延世物語 (연세 이야기) - 연세대학교의 인재상에 대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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延 世 物 語
경고 : 이 글은 장문으로 쓰여진, 연세대학교의 인재상과 연세대학교 수시모집에서 시행되고 있는 본고사(논술 및 구술면접 – 문/이과 모두 포함)에 대한 글입니다. 만약 연세대학교에 별 관심이 없다면, ‘창을 닫는 것’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또한 내용이 굉장히 길기도 길지만, 읽는 동안 가급적 긴 시간의 장고를 하면서 읽어야 할 내용이므로 몇 시간이 걸릴 지를 장담하기 어려우니, 만일 바쁘다면 아예 읽지 않는 편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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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자료에는 인문계열 및 자연계열 내용이 모두 포함되어 있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 본문에는 2014학년도 기출 문제를 가지고 예시를 들었으나 그 외 다른 년도의 기출문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내용임을 밝힙니다. (굳이 2014학년도의 문제들을 가지고 예시를 든 것은 그때의 문제들이 비교적 쉬운 편이기 때문입니다)
수시모집에 지원을 앞두고 대학의 입학설명회나 학원들의 입시설명회에서 흔히들 각 대학들의 인재상을 참고하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인재상이라는 단어 하나에 뭉뚱그려지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이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곁들여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Prologue - 짐 로저스
얼마 전, 월가에서도 세계적인 투자가로 손꼽히는 짐 로저스가 한국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는 KBS의 명견만리라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였는데, 방송에서는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서 진단하고 그가 바라보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서도 견해를 제시하였습니다. 저는 이 방송에 직접 참관해서 로저스 씨를 녹화장에서 실물로 보았는데요. 짐 로저스 씨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향후 미래에 유망한 분야의 산업이 있다고 했고, 그가 말한 답은 바로 ‘농업’이었습니다. 그리고 농업이 가장 유망한 산업이라고 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녹화장에 있던 수백 명의 방청객들을 향해 ‘트랙터를 몰 줄 아는 사람이 있으면 손을 들어보라’고 했고 대략 3명 정도가 손을 들었는데, 그는 ‘그가 농업이야말로 미래의 블루오션이라고 한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방송 내내 거듭해서 ‘남들이 하지 않는 사고를 하라.’ ‘모험과 변화를 지향하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원론적인 차원의 이야기만 거듭 반복하다가 다시 싱가포르로 돌아갔는데, 아직도 많이 막연하게 느껴질 겁니다.
[1] 2014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사회계열 기출문제
예시로 2014학년도 기출문제를 좀 더 쉽게 변형한 간단한 상황을 두고 질문을 하나 던져보겠습니다.
※ 본문에 달아놓은 설명(해설)을 보기 전에, 가급적 충분히 생각을 해보고 읽어보기 바랍니다.
옛날 옛적 경제적으로 매우 부유한 어느 나라의 왕이 명마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는 최고의 명마를 최대한 많이 모으고 싶어하였다. 그런데 많은 말(馬)들 중에서도 명마는 극히 손에 꼽히는지라, 명마들의 주인들로부터 명마를 매입하는 것보다도 명마를 수소문하고 찾아내는 일부터가 상당히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왕은 그의 마구간을 수백 마리의 명마들로 채우기에 앞서, 쉽지 않을 이 일을 어떤 신하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지를 두고 4명의 신하에게 시험 삼아 가볍게 맡긴 후, 가장 일처리를 잘할 것 같은 신하에게 전담을 시키고자 한다. 왕은 4명의 신하들에게 금 1000냥과 한 달의 시간을 주었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하 (가) : 금 1000냥으로 3마리의 명마를 확보 신하 (나) : 명마를 찾지 못하여 1000냥을 가지고 빈손으로 다시 돌아옴 신하 (다) : 250냥의 금을 주고 명마의 죽은 유해(뼈)만 구해서 돌아옴 신하 (라) : 500냥의 금으로 2마리의 명마를 확보 Q. 본인이 왕의 입장이라고 가정하고, 4명의 신하들을 두고 일을 가장 잘 처리한 순서대로 순서를 정하시오. |
위의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은 수의 답변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입니다.
1. (가)-(라)-(다)-(나)
2. (라)-(가)-(나)-(다)
그 답이 1이라 주장하는 쪽에서는 명마를 수소문해서 찾아내는 쉽지 않은 일에 대해서, (가)는 3마리를 확보했고, (라)는 1마리, (다)는 뼈라도 찾아서 들고 왔고, (나)는 빈손으로 그냥 돌아왔으니 일을 잘한 순서가 (가)-(라)-(다)-(나) 순이라고 주장합니다. 비록 (가)는 (라)에 비해 마리 당 약간의 비용을 더 치루었지만 더 많은 명마를 구해온 것이 주효하다는 의미입니다.
반면에, 그 답이 2번이라는 쪽에서는 (라)는 1마리당 250냥의 금을 지출해서 2마리를 찾아왔고, (가)는 3마리를 구해왔으나 1마리당 333냥의 금을 지출하여 (라)와 같은 일을 보다 비싸게 처리했기에 그 순서가 후순위라고 주장합니다. 또한 (나)는 아무런 지출 없이 그냥 돌아왔지만, (다)는 살아있는 말이 아닌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죽은 말(뼈)을 비싼 돈을 들여 사왔으니 가장 일처리를 잘못했다는 논리입니다. 따라서 경제성에 입각해서 2번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일을 잘한 순서가 (라)-(가)-(나)-(다)가 됩니다.
즉, 1번의 논리는 명마를 얼마나 잘 찾아내서 구해왔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2번의 논리는 명마를 얼마나 경제적으로 구해왔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겁니다.
결국 ‘명마를 수소문해서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한지, 아니면 ‘경제성’ 인지를 두고 갈리는 것인데, 위의 상황에 따르면 경제적으로는 매우 부유한 나라에서 명마를 구해오는데 드는 비용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상황입니다. 위의 상황은 찾아내기 어려운 명마를 일일이 수소문해서 발품을 팔아 구해오는 것이 더 큰 관건사이죠. 따라서 이러한 조건에서 ‘바람직한 답안’은 2가 아닌 1이 맞습니다.
이쯤에서 시간을 잠시 과거로 돌려서 2014학년도 연세대학교 논술고사가 있었던 2013년 10월 달의 상황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 (나), (다), (라) 4개를 가지고 순서를 정하라는 것에 대해서 다들 의견이 분분하죠?
저때 대략 그 순서를 두고, 크게 (가)-(라)-(다)-(나)와 (라)-(가)-(나)-(다)의 두 가지로 갈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후에 공지된 연세대학교 입학처에 올라온 출제의도를 보면 첫 페이지에는 항상 매년 빠짐없이 등장하는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핵심적인 문구에 밑줄을 그어 별도로 표시하였으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주어진 어떤 특정한 문제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는 논리적 사고능력을 보고자 하는데, 이때 독창성과 창의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마다 특성의 차이가 있는데, 특히 연세대학교에서 중요하게 보는 것이 바로 독창성과 창의성이며, 이에 연세대학교에서는 본교의 본고사를 다면사고(多面思考)형 논술(구술)이라 지칭합니다. 그리고 다면사고(多面思考)는 단어의 말뜻 그대로 어떤 하나의 대상을 두고, 통념이나 고정관념에 얽매이는 것을 넘어서서 색다르게 보는 시각을 의미하는데, 이는 문구의 의미처럼 그 자체로 독창적일 수밖에 없으면서도 창의성을 필요로 하듯이 말이지요.
그리고 5p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당시 기출문제의 제시문은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 수준으로 매우 쉽게 쓰여져 있습니다. 문맹이 아닌 이상은 내용을 이해를 하지 못해서 풀지 못하는 경우는 전무합니다. 또한 문제지의 분량도 겨우 한 쪽에 불과할 정도로 적으니, 가급적 스스로 읽어보고 그 순서를 두고 ‘바람직한 답안’을 (가)-(라)-(다)-(나)라고 한 이유에 대해 직접 생각해보기를 권합니다.
http://www2.yonsei.ac.kr/entrance/2014/SUSI/FILE/2014_susi_nonsul_Ss.pdf
그러나 실제로는 더 좋은 평가를 받은 답안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습니까?
분명 연세대학교의 공식 출제의도와 해설에서도 ‘바람직한 답안’으로 그 순서를 (가)-(라)-(다)-(나)고 적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한편, 통상적인 언어생활에서 ‘바람직한’ 이라는 수식어가 쓰일 때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데, 어떤 상황을 두고 ‘바람직하다’라고 할 때는 그것이 ‘그럭저럭 무난하다’ 혹은 ‘괜찮다는 정도의 의미’를 내포하지요. 그리고 이때 ‘바람직한’이라는 수식어에 담긴 의미의 정도에 대해서는 개개인마다 약간씩 의견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기로 ‘바람직한’이라는 단어는 ‘가장 최고로 훌륭한’, ‘압도적으로 뛰어난’ 등의 수식어구에는 그 격이 떨어지며 미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이를 당시에 상황에 맞춰 정확히 해석하여 부연하자면, 당시 2014학년도 수시는 논술전형에서 우선선발과 일반선발을 나누어서 선발했던 마지막 해였습니다. 그때 우선선발의 최저학력조건이 수능에서 국영수 3과목 1등급이었는데, 이에 대한 연세대학교의 입장은 만약 (가)-(라)-(다)-(나) 라고 답안을 써냈다면, 수능에서 1등급을 3개는 들고 오면 조건부로 ‘뽑아는 주겠다’는 의미로 ‘바람직한’ 이라는 단어를 써가면서 표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연세대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이나 바라는 답안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명마를 구해오는 상황에 대한 간단한 질문에서 여기까지 이야기가 전개되었는데, 실은 두 문제가 구조적 동형관계로 근본적으로 동일한 문제입니다.
