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 Roman. [69422] · MS 2004 · 쪽지

2019-01-16 11: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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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듯 말 듯 죄가 되(지 않)는 것들을 쓰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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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듯 말 듯 죄가 되(지 않)는 것들을 쓰는 이유


수험생 커뮤니티에 왜 이런 어려운 글을 쓰는 걸까.

개인적 관심사인 이유도 있지만 제대로 된 법치사회는 

법조인의 학식이 아닌 시민의 덕목에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믿음 때문이다.


셀럽의 무죄판결 뉴스는 간혹 피드에 올라 이슈가 된다. 시민들은 성토한다. 어떻게 이게 무죄냐. 

15만원 훔쳐 징역3년을 선고받은 뉴스는 또다른 시선을 자극한다. 자고로 서민들에게 가혹한 법!


법대로 생각해야 하는 시민들과 생각대로 법을 다루는 법조계의 인식 차이는

이상과 현실 사이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는 동력이 되지만 지나치게 큰 간극은 전반적인 사법불신으로 이어진다. 

시끄러운 지금 현실을 보면 간극이 적어도 작지만은 않아보인다. 친구딸의 성폭행범에 징역 5년을 선고한 판사에게

"네 딸도 그렇게 해줄게 5년 선고해라"는 댓글은 수천명의 추천을 받는다.


이런 현실에서, 적어도 무엇이 죄가 되고 무엇이 죄가 되지 않는지는 알아야 하지 않을까?

유무죄를 가리는 심오한 법리를 논하는 법원의 판단이 문제있다는 게 아니다. 다만, 내재적 논리 또는 

관행에 갇혀 시민 일반의 건전한 상식과 거리있는 판결이 단 한 개도 없다고 얘기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


문제는 시민들은 그 거리의 간극을 자신이 사건당사자가 될 때만 깨달을 수 있다. 사건을 맡다 보면 많은

시민들이 의외로 '이게 죄가 되는줄 몰랐어요'라며 억울해한다. 이런 호소를 단순히 '법률의 부지'에 의탁한

위트없는 변명이라 치부할 게 아니라 미리 한 번쯤은 알려주고 싶었다. 


될 듯 말 듯 죄가 되(지 않)는 것들을 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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