는 '-었-'에 안 붙는데 요즘은 잘만 붙음
-
진짜 그러고싶나
-
22수능 때 서울대 수의대 가신 분인데 당시 역대급 불국어에서 90점대 후반의...
-
둘다 백분위 100 가능할까요…고속 업데이트에서 이 두개 99로 잡으니 대학 레벨...
-
이쁜데 모솔이 가능할까 15
음..
-
심찬우 시대
-
제목곧내용입니다 가산점이라면 못엎을 정도인가요.?
-
생각 했는데… 당연함… 김승리 수강한 게 벌써 4~5년 지남
-
국어:비문학->나 연계했다~~~아무튼 했어!! 문학:얘는 확실히 보면 유익함...
-
그런말하는새끼들 미적 1컷 93이라는 장애인 이모지새끼임 고아들 ㅇㅇ
-
분모에 들어가는 숫자가 뭔지룰 모르겠는데
-
여기 버튼이 있습니다 15
-
대체 신규 과탐강사 언제 공개하는거임...
상위권 대학의 경우 문과학과 내에 고시 준비반이 따로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제가 다는 대학교를 기준으로는 고시동에서 잘 수 있고 인강 정도 공동구매를 한다는 것 말고는 별 메리트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알음알음 합격자한테서 전수받는 비밀의 노트 이딴 건 없다고 들었습니다. 크게 거기서 뭘 해주진 않을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