다시 질문으로 되돌아가면,
옛날 옛적 경제적으로 매우 부유한 어느 나라의 왕이 명마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는 최고의 명마를 최대한 많이 모으고 싶어하였다. 그런데 많은 말(馬)들 중에서도 명마는 극히 손에 꼽히는지라, 명마들의 주인들로부터 명마를 매입하는 것보다도 명마를 수소문하고 찾아내는 일부터가 상당히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왕은 그의 마구간을 수백 마리의 명마들로 채우기에 앞서, 쉽지 않을 이 일을 어떤 신하에게 맡기는 것이 좋을지를 두고 4명의 신하에게 시험 삼아 가볍게 맡긴 후, 가장 일처리를 잘할 것 같은 신하에게 전담을 시키고자 한다. 왕은 4명의 신하들에게 금 1000냥과 한 달의 시간을 주었고,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신하 (가) : 금 1000냥으로 3마리의 명마를 확보 신하 (나) : 명마를 찾지 못하여 1000냥을 가지고 빈손으로 다시 돌아옴 신하 (다) : 250냥의 금을 주고 명마의 죽은 유해(뼈)만 구해서 돌아옴 신하 (라) : 500냥의 금으로 2마리의 명마를 확보 Q. 본인이 왕의 입장이라고 가정하고, 4명의 신하들을 두고 일을 가장 잘 처리한 순서대로 순서를 정하시오. |
이러한 상황에서의 관건사는 ‘명마를 찾아내는 것’과 ‘비용’입니다. 그런데 조건에서 경제적으로 매우 부유한 나라의 왕에게는 비용보다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은 명마를 어떻게 구할 것인지가 더욱 더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에 앞서, 4명의 신하를 두고 가볍게 일을 시켜본 후 가장 잘 처리한 신하에게 일임하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습니다.
신하 (다)의 행동인데 (가), (나), (라)와는 달리 다소 이상하게 느껴져야 합니다.
(다)를 두고 일반적인 상식선에서 당연하게만 본다면, 명마를 찾지 못해서 (찾아내기에는 능력이 부족해서) 죽고 남은 뼈(유해)밖에 못 구해온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아니면 쓸데없이 비용만 지출한 멍청하기 짝이 없는 신하일수도 있을 것이고, 여튼 (가), (나), (라)와는 달리 꽤나 독특한 자인 것만은 확실합니다. 만약 한 마리의 명마도 찾지 못해서 그런 것이라면, 대부분은 (나)처럼 그냥 빈 손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요?
그런데 (다)가 미치지 않았다면,
혹은 온전한 제 정신으로 일부러 그리한 것이라면,
아무 쓰잘데기 없는 뼈다구를 비싼 대가를 치르고 사오는 것이 맞다고 보고 소신껏 행동한 것이라면, 그 순서는 달라질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연세대학교에서는 (다)에게 일처리를 일임할 것입니다.
왕의 거대한 마굿간을 수백 마리의 명마로 채우는 만만치 않은 일을 (가) 혹은 (라)에게 맡겨서는 언제 그 일이 끝날 수 있을까요? 그들은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명마를 수소문하고 발품을 팔아가면서 구해올 것이며, (가)는 (라)에 비해 좀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지만 보다 빠르게 목표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고, (라)는 (가)에 비해 비용은 좀 더 절약할 수 있으리라 예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맞는 말이 바로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 입니다.
반면, (다)의 행위가 철저히 의도적이었다면, (다)는 ‘죽은 말조차도 왕이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주면서 명마를 매입하고 있다’는 소문을 퍼트리고자 그리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비록 왕의 신하가 ‘명마의 뼈’라고는 하지만, 아무런 쓰잘데기 없는 뼉다구를 엄청난 금을 주고 사들였다면, 일반적으로는 있을 수 없는 워낙 기이한 일인지라 옛날 옛적에도 장안의 화제거리가 될만한 일이겠네요. 더 나아가 만약 (가), (나), (라)와는 다르게, 처음부터 명마를 찾아다닌 것이 아니라 애초에 한 달 내내 죽은 명마의 시체를 비싸게 주고 사들이겠다고 수소문을 하고 다녔다면 더더욱이나 말입니다. 이때 아마 다들 (다)를 보고는 ‘미쳤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반응이었을 것이고, 미친 신하의 파격적인 막나가는 행동은 충분히 주목받고 두고 두고 회자될만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리고 (가), (나), (라)는 명마를 일일이 찾아다니면서 ‘누가 더 많이’, ‘누가 경제적으로 사오는지’에 따라 그들의 능력이 갈리겠지만, (다)는 그것을 뛰어넘어 엄청난 조건으로 왕이 고가에 명마를 매입하고 있다는 것을 최대한 널리 퍼트려서 명마의 주인들이 알아서 왕에게 찾아와서 명마를 팔게 하고자 일부러 그리한 것이라면, 비록 비용은 많이 들겠지만 가장 빠른 시간 안에 마굿간을 명마들로 채울 수 있겠죠? 그런데 경제적으로 매우 부유한 나라의 왕이라는 조건에서, 비용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비용보다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 이때는 (다)에게 이 일을 맡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처사입니다.
결국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다)를 두고 어떠한 관점에서 바라볼 것인지에 따라 그 답이 다를 것 같습니다. 명마를 찾지 못해서 (찾아내기에는 능력이 부족해서) 죽고 남은 뼈(유해)밖에 못 구해왔거나 혹은 쓸데없이 비용만 지출한 멍청하기 짝이 없는 신하일수도 있을 것이고, 정반대로 하찮고 무의미한 뼈조각조차도 고가에 매입함으로써 온 동네를 시끄럽게 만들면서도 살아있는 명마는 더욱 비싼 값을 쳐줄 것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만들어서, 일일이 수소문해서 찾아다녀야 하는 명마를 직접 찾아다니기보다도 주인들이 알아서 찾아와서 팔도록 만들고자 일부러 그리한 천재(天才)적인 신하였는지에 따라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만약 (다)를 기용하여 이 일을 일임한다면, 그 결과는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다른 신하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목표를 빠르게 달성하거나
혹은 완전히 무의미하거나
연세대학교에서는 ‘모험’과 ‘파격’을 지향합니다. 기존에는 없었던 ‘파격’과 ‘모험’으로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이러한 연세의 이상(延世의 理想)에 그 자체로 가장 부합하는 터전이 바로 신촌(新村)입니다. 또한 경영학을 전공할 학생들이라면, 이런 정도의 발상과 사고가 가능하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마케팅과 같은 분야에서 압도적으로 뛰어난 결과를 보여줄 것입니다.
무의미해보이는 신하의 모습에서 오히려 그의 숨겨진 재능을 간파해내는 안목
같은 것을 보고도 남들과는 다르게 생각하는 능력
바로 연세대학교(延世大學敎)가 추구하는 다면사고의 정신(多面思考의 精神)입니다.
이렇듯 훌륭한 신하가 있을 때, 이를 알아볼 수 있을 만큼의 출중한 왕이 있을 수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자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그 중 전자의 경우가 오다 노부나가(織田 信長)와 그의 가신이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경우입니다. 둘 다 일본사를 통틀어서 극히 뛰어난 인물들로 손꼽히지만, 특히 그 중에서도 오다 노부나가는 연세대학교의 인재상에 부합하는 가장 전형적인 인물입니다.
그런데 오다 노부나가의 유년 시절은 마치 현대로 치면 양아치나 비행청소년과 흡사했다고 하는데, 그는 ‘오와리의 얼간이’로 불리었으며 온갖 기행을 일삼기로 유명했던 문제아였습니다. 그런 아들을 아버지였던 오다 노부히데만은 극도로 총애하고 아껴주었는데, 오와리의 영주였던 그의 부친 오다 노부히데가 어느 날 갑자기 급사합니다. 그리고 이때 그는 노부나가와 노부유키 두 아들 중에서도 노부나가에게 영지를 물려주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납니다.
오다 노부히데는 난세 속에서의 자신의 아들들의 기량을 잘 알고 있었고, 노부히데는 자신의 장례식장에서의 아들들의 모습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같은 아버지로부터 났지만, 두 아들의 장례식장에서의 모습이 너무나 다릅니다.
부친의 장례식장에서 향을 손에 쥐고 집어던지듯이 파격적으로 뿌리고 뛰쳐나온 노부나가인 반면, 그에 비해 장례식장의 분위기에 맞추어 모범생처럼 엄숙하게 조용히 눈물을 흘리고 있었던 노부유키입니다. 둘의 대조적인 모습에 가신들은 도무지 정상이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노부나가가 영지를 물어받을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 자리에 있던 승려 한 명만은 유일하게 노부나가의 진가를 알아봅니다. 오히려 그러한 모습에서 전란의 난세에 일국(一國)을 이끌어(延) 갈 후계자감으로 손색이 없다고 본 것입니다.
대다수는 세상에 맞추어 살아가지만, 반면에 소수에 불과하지만 세상을 새롭게 만들고 기존의 체제를 바꾸어버리는 인간도 있습니다. 평화로운 세상에서 후자는 이단자일 수도 있지만, 이는 전국시대의 난세와 같은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수불가결한 혁명가의 자질인 것 같습니다. 노부히데에게는 아들이 둘이 있었고, 그 중 하나는 고정관념에 갇혀서 '정해진 것', '남이 시키는 것'밖에는 못할 녀석이었지만, 다른 하나는 틀에 박힌 관습을 과감히 혁신하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여길만한 또한 아무도 해내지 못할 일조차도 능히 해낼 수 있을 만한 재목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영지를 물려받고 얼마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주변의 대영주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대군을 이끌고 상경합니다. 오와리의 오다의 동원능력은 2천 정도에 불과한데, 대영주였던 이마가와 요시모토는 4만을 동원하여 1만 5천은 영지에 수비병으로 남기고 2만5천의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옵니다.
앞서 연세대학교의 본고사에서는 주어진 상황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을 보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오다 노부나가가 놓여있는 상황은 과거에 기출문제로도 응용되어 출제된 적이 있습니다.
화면은 NHK에서 방영된 영웅들의 선택(英雄たちの選択)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각각의 인물들이 놓여진 ‘문제(위기)의 상황’에서 그들에게 어떠한 선택지들이 있었고, 그 중 어떠한 판단을 내렸으며,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선택지를 골라서, 어떠한 결과를 만들어냈는지를 다루는 프로그램입니다. 물론 후대에 역사로 기록될 만큼의 기적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 조명하는데, 한 편 한 편에 등장하는 문제 상황들이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입니까?
우선, 선택지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항복한다 (항복책)
[2] 농성한다 (농성책)
[3] 요격한다 (야전책)
간단한 물음처럼 보이지만 약간의 형식을 갖춰서 구성해볼까요?
제시문 (라) 오와리의 소영주 오다 노부나가가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겨우 2천 정도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런데 동쪽의 대영주이자 숙적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2만 5천의 대군을 일으켜 상경하는 도중에 자신의 영지로 쳐들어왔다. 제시문 (가) 전쟁이란 둘 이상의 서로 대립하는 대상 간에 물리력이 동원되어 강자의 의지를 약자에게 강제하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약자가 적에 맞서는 방법 중 하나가 자신의 의지를 내려놓고 항복하는 것이다. 항복에는 온갖 불이익이 따르지만, 자발적인 복속은 최악의 사태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한다. 제시문 (나) 다수의 적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맞서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지형이다. 예부터 적은 수의 병력으로 다수의 병력과 맞서는 가장 정석적인 병법은 고지대나 좁은 협곡의 입구에 포진한 채로 철통같이 방비하는 것이었다. 예컨대 명량해전은 좁은 입구의 지형에서 예상되는 병목현상을 이용한 사례이며, 자연의 지형을 활용할 수 없는 평지의 환경에서는 축성을 통해 두껍고 높은 성곽을 쌓아올림으로써 이를 대신했다. 제시문 (다) 비슷한 크기의 힘과 힘이 충돌하기 위해서는 대립하는 당사자 모두가 각자의 힘의 우위를 확신해야 한다. 만약 어느 한 쪽의 일방적 우세가 예상되는 경우라면, 불리한 쪽에서는 가급적 충돌을 회피하고 방어에만 전념하기 때문이다. 세계 야전사(野戰史)를 보면, 노련한 지휘관은 확실한 승리가 가능하기 전까지는 성채를 벗어나 섣불리 대규모 교전에 응하지 않았으며, 노련하면서도 뛰어난 지휘관은 상대가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게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
[문제 1] (가), (나), (다)에 나타난 세 가지 방식에 대해 그 차이점을 비교하시오
[문제 2] (라)의 오다 노부나가의 입장에서 (가), (나), (다)의 방법들 중 가장 적절한 방안을 선택하시오.
여기에 연세대 마크만 박아놓으면 실제 기출문제와 똑같은 문제가 되는 겁니다.
(가)에는 항복을, (나)에서는 농성을, (다)에서는 야전에서 제대로 한 판 붙어볼 것을 각각 담고 있는데, 지금 주어진 문제 상황은 2천의 병력을 가지고 그 10배가 넘는 2만 5천의 병력의 적을 상대로 맞서야 합니다.
그리고 노부나가는 항복을 하기에는 이제 막 영지를 물려받은 상황에서 내란의 위험도 있었고, 항복한 이후에는 살아는 남을 수 있겠지만 미래가 없다고 보았기에 곱게 죽어주지는 않겠다고 결심합니다.
한편, 이와 같이 세불리한 상황에서는 농성전이 가장 정석적인 선택인데 튼튼한 성벽을 방패삼아 싸우면서 상대에게 최대한의 피해를 강요할 수는 있지만, 문제는 그러기에는 적의 수가 너무나 많다는 점입니다. 적당한 정도의 병력 차이라면 농성전으로 어떻게든 버텨볼만도 할텐데, 10배가 넘는 엄청난 숫자 앞에서는 아무리 열심히 막아도 결국에는 밀려오는 적에 깔려죽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렇듯 농성전조차도 매우 절망적인 상황에서, 성 밖에서 적과 제대로 한 판 붙어본다는 선택은 세상 사람들의 비웃음을 살만한 그야말로 계란으로 바위치기에 가깝습니다. 말도 안 되어보이는 미친 짓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아예 선택지에서 배제될만한 답안입니다.
이때 대다수의 가문의 중신들은 항복을 할 것인지 농성을 하면서 최대한 버텨볼 것인지, 결론이 나지 않는 대책회의를 끊임없이 진행 중인데, 노부나가는 일생일대의 고뇌에 잠겨 있습니다.
그런데 가신이었던 히데요시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부하들을 풀어 된장을 사 모으게 합니다. 당시 된장은 농성전에서 전쟁이 장기화되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한 보급품이었습니다. 그리고 노부나가의 부하들이 마을을 돌면서 된장을 사 모으고 있다는 첩보는 이마가와 군의 진영에도 들어갑니다. 아마 히데요시 정도의 뛰어난 인물이면 주군인 노부나가가 농성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음을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하들에게 된장을 사 모으게 시킨 것이지만, 만일 농성전으로 가게 된다면 어차피 필요하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라서 그리한 것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힘의 차이가 저절로 방심을 유도했던 것이었는지 된장이 효과를 발휘합니다. 요시모토의 참모들의 생각도 노부나가에게 남은 길은 항복이나 농성 둘 중 하나였는데, 1/10도 안 되는 약소한 전력으로 야전을 선택하는 것은 자살하겠다는 말과 같았고, 상대의 반응이 항복일지 농성일지를 생각하고 있는데 된장을 사 모은다는 첩보가 입수된 것입니다. 농성이 확실하다고 단정한 요시모토군의 모든 작전은 공성전으로 초점이 맞춰집니다. 야전의 가능성을 염두에서 지워버리면서 요시모토군 전체의 분위기가 풀어지는데, 이제 공성전이 며칠이나 걸릴 것인지가 주된 관심사이고 경계나 첩보수집은 느슨해져 버린 것입니다.
더욱 결정적이었던 것은 꼬리에 꼬리를 잇는 승전보입니다. 동쪽에서 무슨 성채를 서쪽에서 무슨 성채를 함락시켰다는 보고가 줄을 잇습니다. 문제는 적군의 저항이 아니라 엄청난 대군을 조잡한 전국시대의 도로로 진군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요시모토는 대군을 여러 부대로 나누어 오다의 성채들을 공략시키면서 자신은 직접 직할대 5천을 거느리고 최후방에서 차곡차곡 진군해나가는 중이었습니다.
오다의 성에서 쎄게 뛰면 반나절 거리인 오케하자마 분지에 도달한 요시모토는 더위 때문에 죽을 맛이었습니다. 체중이 30관(112kg)에 육박했다는 비만장군 요시모토는 너무 비대해서 말을 탈 수 없어 가마를 이용했다는데 가마 속은 특히 무덥습니다. 원래 땀이 많았던 요시모토는 자기 땀에 빠져 익사할 지경입니다. 안전한 나루미 성채에 벌써 도착했어야 할 요시모토의 본진 5천이 더위와 방심에 지쳐 협소한 오케하자마 분지에서 잠시 달콤한 휴식을 취하는데 용의주도한 요시모토로서는 이례적이었습니다. 방심한 요시모토의 무장들은 부하들이 갑옷과 투구를 벗고 널브러져도 나무라지 않습니다. 자기들도 살인적인 더위에 갑옷이고 뭐고 홀딱 벗고 드러눕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요시모토의 본대가 오케하자마에 다다를 무렵부터 노부나가는 요시모토의 동정을 속속 전해 듣고 있었는데, 된장을 구입한다고 광고하고 다니던 히데요시의 부하들이 요시모토의 동정을 전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국경의 성채들이 속속 함락되는 시점까지도 농성할 것처럼 방에서 뒹굴던 노부나가가 요시모토의 본진이 오케하자마로 길을 잡았다는 첩보를 듣자 벌떡 일어나 부인 노히메를 부릅니다.
노히메가 갑옷을 입히는 동안에 [인간 오십년, 돌고 도는 인간세상에 비하면 꿈과 같구나]
아츠모리 한 구절을 읊어낸 노부나가가 출전의 전통인 바가지를 밟아 깨뜨리고 바람같이 뛰쳐나갑니다.
노부나가가 요시모토의 선봉대가 점령한 가도를 피해 산길을 애둘러 오케하자마의 측면에 도달한 즈음 요시모토에게 또 하나의 불운이 닥칩니다. 두어 시간의 휴식을 마치려는 즈음 먹장구름이 깔린 것입니다. 잠시간에 한치 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폭우가 쏟아집니다. 날이 몹시 무더우면 수증기가 증발해 성층권으로 상승하는데, 성층권에서 차가워진 수증기는 비가 되어 쏟아집니다. 열대 지방에 하루 한 번씩 쏟아지는 스콜성 소나기는 과학입니다. 퍼붓는 소나기와 돌풍은 능선에 도달한 오다군의 동정을 완벽하게 가려주었는데, 과학조차도 노부나가를 응원해서 요시모토의 파멸을 방조합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자리에서 상상을 초월하는 기습을 당한 요시모토의 5천 본대에 대해 일방적인 도륙이 펼쳐지고, 이때 총대장 이마가와 요시모토가 전사합니다. 앞서 오다의 영지에 진군하던 2만의 병력을 두고 총대장의 목이 잘려버리자, 목적을 상실한 이마가와 군은 어이없게 퇴각하게 됩니다.
대장의 죽음으로 모든 싸움이 끝나버린 것에 대해서는 당시 일본의 봉건제도를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영주(다이묘) 밑에 가신이 있고, 가신들 밑에 자신들의 직속 부하들이 있는 식으로 일종의 피라미드 조직과 비슷합니다. 즉 가장 정점에 있는 다이묘의 사망은 그 밑에 부하들에게는 더 이상 월급 줄 사람이 사라진 상황으로 더 이상은 싸울 이유가 없어졌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노부나가는 적 대장의 모가지를 따버려서 한 방에 게임을 강제로 끝내버리겠다고 판단한 것이고, 그게 성공했던 것입니다. (일본사를 통틀어 수많은 전투들 중 세 번이 있었는데, 오케하자마 전투가 그 중 하나입니다)
한편, 앞서 명마와 관련한 물음에서 신하 (다)의 행동이 히데요시의 모습과 데자뷰됩니다. 또한 노부나가는 히데요시가 알아서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본인이 직접 히데요시가 되었든 다른 부하가 되었든 명령을 내려 된장을 사 모으라고 시켰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야전이야말로 가장 말도 안 되는 마치 자살과도 같은 선택이기 때문에 오히려 ‘말이 안 되기 때문에 될 수도 있다’고 본 것인데, 입시에서도 보면 가끔씩 이례적일 정도로 낮은 점수에 원서질 한 방으로 뒤집는 경우들이 있고, 그것은 모두가 ‘그 점수에 합격한다는 것’을 두고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제로 그것이 가능한 것이기도 합니다.
오케하자마에서의 기적적인 승리는 일개 소영주였던 노부나가를 전국구로 만들어주었는데, 이후 노부나가는 다시는 도박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것은 도박을 해도 누구보다도 잘할 자신이 있었겠지만, 굳이 스스로를 위험에 빠지도록 일부러 도박을 해야 할 이유는 없으니까요.
그리고 그는 신분제가 당연했던 시절, 능력에 따라 인물들을 발탁하고 철저히 공과에 따라 녹봉과 영지를 주었는데 이는 당시로서는 파격 그 자체였습니다. 또한 자유경제체제였던 락시락좌(樂市樂座) 정책을 도입했는데, 대개는 세금을 더 많이 걷어들이기 위해 세율을 높이는 것이 정상적인 판단이지만, 500년 전의 노부나가는 세율을 대폭 낮춰버림으로써 오히려 그렇지 않은 주변의 영지에서 상인들이 왕창 몰려올 것이라는 점에서 박리다매와 같은 상황이 되면서 세수를 늘릴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일종의 역발상입니다.
또한 조총이 전파되기 전까지 일본에서 주로 사용되던 무기는 창이었는데, 한 번 무엇이든 그것이 표준화되면 더 이상 개량하지 않고 그것을 당연하게 쓰는 것이 인간의 습성인 것 같습니다. 당시의 창의 길이는 6간(약 10.9m)이었다는데, 적에게 맞지 않고 타격을 가하기 위해서는 창의 길이가 더 길수록 유리할 겁니다. 물론 너무 길면 다루기가 힘들 것이니 적보다 약간 더 길면 좋을 겁니다. 노부나가는 영주가 되자마자 창의 길이를 6간반으로 반 간(0.9m)을 더 늘리도록 지시했다고 하는데, 이러한 약간의 차이는 이후 전투들에서도 무시무시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당연한 것에 대해서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 이 또한 연세대학교(延世大學敎)가 바라는 자세입니다. 바로 맹목적인 답습에 대한 타파입니다.
[2] 2014학년도 연세대학교 수시모집 자연계열 기출문제
이번에는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보려는 문제와 비슷한 해결방식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로 가볍게 시작해보겠습니다.
이번 이야기 주제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유명한 스파르타 인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스파르타인들은 그리스를 침입한 도리아 인들이 시조인데, 그들 중 일부가 그리스에 정착하여 건국한 도시국가가 스파르타입니다. 도리아 인들의 약탈로 그리스의 미케네 문명은 초토화되는데, 도리아 인들은 마치 비유하자면 늑대입니다. 토실토실한 양들을 다 잡아먹고 나니 빈 땅은 쓸모가 없어졌고, 다수의 도리안들이 다른 데로 떠나는 가운데 양치는 늑대가 출현합니다.
스파르타는 양을 몽땅 잡아먹는 대신 울타리에 가두어 놓는 방법을 시행합니다. 스파르타의 영토가 그리스 반도의 최남단인 것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마음껏 양을 포식하던 도리안들이 반도의 끝까지 이르러서야 위기의식을 느낀 겁니다. 이제 남은 양을 다 잡아먹으면 다음은 굶어야 합니다. 도리안은 남은 양을 보호하기로 결정합니다. 양떼가 보존될 정도로만 잡아먹는 정책입니다.
스파르타 인들은 그리스 원주민들을 노예로 삼고 생산활동에 종사하게 했는데, 스파르타의 인구비율은 도리안 1 : 자유민 7 : 노예 16 의 비율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적은 수로 많은 수를 지배해야 했던 스파르타는 노예반란을 억제하는데 국력을 올인합니다. 효율을 위해서 약골인 아이는 산에 내다버리고, 아이가 7살이 되면 합숙소로 들어가 혹독한 훈련을 시작합니다. 역사상 스파르타의 전사들은 강하기로 유명한데, 어릴 적부터 혹독한 군사훈련을 받게 하면서 강하게 키웠고 그래서 ‘스파르타식 교육’이라는 말도 빡세게 시킨다는 의미에서 나왔죠.
스파르타 인들에게는 삶이 곧 실전과도 같을 정도로 높은 강도의 군사훈련이 일상적이었고, 종종 남자들이 전투에 나간 틈을 타서 노예들의 반란이 일어났을 때는 여자들이 반란을 진압할 정도로 이러한 문화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았다고 합니다. 역사상 1:1로 맞붙어서는 그 누구도 스파르타 인들을 이길 수가 없었을 정도로 스파르타는 최강이었습니다.
그런데 스파르타가 그들보다 적은 수의 병력을 상대로 패배한 전쟁이 딱 한 번 있었는데, 이로부터 스파르타가 무너집니다.
당시의 일반적인 전투방식은 회전이었습니다. 이 회전은 서로의 군대가 평원에서 만나서 격돌하는 것입니다. 회전의 회는 회전할 회(回)입니다. 즉, 회전은 회전하는 전투라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당시 군대는 오른손에는 창을 왼손에는 방패를 들고 중무장한 밀집대형으로 싸웠기 때문인데, 중장보병들은 왼손에 방패를 들어서 자신의 왼편을 보호하면서 동시에 왼쪽에 위치한 아군의 오른편을 보호합니다. 이런 식의 밀집대형에서 가장 왼쪽은 방어에 유리하고 가장 오른편에 위치한 병사의 오른편은 방패가 없으니 좀 더 공격적이 되면서 전투를 하다보면 보다 빠르게 치고 나가게 되어 대열이 오른쪽 방향으로 빙글빙글 돌면서 회전하는 모양새가 됩니다. 또한 이 때문에 주력 병력은 대개 오른쪽에 배치하는 것이 통상적인 관례였다고 합니다.
물론 상대도 맞은 편에서 똑같이 오른손에는 창을 들고 왼손에는 방패를 든 밀집대형으로 싸우다보니 아군의 주 공격 포지션인 오른쪽은 반대편에 위치한 상대에게는 방어가 주가 되는 왼쪽이 되고, 마찬가지로 방어해야 할 왼쪽은 상대의 주된 공격이 가해지게 됩니다. 이 모습을 산꼭대기 같은데서 내려다보면 두 부대가 왈츠를 추는 것처럼 시계 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맞물려 회전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합니다. 이것이 회전(回戰)이라는 단어의 유래입니다.
그러면 양쪽이 포진해 있을 때는 아래 그림과 같이 돌게 됩니다.
회전에서 양군은 각자 방패로 촘촘하게 이어진 길다란 전열을 만들어 부딪칩니다. 전투의 양상은 창칼의 교환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방패로 밀어내기 시합입니다. 밀리는 쪽이 지게 되는데 줄다리기와는 정반대 형상입니다. 또한 당시에는 군대가 12열로 늘어서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아무도 이것을 개선할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12열 종대라는 것은 12000명의 군대가 있다면 1열에 천 명씩 12열로 늘어서는 것입니다. 첫 줄이 쓰러지면 다음 줄이 채우는 방식입니다. 그러다 마지막인 12번째 줄까지 뚫으면 이기는 것인데, 전열이 무너진다는 것은 마치 커다란 배가 작은 구멍 때문에 침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기원전 371년 테베의 명장 에파미논다스가 이끄는 7천의 병력과 스파르타의 1만의 병력 사이에 레욱트라 전투가 벌어지는데, 이때 에파미논다스가 수학도 아닌 산수를 가지고 천재(天才)를 발휘합니다. 에파미논다스는 터미네이터들을 상대로 정상적으로 싸워서는 도저히 승산이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일반적인 회전의 방식대로라면 스파르타는 테베 군의 오른쪽(스파르타의 왼쪽)은 공격하지 않을 것이고 테베 군의 왼쪽(스파르타의 주력인 오른쪽에 해당)을 향해 공격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입니다.
이에 에파미논다스는 기존의 12열에 왼쪽에만 38열을 강화해서 50열을 포진시킵니다. 그만큼 중앙과 우익의 병력을 빼서 얇게 하는 대신에 왼쪽에 올인한 것인데, 그러면서도 여태까지는 세상에 없었던 독특한 진형을 창조해냅니다. 기존까지의 일렬의 배치가 아닌 사선(대각선)의 형태로 진형을 짜는데, 이는 올인을 하다시피 한 좌익에서 최대한 빠르게 승부를 보기 위해 왼쪽은 돌출시키는 반면에, 약화된 중앙과 우익의 병력은 뒤로 사선으로 배치하여 적과의 교전이 벌어지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벌겠다는 의미입니다. (에파미논다스는 본인의 선택과 전략을 두고, 왼쪽에서 먼저 뚫으냐, 오른쪽에서 먼저 뚫리냐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본 것입니다.)
그 결과로
일반적인 배치라면 이랬을 포진이
에파미논다스에 의해 이렇게 바뀌게 됩니다.
그 전까지 수백 년 동안 스파르타가 자신들보다 소수의 적에게 패배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 그 누구도 스파르타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았는데 대이변이 일어납니다.
양쪽의 군대가 충돌하고, 역시나 스파르타는 강했기에 스파르타의 1열이 무너질 때마다 테베의 2열이 죽어나갑니다. 그런데 이제는 스파르타의 12열에는 끝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테베의 병력은 도무지 끝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당연히 상대도 전통적인 12열의 종대일 것이라 생각했던 스파르타는 아무리 죽이고 죽여도 끝없이 나타나는 적군에 패닉에 빠지고, 결국 주력인 우익이 무너지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빠지면서 대패합니다. 이때 스파르타의 왕도 큰 부상을 입어 결국 사망하고 수천 명의 성인 남성이 전사하게 되는데, 소수의 도리아인들이 다수의 노예를 지배하던 스파르타의 입장에서 국가가 다시는 일어설 수 없을 정도의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이렇게 에파미논다스는 수학도 아닌 산수를 가지고 그의 천재(天才)를 예술적으로 입증해냄으로써, 그의 이름을 전설로 남기고 신화가 됩니다. 그리고 그 원동력은 근본적으로 ‘변화를 지향하는 태도’,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에 있었다고 봅니다.
앞서 스콜성 소나기 이야기 덕분에 완승한 오다 노부나가의 이야기를 다루었고, 이번에는 지구과학 문제에 대해서 봐보도록 합시다.
그런데 지금까지 자연계열 문제를 직접 다루지는 않았지만, 사실 연세대학교에서 문과생이든 이과생이든 연세대학교의 학생들에게 바라는 바는 근본적으로 같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연세대학생으로서의 기본 교양에다가 교과지식적인 차이가 문과 과목인지 이과 과목인지에 따라 내용만 다른 것일 뿐입니다. 그리고 연세대학교의 기본 교양에 해당되는 내용들은 위쪽에서 지금껏 파란색으로 칠해놓은 문구들이죠.
그 말은 지금까지 인문계열 문제만을 다룬 것 같아보여도 위에 언급되고 강조된 내용들이 자연계열 학생들에게도 기본 베이스로 깔려야 하는 내용들이라는 점은 똑같다는 의미입니다. 단지 자연계열의 경우는 이과에서 배우는 수학이나 과학의 내용이 덧칠해진 것일 뿐이고, 이과의 학습량이 문과에 비해 좀 더 많기 때문에 문과는 글로써 교양만을 테스트한다면 이과는 수리논술만 엄청 잘 풀어도 합격할 수도 있다는 정도만 다를 듯 싶습니다. 하지만 자연계열에서의 과학논술은 본질적으로는 인문계열에서 보려는 능력과 서로 같습니다.
아래는 연세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도 올라와있는 2014학년도 자연계열 지구과학 기출문제입니다.
문제가 다섯 개가 있는데, 그 중 [2-4]를 보겠습니다.
문제의 요구사항에 따르면 제시문 (라)를 참고하여 [그림 1]에서 관찰된 다양한 화산의 형성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해양 탐사선이 발견하게 될 해저 지각 구조의 특징을 추정해야 합니다.
(라) 대륙 탐사선의 관찰로부터 B행성의 대륙에는 성층형 화산대가 해안선과 평행하게 발달해 있으며, 인접한 바다에는 순상형 화산섬 열도가 동서 방향으로 [그림 1]과 같이 형성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탐사선에서 나온 로봇이 대륙의 화산대를 따라 채취한 안산암질 암석으로부터 방사성 동위원소의 양을 측정했을 때, 모원소에 대한 자원소의 비율이 일정하게 관찰되었다. 또한 화산섬 열도의 현무암질 암석에서 방사성 동위원소의 양을 측정했을 때에는 동쪽의 암석으로 갈수록 모원소에 대한 자원소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
먼저, 현무암은 제주도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암석이니 다들 들어도 보셨고 검은색에 구멍이 여기저기 뚫려있는 돌덩이를 직접 본적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안산암은 경기도 안산에서 나는 돌덩이라서 안산암이 아니라 현무암과 마찬가지로 화산활동을 통해 형성되는 암석인데, 한자로 경기도 안산과 안산암의 두 안산(安山)이 서로 같다고도 합니다. (안데스 산맥을 두 글자로 줄인 단어가 안(安), 산(山)이고 우연의 일치라네요)
그 대표적인 예로는 제주도의 용두암을 들 수 있는데, 현무암과 안산암의 결정적인 차이는 화산활동 이후 마그마가 굳을 때 얼마나 빠르게 식었는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화산활동이 지표면 근처에서 일어나면 마그마가 빠르게 굳게 되고 이때는 현무암이 되고, 좀 더 깊은 땅속에서 화산활동이 일어나서 마그마가 공기에 의해 서서히 식으면 이때는 안산암이 된다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추가적으로 네이버 백과사전을 검색해보면 이렇게도 나옵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다 외워서 답안에다가 써넣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서 분명히 수차례 강조했지만 연세대학교에서 본고사를 보는 이유는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을 선발하기 위해서라고 했듯이, 보려는 능력은 문제해결능력이지 머리 속에 얼마나 잡다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가 아닙니다. 현무암이나 안산암과 같은 암석에 관한 내용은 인터넷에 검색만 해도 쏟아져 나오는데, 지구과학 논술이라고 해서 수험생이 기껏 그 내용을 아무리 많이 자세히 적어봐야 연세대학교에서 수십 년간 대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수님들 입장에서 보면 어차피 전부 비슷비슷한 수준입니다.
→ ‘화산대를 따라 채취한 암석에서 모원소에 대한 자원소의 비율이 일정했다’ 라는 문구의 의미는 세로(위-아래)로 나있는 성층형 화산대는 동일한 시기에 형성되었다는 의미를 내포합니다.
→ ‘또한 화산섬 열도의 현무암질 암석에서 방사성 동위원소의 양을 측정했을 때에는 동쪽의 암석으로 갈수록 모원소에 대한 자원소의 비율이 점진적으로 증가함을 확인하였다.’ 라는 문구의 의미는 가로(좌-우)로 생성된 순상형 화산섬 열도는 시간차를 두고 형성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한편, 바다에 있는 순상형 열도에서는 현무암이 대륙에 위치한 화산대에서는 안산암이 주로 발견되었는데, 각각이 발견될만한 곳에서 채취되었다는 점에서 딱히 이상은 없는 듯 싶습니다.
그렇다면 아마 이런 식의 상황일 겁니다.
또한 엄마가 아들을 낳듯이 방사성동위원소는 모원소가 붕괴되어 자원소가 되는데, 당연히 모원소가 많으면 많을수록 아직 붕괴가 덜 된 것이니 생성된 지 얼마 안 된 신생 지각입니다. 엄마와 아들이 있고 이때 수명이 같다면, 시간이 많이 지나면 지날수록 엄마는 죽고 아들들만 남을 겁니다. 즉, 전체 중에서 아들들의 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시간이 많이 흐른 것이죠.
그렇다면 (라)에 따르면 화산섬 열도의 네 개의 섬은 편의상 임의의 숫자를 붙여서 예를 들어보자면, 가령 1은 1만년, 2는 2만년, 3은 3만년, 4는 4만년과 같이 동쪽으로 가면 갈수록 생성된 지 오래된 섬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겠습니다.
[2-4] [그림 1]에서 관찰된 다양한 화산의 형성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해양 탐사선이 발견하게 될 해저 지각 구조의 특징을 추정하시오.
특징 1. 대륙에 위-아래로 길게 늘어서 있는 성층형 화산대는 비슷한 시기에 생성되었다. 또한 주로 지각을 구성하는 판들이 화산대를 따라 분포하는 만큼 화산대를 경계로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특징 2. 바다에 좌-우로 형성된 순상형 화산섬 열도의 섬들은 각기 다른 시기에 시간의 차이를 두고 생성되었는데, 방사성동위원소의 모원소와 자원소의 비율을 통해 추론해보면 동쪽으로 갈수록 생성된 지 오래되었을 것이다.
특징 3. 특징 1과 2를 종합해보면, B행성의 지각은 위-아래로는 비슷한 시기에, 좌-우로는 시간의 차이를 두고 생성되었을 것이다. 또한 대륙의 성층형 화산대는 가장 동쪽에 위치해있으므로 화산섬 열도보다도 훨씬 오래 전에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유추할 수 있다.
그런데 한 번 생각해봅시다.
행성은 둥글죠?
세계 지도는 사각형이지만, 지구본은 구형인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그림 어디서 본 적 없습니까?
세계적으로 유명한 광고 천재 이제석 씨의 뿌린 대로 거두리라> 라는 작품입니다.
그렇다면 화산대가 화산섬 열도에 비해 반드시 오래되었다고만 단정지을 수 있을까요? 물론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맞겠습니다만, 100%의 확률이라고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극히 드물고 드문 케이스로 아주 작은 확률이지만, 극단적인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특히나 문제에서는 우주의 어느 한 행성을 예시로 던져주었는데, 이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일들을 항상 똑같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의 여지를 던져준 겁니다.
이에 화산대에 5라는 순서를 매기는 것이 일반적이겠지만, 반대로 뒤집어서 화산대부터 숫자를 세기 시작해서 지도상의 동쪽 끝에 도달하는 순간 서쪽의 끝으로 시선을 옮겨서 계속 이어서 숫자를 세겠습니다. 따라서 화산의 생성과정에 있어서, 화산섬 열도의 생성은 섬의 크기 순서처럼 동쪽으로 갈수록 오래되어 1, 2, 3, 4라 한다면, 화산대에는 5라는 숫자에 동시에 0이라는 숫자를 매기겠습니다.
바로 이렇게 말입니다.
이 두 개의 그림은 같은 그림이니까요
PS. 문제에 주어진 그림은 우주의 많고 많은 어딘가에 있는 B행성이지 지구가 아닙니다. 화산대와 화산섬열도 사이에 섭입형 경계가 있을 텐데, 그렇다면 화산대가 어떻게 더 오래될 수 있냐고 반론한다면, 이에 대해서는 저 사이에 섭입형 경계가 있을지 혹은 뭐가 있을지, 그건 B행성을 까봐야 알 수 있는 것이지 그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며, B행성이라는 곳에서는 기존까지 인간이 알지 못하던 새로운 모습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연세대학교에서는 다양한 가능성의 여지를 열어두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을 학생 (다면사고가 가능한 학생)을 원한다는 것도 추가적으로 말씀드립니다.
[3] 연세대학교 2014학년도 수시모집 면접기출
한편, 서두에 언급했던 짐 로저스의 방송 중 내용을 가지고 사족을 달아보겠습니다.
로저스 씨는 다른 사람의 생각에 휩쓸리기보다도 직접 스스로 능동적으로 생각할 것을 강조했는데, 연세대학교에서도 인재상으로 창의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방식을 통해 주어진 문제의 상황을 훌륭히 해결할 수 있는 학생을 원한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입니다.
그 다음으로 그는 철학을 공부하라고 조언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도 철학이 생각하는 학문이기 때문인 것 같네요. 그리고 철학이라고 했지만 강연에서의 맥락으로는 철학에만 국한되지 않는 인문학(문학/역사학/철학-문사철)을 전반적으로 강조했고, 사견으로는 대학 입시를 위해서 공부할 필요는 없고 나중에 대학생이 된 이후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에는 참 좋은 취미라고 생각됩니다. 또한 이 글에서도 여러 역사적 인물들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주요 논지를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특히 전쟁과 관련된 이야기를 주로 꺼내는데, 이는 전쟁과 같은 극한 상황에서야말로 인간이 사력을 다해 최대한의 창의성을 쥐어짜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다양한 분야 중에서도 특히 전쟁사는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투쟁의 연속이자 혁신의 역사였습니다.
한편, 종종 학부모님들께서 ‘저희 집 아이는 어려서부터 책을 많이 읽었어요’ 이렇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크게 두 가지 경우로 나뉩니다. 첫째는 책은 많이 읽었지만 책에 써있는 글자 그대로 책의 글자를 읽은 경우인데 다수에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소수에 속하는 경우는 책을 읽고 책에서 얻어가는 것이 있는 경우인데, 로저스 씨의 첫 번째 조언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기로는 많은 책을 읽기보다도 양질의 책을 몇 권을 제대로 읽고 많은 것을 배워가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
로저스 씨의 세 번째 조언은 다들 ‘미쳤다’고 하는 ‘특별한 일’을 찾으라는 것인데, 여기서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먼저 다들 ‘미쳤다’고 반응한다는 것은 그만큼 상식을 넘어서는 독창적이고 독특한 발상이어야 함이 전제가 되고, ‘특별한 일’이라는 점에는 그러한 발상이나 아이디어가 충분한 경쟁력과 합리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앞서 살펴본 레욱트라 전투도 일종의 역발상으로 반대로 치고 들어가서 승부수를 띄운 것인데, 우선 기존의 관습이나 통념을 전복시켰다는 점에서 ‘미쳤다’는 반응이 나올 만도 하면서 실제로 결과도 충분히 합리적이고 승산도 있었습니다. (물론 이는 더 앞쪽에 노부나가의 사례나 다른 문제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에 ‘미쳤다’는 반응이 나오면서도 별로 특별하지 않거나 혹은 경쟁력이나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때는 ‘무리수’가 됩니다. 비록 큰 성공을 거두기 앞서 여러 번의 실패를 겪는다고는 하지만, 이때는 무리수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이번에는 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무리수’와 ‘신의 한 수’ 사이에서 오갔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에파미논다스의 사선진과 마찬가지로 전쟁에서의 극한 상황에서 발휘된 ‘신의 한 수’ 인데, 히데요시 사망 이후 일본의 각 지방의 다이묘들은 히데요시의 아들 히데요리의 편에 선 서군(西軍)과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東軍)으로 동서의 두 파벌로 나뉘어 대립합니다.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진 전쟁이 일본의 역사를 가른 세키가하라 결전이고, 이때 큐슈 남단 사츠마(가고시마)에 시마즈 요시히로(島津 義弘)라는 인물이 활약합니다.
본래 그는 동군에 가담하고자 했다는데, 뜻하지 않게 서군의 한복판에 남겨지게 되면서 서군에 가담하게 됩니다. 그런데 동군과 서군이 각각 8만 도합 16만에 이르는 대전투에 각지의 영주들이 대개 만 단위의 병력을 끌고 온 것에 비해 영지에서 일어난 반란 등으로 인해 그가 이끌고 참전한 인원은 고작 1500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한편, 원치 않게 서군에 가담하게 되었지만 나름대로 승리를 위해 이것 저것 작전을 건의도 하고 했으나, ‘끌고 온 병력이 적은데 말이 많다’고 서군의 총대장 이시다 미츠나리로부터 면박을 당합니다. 시마즈 요시히로는 일본사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명장 중에 한 명이었는데, 본인이 성의 있게 말을 해줘도 한참이나 실력이 딸리는 지휘부에서는 이를 듣지 않는 상황이고 아무리 봐도 답이 없어 보입니다. 이에 요시히로는 싸움이 시작되고 끝날 때까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고 하는데, 역시나 대결전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군이 패배합니다.
세키가하라 전장도 - 파란색이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동군, 빨간색이 서군
서군의 패배가 확정된 후, 서군의 제장들은 전속력으로 서쪽(뒤쪽)을 향해 패주하기 시작하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들은 결국에는 추격대에 모두 붙잡혀 사형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시마즈 요시히로는 이 상황에서 기적과 같은 묘수로 죽지 않고 살아서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일단 이 상황에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뒤쪽(서쪽)으로 달리는 겁니다. 최대한 빠른 속도로 전장을 이탈하는 것인데, 이때 생사의 여부는 다리 근육의 힘에 달려있습니다. 그렇지만 연세대학교에서는 다리 근육이 튼튼한 학생보다도 똑똑한 학생을 원하며, 연세대학교의 인재상과도 이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데 위의 지도에서 보듯이 유일한 선택지로 서군에게 퇴로는 뒤쪽(서쪽)밖에는 없습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시마즈 요시히로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내면서 2번 선택지를 만들어냅니다.
다른 아군들은 뒤쪽(서쪽)을 향해 내달리고 이를 쫓는 동군의 추격대도 서쪽을 향해 달리면서 세키가하라 전장에 있는 모든 부대들이 서쪽으로 향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그의 부대는 동남쪽으로 전력을 다해 돌진합니다. 동남쪽 방향은 적의 본진이 있는 위치로 상식적으로 말도 안 되는 죽을 자리였지만 천재의 눈에 의해 살아날 자리로 뒤집히는 기적이 일어나는데, 이는 적의 본진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뚫고 퇴각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이를 본 동군의 추격대는 모든 전투가 끝난 후, 동쪽을 향해 달려오는 부대를 보고 그냥 보내줍니다. 도망가는 적군은 상식적으로 서쪽을 향해 내달리고 있을 것이기에 너무나도 몰상식했던 요시히로의 부대를 보고 당연히 아군일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또한 몇몇은 적군임을 식별했음에도 듣도 보도 못한 전대미문의 사태에 너무나 황당하고 당황한 나머지 순간적으로 멍때리고 그냥 보내줍니다. 이에야스의 본진에 다다를 무렵에야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동군의 본진은 경악하고 그제서야 난리가 나서 추격대를 보내 뒤를 쫓게 합니다.
그리고 이때 또 한 번 기지를 발휘하는데, 퇴각하는 요시히로 부대의 일부를 갈라 추격해오는 적을 향해 달리던 방향을 반대로 바꿔 돌격하는 전술(스테가마리)을 반복합니다. 이때의 목적은 적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살아서 도망가는 것이기에, 추격해오는 적의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지연시키기 위해서 적의 병력은 무시하고 오로지 적장만을 저격합니다. 마치 도마뱀의 꼬리 자르기와 같은 전략인데, 추격대에 따라잡힐만하면 본대는 그대로 계속 도망을 치면서도 일부의 부대가 적을 향해 돌진하면서 계속해서 시간을 벌어줍니다.
1500이었던 병력은 갈수록 줄어들었지만, 추격대를 이끌던 동군의 지휘관들이 사망하고 큰 부상을 입자 이긴 싸움에서 무리한 추격을 중단하라는 지시가 떨어지고 결국 80명이 살아서 무사히 퇴각합니다. 이때 서군에 가담한 모든 영주들은 전장에서 전사하거나 붙잡혀 처형당했으며, 혹은 싸우기 전부터 사전에 항복을 한 경우도 영지를 대부분 몰수당해 1/3로 축소되지만, 시마즈 요시히로 만큼은 건들지 못합니다.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먼저 그가 세키가하라에서 보여준 모습이 굉장히 강렬한 인상을 남겼으며, 쫓아오는 추격대에는 상당한 피해(정작 본 전투에서는 동군의 지휘관 중 아무도 죽거나 다치지 않았는데 요시히로의 부대를 추격하면서 사상자가 발생)를 입혔는데, 이끌고 온 병력이 적었던 만큼 아직 영지에서 저항할 힘이 충분했고, 쳐들어오면 곱게 죽어주지 않겠다고 완강히 저항한 결과였습니다.
또한 완강히 저항하면서도 본인은 전투가 끝날 때까지 싸우지 않다가 전투가 끝난 후에야 움직이기 시작했는데, 이는 본래 싸울 의사가 없었지만 어쩔 수 없이 그리된 것이라며 발뺌하면서 이에야스의 밑으로 들어가는 조건으로 현상유지의 관대한 처분을 받아냅니다.
아마 이런 모습이 로저스 씨의 세 번째 조언에 해당되는 선택과 판단의 사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남들이 보고 ‘미쳤다’고 할만한 일은 대부분 그 결과로 볼 때 ‘무리수’ 였거나 ‘신의 한 수’로 끝나는데, 사실 ‘무리수’와 ‘신의 한 수’는 한끝 차이라고 생각됩니다.
한편, 본론으로 들어가서 과거 2014학년도에 출제된 기출 면접문제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이 문제는 당시 해당 전형에서 1단계를 통과한 모든 면접대상자들에게 동일하게 주어진 문제였습니다.
[제시문] 세계 제국이었던 몽골(원나라)에 어느 왕이 있었는데, 왕에게는 어릴 적부터 가깝게 지내온 의형제 사이의 매우 친한 사이였던 상인이 한 명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상인이 왕에게 와서 개인적인 사업을 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융통해달라는 부탁을 했고, 왕은 흔쾌히 빌려주었습니다. 그리고 몇 주 뒤 기존의 투자금을 모두 날리고 상인이 다시 왕에게 찾아왔는데, 한 번 더 왕에게 도움을 청했고 왕은 웃으면서 자금을 빌려주었습니다. 다시 몇 주의 시간이 지나고 상인이 왕에게 찾아와 다시 또 한 번 더 자금을 융통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왕은 이번에도 흔쾌히 빌려주고자 했지만, 이번에는 신하들이 크게 반대했습니다. 신하들은 계속해서 사업에 실패하는 상인에게 자금을 지원해주어도 어차피 이번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결국은 무의미할 것이라며 더 이상은 빌려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왕은 얼마 되지 않는 금액이라 괜찮다고 답하면서 신하들의 간언을 무시하고 상인에게 재차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었습니다. |
[문제] 경제적 관점에서 왕과 신하들의 행동에 대해서 논평하시오
이런 문제가 출제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때 당시 절대적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왕이 신하들의 충언을 무시하고 비합리적으로 판단하여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왕의 그릇된 결정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피력하는 한편으로 신하들의 결정이 경제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에 대해서 본인들이 알고 있는 관련된 모든 지식들을 쥐어짜서 총동원하는 눈물겨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한 이후 다수의 면접 후기들을 참조해보면, 당시 면접장에서 ‘화려한 경제적 개념과 경제학 용어를 얼마나 활용하여 본인의 뛰어남을 잘 드러냈는지’를 바탕으로 각자들의 합격가능성이 거론(巨論)되었으며, 이로부터 모두의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또한 일부 학원들은 이를 두고, “연세대학교에서 경제와 관련한 지식이 많은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는 내용을 출제하였으며, 이에 경제와 관련된 기본적인 배경지식은 반드시 미리 숙지해야 한다”면서 “앞으로는 ‘맨큐의 경제학’ 정도는 가급적 선행학습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연세대 대비 면접 특강반에 경제와 관련된 수업을 신설하는 등의 발빠른 행보를 보여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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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얼핏 봐서는 연세대학교 본고사 면접문제치고는 지문의 난이도나 내용이 너무 쉬워보였나 봅니다. 당시 이 문제를 두고, ‘도대체 이런 정도 수준의 문제를 가지고 연세대학교에서 어떻게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 언론사의 기자님들을 포함한 많은 분들께서 진심 어린 걱정을 보내주셨으며,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는 사실상 당락은 1단계에서 이미 내정된 상태로 면접은 단지 형식적으로 치른 것이라는 음모론도 제기되었습니다.
이런 류의 기사는 아마 한 번쯤은 접해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http://www.hankookilbo.com/v/e2e710b046d64ca083ac3ffb64f9062d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문제의 난이도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렵다보니 그것이 어려운 줄도 못 느껴질 정도로 너무나 어려워서 도리어 쉽게 느껴질 뿐입니다. 따라서 선발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으며, 변별력이 없거나 난이도가 낮음으로 인해 그로 인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 문제에서 연세대학교는 학생들에게
상인이 비록 사업에 실패해서 투자금을 몽땅 날려버린다고 해도, 돈이 사라져버리거나 하늘로 날아가지는 않는 이상 왕의 나라에서 어느 누군가는 상인이 손해를 본만큼은 돈을 벌었을 것이고, 이로부터 돈이 돌고 돌아 국가의 상업을 발전시킬 것이며, 그 최종적인 결과로 세수가 늘어난 만큼 어차피 다시 왕의 국고로 귀속될 것이다.
라는 답을 원했습니다.
『무릇 재물은 우물과도 같다. 우물의 물은 퍼서 쓸수록 자꾸만 가득 채워지는 것이고, 이용하지 않으면 말라 버리고 마는 것이다』
근검절약만이 미덕으로 강조되고 상업이 천대받던 시절, 화폐와 재화가 원활하게 유통되어야 함을 주장하며 소비를 우물물에 비유하여 ‘절약보다 소비를 권장’ 했던 박제가 선생의 우물론이 생각나는 구절입니다. 이 때문에 몽골(원)과 같이 세계 제국을 이룬 거대한 나라라는 단서 조건을 주었는데, 이는 어차피 돈이 아무리 돌아봐야 그 나라 안을 못 벗어나고 그 안에서 돌고 돌 것이라는 일종의 힌트였죠.
국고가 부족한 상황에서 초대형 토목사업과 같은 무리한 지출이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개인적인 사업자금을 조달해주는 정도면 딱히 이 부분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다만 앞서 2번의 반복된 경험을 통해 봤을 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가능성이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자금을 융통해준다는 것은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낭비’가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죠. 게다가 단지 개인적인 친분에 의해 투자금의 회수 가능성이 별로 없어보이는 상인에게 계속해서 자금을 지원해준다면, 이는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행위로 일국의 왕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처럼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행위가 누군가에게는 ‘낭비’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다른 누군가에는 ‘투자’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즉, 왕의 결정은 실상 자신의 나라에 여유자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면서, 이로부터 상인과의 우정도 지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물론 왕은 어릴 적부터 친한 상인이어서가 아니라, 전혀 안면도 없는 모르는 사람이 왕에게 대뜸 찾아가서 똑같은 부탁을 했더라도 얼마든지 들어주었을 것입니다. 마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등장하는 연암 박지원 선생의 허생전에 나오는 허생과 변생원의 모습이 데자뷰되는 광경입니다.
이렇듯 학원이나 학교, 학생 및 학부모의 관점에서 보는 것과 대학 및 대학 관계자가 보는 관점은 다소 다르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연세대학교 본고사를 대비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은 연세대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기출문제를 최대한 많이 풀어보시고 논술특강 동영상 및 자료집을 여러 번 반복해서 청취 및 학습하는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또한 방금 문제에서는 ‘경제와 관련된 교과 및 배경지식’을 얼마나 많이 그리고 열심히 학습했었는지가 아니라, 연세대학교에서 원하는 남들과는 다른 독특한 시각과 독창적이면서 창의적인 발상을 보고 싶어했다는 것은 앞에서부터 보여드렸던 것과도 계속해서 마찬가지임을 여실히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는 아주 당연한 것인데, 교과 혹은 그 연장선 상의 배경지식은 어차피 대학에 입학한 후 가르쳐서 머리 속에 집어넣기만 하면 대부분 따라올 수 있는 반면에, 연세대학교에서 원하는 인재상에 부합하는 자질은 단순 지식에 비해 대학에 입학해서 노력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쉽게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4] 연세대학교 2014학년도 인문계열 기출문제
지금까지 인문계열 학생들의 논술고사 문제와 자연계열 학생들의 논술고사 문제, 그리고 구술면접 기출문제를 살펴봤습니다. 분명히 강조드리지만, 연세대학교의 문과생도 연대생이고 이과생도 연대생입니다. 문/이과 각각에서 배우는 내용은 약간의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문과 연대생이건 이과 연대생이건 연세대학교에서 보려는 자질이자 소양은 동일해야 그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또한 논술로 뽑은 연대생이건 면접으로 뽑은 연대생이건 마찬가지로 둘 다 연대생이듯이 논술에서든 면접에서든 원하는 인재상은 본질적으로 동일할 수밖에 없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연세대학교는 과거에도 연세대학교였지만 지금도 연세대학교이고, 앞으로의 미래에도 연세대학교입니다. 그렇다면 연세대학교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세대학교일 수밖에 없듯이 마찬가지로 과거에 출제되었던 문제가 지금 출제되는 문제와 본질적으로 동일함은 필연적입니다. 물론 본고사 문제들을 통해 보려는 능력이나 자질, 소양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앞서 연세대학교 입학처 홈페이지에 올라와있는 과거 기출문제들과 논술자료집 및 논술특강 동영상 등을 가지고 공부하라는 말씀을 드렸는데, 기출문제가 언제의 것이든 지금의 형식과 같이 2006년 이후 출제된 문제들은 모두 유형이 동일하며, 특히 입학처 홈페이지에 과거의 문제들을 탑재해 놓은 것도 그러한 의미이니 참고하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당연하겠지만, 학부 뿐만 아니라 연세대학교 대학원생도 마찬가지로 연세대학교의 학생이라면 대학원 면접에서 묻는 질문들도 마찬가지이겠죠? 예전에 출제된 대학원 면접 문제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일전에 연세대학교 경영대에서 대학원생을 선발할 때의 면접 문제인데 굉장히 오래 전에 출제된 문제입니다.
다음과 같은 네 곳의 기업이 있을 때, 매력적인 투자처의 순서를 정하고 그 이유에 대해 답하시오 (가)기업 : 부채가 전무하고, 매출과 순이익이 안정적이며 재무적으로 매우 우량한 기업 (나)기업 : 총매출은 높지만, 부채가 많고 순이익도 적자인 기업 (다)기업 : 상당한 부채가 있지만, 재무적으로 이를 감당할 여력이 충분한 기업 (라)기업 : 약간의 부채가 있으며, 재무적으로 적당히 우량한 기업 |
물론 대학원 면접 문제였던 만큼 이렇게 물어본 것은 아니고, 지면에 재무제표라든지 경영학에서 학부 때 배우는 여러 지표들을 주고 그것을 이렇게 쉽게 말로 요약한 결과가 위와 같습니다.
전해 듣기로 대부분은 (가)-(라)-(다)-(나)와 같은 방식으로 대답을 했다고 하며, 이는 ‘바람직한 답안’에 해당됩니다. 대충 짐작하겠지만 연세대학교에서 원한 더 좋은 답은 (다)-(나)-(가)-(라)입니다.
부채는 많으면 많을수록 이는 실적이 그만큼 좋지 않다는 의미로 일반적으로는 대개 부정적으로 여겨집니다. 그런데 부채라고 하는 것은 누군가로부터 자금을 빌려서 발생한 것인데, 이는 뒤집어 생각해보면 자금을 끌어올 수 있을 만큼 그 회사의 신용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때 신용도는 그 회사의 기본 펜더멘탈이나 혹은 잠재적 성장가능성 등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결과이고, 부채가 많다는 것은 다수가 그 회사의 가능성을 믿고 투자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 기술력이나 성장 잠재력은 뛰어난데 자금이 모자란 벤처기업들의 경우 초기에는 여기 저기에서 자금을 끌어와서 남의 돈으로 사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와 같은 회사와 같이 감당가능한 정도의 상당한 부채가 있다는 것은 나름대로 실력이 있어서 이것 저것 해보고는 싶지만, 안타깝게도 여력이 없어서 지원을 받아서 진행 중일 가능성이 있는 셈이죠. 그러면서도 Risk도 감당가능한 범위 내에 있으니 Return도 높겠지만 Risk는 그에 비해 적은 최고의 기업일 수 있습니다.
또한 (나)와 같은 회사도 마찬가지인데 다만 리스크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이때는 굉장히 조심해야 할 필요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는 때로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런 회사의 경우 High-Risk인만큼 가령 채권시장에서의 기업채의 금리(수익률) 역시 높게 책정되어있을 텐데, 만약 회사의 경영이 정상화만 된다면 이때는 High-risk이지만 그에 따른 High-Return이 돌아오게 됩니다. 아무도 이런 회사에는 투자하고 싶지 않을 것이며 투자를 꺼릴 것이기에, 만약 잘만 된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은 충분할 것입니다.
한편, (가)의 경우는 굉장히 재무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회사지만, 이는 사업 확장에 소극적이라서 그런 것이라는 단점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안정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내기 때문에 나쁘지는 않겠지만, 잭팟과 같은 한 방이 터질만한 매력적인 투자처는 아닐 가능성이 높고, 한 방이 제대로 터진다면 이들 네 개의 회사 중에서는 (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짐 로저스 씨는 또한 ‘반대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성공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는 저의 평상시 지론과도 같았는데, 그래서 저도 제 의견에 대해서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때 가장 안심합니다. 사견을 담아 주관적으로 부연하자면 어떠한 일에 대한 기댓값은 그 일의 보수에 확률이 곱해진 결과이며, 반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확률이 낮아질 수는 있어도 보수를 혼자 독점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곱해져서 나오는 값은 오히려 크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또한 이를 넘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그 수준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면, 몇 명이 반대를 하든 이때는 확률값이 변수가 아닌 고정 상수가 됩니다. 어떠한 사안에 대해서 그 의견이 1:9, 1:99, 1:999로 갈리는 상황에서, 이때 1이 맞고 나머지가 다 틀릴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다고 한다면, 이때는 몇 명이 반대하든 그 숫자에 무관하게 1이 맞을 확률은 고정 상수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때는 많은 수가 반대하면 반대할수록 기댓값은 계속 높아집니다.
실제 이에 가장 부합하는 대표적인 예시가 정시모집에서의 원서지원입니다. 어떠한 모집단위에서 합격선이 비정상적으로 낮게 형성되는 현상이 발생한다면, 이때는 아무도 예상을 하지 못해야 합니다. 만약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면 다들 지원할 것이고, 합격선은 결코 낮게 형성되지 않을 것입니다. 이 때문에 과거 2012학년도, 2014학년도 고려대학교에서는 일부러 원서접수기간을 단축하여 조기마감을 한 적이 있었는데, 보통 원서접수기간을 다른 경쟁대학들에 비해 짧게 단축하는 경우 이는 지원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어 합격선이 저조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런데 고려대학교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는 상황에서 자교의 합격선에 펑크를 내기 위해 일부러 접수기간을 단축했는데, 이는 당시 그때 수능이 물수능이어서 어차피 1등급이나 2등급이나 별로 변별력이 없다고 판단되는 상황이었고, 그런 와중에는 차라리 원서질을 잘하는 학생을 뽑는 것이 오히려 쓸만한 학생들을 건지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만약 수능이 어렵게 출제된 해였다면 이때는 수능 점수가 높은 학생이 뛰어난 학생일 가능성이 높겠지만, 어차피 수능이 쉽게 출제된 상황에서는 같은 곳을 더 낮은 점수로 합격한 학생일수록 더 뛰어난 학생이라는 의미입니다. 고려대학교에서는 수능 이후 어디를 지원해야 할지를 두고, 이를 ‘문제상황’ 이라 놓고 그것을 해결하는 능력으로서 의사결정의 3대 요소인 판단력, 분석력, 결단력을 보려고 한 것입니다. 이에 고려대학교에서는 당시 제발 합격선에 더 크게 펑크가 나기를 기원했다고 하며, 여기 저기 합격선이 낮게 형성된 것을 보고 매우 흡족해했다는 후문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2014학년도에 출제된 인문계열 기출문제를 봐보도록 하겠습니다. 그 중에서 2번 문제만 보겠습니다.
http://www2.yonsei.ac.kr//entrance/2014/SUSI/FILE/2014_susi_nonsul_Hu.pdf
먼저 답안부터 보여드리겠습니다.
[문제 2] ‘상상’, ‘주체’, ‘폭력’ 개념을 모두 사용하여 ‘공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시오. 제시문 (가), (다), (라)의 사례를 활용하시오. (1,000자 안팎으로 쓰시오. 50점) [모범 정답] 주어진 개념들과 주석을 활용해서 ‘공감’에 대해 표현하자면, ‘공감’이란 ‘주체’가 ‘객체’의 감정이나 상태를 ‘상상’하여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는 행위이다. 그리고 이는 (가), (다), (라)에서 각각 나타난 ‘폭력’의 양상을 중심으로 고찰할 수 있다. 먼저 (가)의 아이히만은 국가의 명령에 복종하여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으나,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했다. 이는 공감의 주체인 그가 유대인들에게 가해질 폭력에 대해 전혀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며, 이로써 그의 공감능력이 결여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허나 평상시 그와 유대인들과의 관계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이러한 경우 폭력의 발생여부는 전적으로 외부의 지시에 의해 좌우되므로 (가)를 통해 ‘공감능력의 부재’는 ‘폭력의 발생’과 실은 전혀 무관함을 확인할 수 있다. (다)에서 아킬레우스는 살려달라는 뤼카온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그를 처형한다. 아킬레우스는 절친한 친구인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대해서는 깊이 공감했지만, 뤼카온에게는 전혀 공감하지 못한 것이다. 오히려 친구의 죽음을 들어 뤼카온에게 필멸자로서의 유한성을 받아들이도록 공감시키고 있으며, 이에 (다)에서 ‘공감’은 ‘폭력’을 합리화하는 기제로서 악용되고 있다. 한편, (라)의 에버렛 워딩턴은 어머니를 살해한 강도에게 복수하는 상상을 하던 중, 자신도 강도와 다르지 않다는 점을 깨닫고 결국 용서하기로 결심한다. 즉, 그는 강도에게 공감했으며, 이로써 ‘공감’을 통해 ‘폭력’의 사슬을 끊어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는 강도에 의해 어머니를 살해당한 직후, 복수심에 불타올랐다.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그의 솔직한 감정이자 자연적 본성이었지만, 그는 ‘용서에 관한 연구’로 유명했던 임상심리학자로서의 자신의 과업에 보다 더 충실했다. 이로써 그는 피해자와 스스로의 감정에 공감하기보다도 강도에게 공감하는 쪽을 택하였으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들 스스로를 본원적 감정으로부터 배리하도록 공감시켰다. 즉, 그는 스스로를 비롯한 다른 인간들에게 전혀 공감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자신의 행동을 타인에게까지 공감시키고 있다. (가)의 아이히만은 수백만의 유태인을 학살했지만 오로지 국가가 지시한 자신의 과업에 충실했을 뿐이었으며, (다)의 아킬레우스는 비록 뤼카온을 처형했지만 스스로에게만큼은 솔직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라)의 워딩턴은 진실로부터 스스로를 속이고 타인들까지도 자신을 따르도록 ‘공감’시킴으로써, 이러한 ‘폭력’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인되도록 하는 ‘최악의 폭력’을 저지르고 있다. 이는 또한 각자의 본원적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도록 공감시키는 행위’로서, (다)에서의 아킬레우스와 같이 그 자체로도 ‘폭력’적일뿐만 아니라, 그 결과로 나타날 산물은 바로 (가)의 아이히만과도 같다. 더 나아가 ‘폭력의 전파자’로서 (라)의 워딩턴은 자신의 ‘폭력’이 확대-재생산되도록 부추기고 있다는 점에서, 실상 (가)에서 유대인 학살을 지시한 히틀러와도 같다. |
이런 답이 나와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 문제를 접해본 수험생들이라면 알겠지만, 이런 답은 어디서도 본 적이 없었을 겁니다. 대부분은 아이히만이 유태인을 학살했고, 아킬레우스는 뤼카온을 처형했다는 것을 두고 악한 존재로 보고, 에버렛 워딩턴은 착한 존재로 봅니다만 명백한 오답입니다.
아이히만은 많은 유대인을 살해했지만, 지문에 따르면 그는 국가가 지시하지 않았으면 유대인을 학살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히려 평상시에는 그가 유대인들과 친하게 지냈다는 점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그가 저지른 대학살은 시키지 않았으면 안 했을 것이라는 점에서 그는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타인의 지시에 의해 행동하는 자로서 공감능력 자체가 없는 경우이죠.
반면에 에버렛 워딩턴은 강도에게 공감하여 모친을 살해한 강도를 용서하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용서를 가르칩니다. 그런데 그는 용서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임상심리학자였는데, 그런 그가 강도를 용서하지 않는다면 그동안 쌓아올린 그의 연구나 권위를 스스로 부정하고 무너뜨리게 되는 상황에 처했던 것이었고, 그도 처음에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소리를 지르며 본연의 감정에 충실합니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딜레마의 상황에서 강도에게 공감하는 쪽을 택합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자신의 신념을 전파하는데, 이는 실상 (가)에서 아이히만에게 유대인 학살을 지시한 히틀러와 본연적으로는 똑같은 모습입니다.
한편, 작금의 상황에 대해 두고 하시는 말씀으로 보면, 학원이나 학교에서 오히려 똑똑한 학생들을 망쳐놓는 모습을 너무나 안타깝게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는 곧 연세대학교 신입생들의 전반적인 수준과도 직결되는 문제인지라, 이 자료를 통해 적당한 정도로 내용을 풀어보았습니다. 더불어 이를 감안해서 올해의 문제 난이도를 유추해보며 대비하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연세대학교의 연세는 한자로 延世이고 각각 이끌 연(延), 세상 세(世) 자인데, 순서를 반대로 뒤집어서 그대로 해석하면 '세상을 이끌다.'가 됩니다.
延 : 이끌 연, 캐리하다 연
세상을 이끄는 이름 연세(延世)
※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은 사전에 검토를 받고, 수정할 내용들은 이를 반영해서 올린 것이므로 태클이나 반론은 받지 않겠습니다.
※ 연세대학교 이외에 다른 대학들에 대해서는 이러한 자료를 올릴 계획이 없습니다. 다만 타 대학들도 각 대학 입학처 홈페이지에 탑재되어 있는 과거 기출문제 및 자료집들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은 마찬가지임을 말씀드립니다.
※ 이 글에 달리는 댓글에 대해서는, 저보다도 연세대학교에 대해 더욱 잘 아시는 다른 분께서 답변해주실 것이니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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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글이지만 연대에 대해 정리 잘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대체...
이제라도 보게 되었다는 사실이 저에게 큰 축복이 될 것 같습니다.
정성스럽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학생 여러분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연세대학교를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정말로 훌륭하고 똑똑한 학생들이 학원이나 학교에서 엉터리로 가르쳐서 말도 안 되는 주입식 답안을 써내서 떨어지는 참극에 너무나도 안타까워하시면서 이 컨텐츠를 통해 부디 다섯 명이라도 건질 수 있기를 바라셨습니다.
긴 글 끝까지 읽기 어려우셨을텐데 정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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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보어와 같은 학생들을 선발하고자, 한국을 선도하는 최고의 초일류 명문사학 연세대학교에서는 이러한 답을 요구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으니, 이를 일컫어 多面思考형 본고사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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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내공의 자료... 감탄하고갑니다!
연대 인문 논술 끝나고 이글 봤는데...
연대 논술에서 허생전나옴.. ㄷㄷ
만약 연세대학교가 이러한 답을 원하는 인재를 원한다면 저는 이런 전형으로 입학하기는 어렵겠네요. 제가 이런 수준에 못 미친다는 걸 충분히 아는 걸요.
더불어 이런 생각을 하는 인재들이 모인 연세대라는 곳의 생활도 궁금하고요. 이런 학생들이 나중에 나라발전의 원동력이 될 거 같다는 생각에 흐뭇해집니다.
아주 그냥 GRYB를 했었구나....추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