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02 제2차 모의수능] 모의 수능으로 본 최상위권 전망과 경향 및 대책 (4) - 2개월 남은 수험생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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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 2개월 남은 수험생활,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가
(ORBIS OPTIMUS 운영자)
최근 교육과정평가원 주관 시험들─실제 수능과 모의 수능─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특징은 더 이상 수능 문제가 유형 별로 뚜렷하게 분류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몇 년 전 수능 시험의 난이도가 낮고, 문제가 빈출되는 단원이 뻔히 드러나 있을 때만 해도 유형 중심 학습은 호소력이 있었으나 10년 간의 문제 출제와 잦은 평가원 주관 모의 수능 시험으로 인해서 문제 소재가 고갈된 지금, 더 이상 빈출 단원이나 빈출 주제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특히 탐구 영역에서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주제들을 다루는 경우가 잦아졌다. 이번 시험의 인문계 윤리 문제에서 흄이 단독 지문으로 등장했다는 사실은 이러한 상황의 극단적인 예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지난 2003 수능에서 겪었다시피 언어 영역에서도 더이상 교과서의 뻔한 지문이나 눈에 익은 문학 작품은 많이 출제되지 않는다.
이럴 때일수록 교과서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시점이면 파이널 문제집과 모의고사 모음집을 풀어가며 실전에 대비한다고 말하는 모습을 흔히 보게 되는데, 이것은 3~4등급 학생이 1~2등급으로 올라오기 위해서 필요한 방식은 될 수 있지만, 1등급 이내의 학생들이 성적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서 적절한 방식은 아니다. 2개월 남은 시간 동안, 특히 사회 탐구 영역과 과학 탐구 영역에서는 교과서 표지가 닳도록 책을 읽어야 한다. 학습지나 파이널 문제집의 경우, 어떤 단원에서 문제가 많이 출제되고 어떤 유형의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는 식의 저자만의 편견이 있기 때문에, 문제집 중심의 공부를 하면 헛점이 생기기 쉽다. 반면, 교과서는 수능 출제진들이 보는 책이다.
수능 반영 영역 체제가 3년째로 접어들면서, 최상위권 인문계 학생들 중에서 과학 탐구 영역을 제대로 공부하는 학생은 손에 꼽을 수 있게 되었고, 최상위권 자연계 학생들 중에서도 사회 탐구 영역을 공부하는 학생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인문계에서는 서울대와 고려대의 모든 모집 단위가 과학 탐구 영역 성적을 반영하지 않으므로, 과학 탐구 영역을 포기하는데 따른 부담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의 과학 탐구 기피 풍조는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 연세대 쪽에도 관심이 있는 인문계 학생이라면, 오히려 과학 탐구 영역에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연세대 합격이 한결 더 수월해 질 것이다. 지금은 가군에 연세대를 쓸 지, 고려대를 쓸 지를 확실히 정해야 한다. 전자라면 과학 책을 손에서 놓아서는 안 되며, 후자라면 수리 영역 공부에 특히 집중해야 한다. 고려대 인문계 입시에 있어서 수리 영역의 중요성은 원서를 넣을 때가 되면 모두 깨닫게 될 것이다. 원서 넣을 때 다 되어서 왜 법대에서 수리 영역에 가중치를 부과하냐고 불만을 터뜨려 봐야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다. 서울대에서도 수리 영역 성적은 마지막 2차 전형까지 따라다닌다. 한편, 과학탐구 영역을 공부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다른 영역 점수를 올려야 하는데 시간이 없어서 과학탐구를 포기하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다른 모든 학생들도 다른 영역 점수 올리기에 바쁘다. 판단의 기준은 항상 상대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다른 영역의 백분위 점수에 비해서 과학 탐구 영역의 백분위가 지나치게 떨어질 때 과학탐구를 포기하는 것이 옳다.
최상위권 자연계 수험생들의 경우에는 사정이 약간 다르다. 특히 의약학 계열을 지망하는 수험생이라면 더욱 그렇다. 인문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집중되는 데 비해, 자연계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의학 계열 학과에 진학하기 위해서 거의 50개에 이르는 대학으로 분산된다. 중요한 점은 이 모든 대학들의 전형 방식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지방 소재 의과대학의 경우에는 사회 탐구 영역 점수를 포함한 전과목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아주 많다. 한의대의 경우는 특히 더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은 되도록이면 마지막 순간까지 사회 탐구 영역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지금은 자신이 진학하기를 원하는 대학이 몇 개 대학으로 정해져 있지만, 실제로 수능 시험을 치르고 원서를 쓸 때가 되면, 생각하지도 않았던 대학에 원서를 내는 경우가 훨씬 더 많기 때문이다. 의대 지망생들 중에서는 모의 고사 내지는 모의 수능에서 상위 0.3% 이내의 성적을 안정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학생이 아니라면 사회 탐구 영역은 포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다만 극상위권에서는 0.1% 선에서 성균관대 의예과 - 서울대 의예과 - 경희대 한의예과 라인이 있고, 0.3~0.5% 선에서 가톨릭대 의예과 / 고려대 의예과 - 울산대 의예과 - 아주대 의예과 라인이 있기 때문에 이 수준의 성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학생이라면 사회 탐구 영역을 포기해도 무난하다. 한편, 경희대와 한양대, 단국대 등을 겨냥하여 언어 영역을 포기하는 학생들이 일부 있는데, 이것은 모든 계열 모든 점수대를 통틀어서 가장 위험 부담이 큰 계획이다. 수과외 체제에서는 극단적인 경우 만점을 받거나 한 문제를 틀리면 경희대 한의예과, 여기에서 한 문제를 더 틀리면 한양대 의예과와 경희대 의예과, 한 문제를 더 틀리면 지방 소재 의예과를 쓰게 된다. 그리고 한 문제를 더 틀리면 갈 곳이 없게 된다. 수과외 반영 대학에는 애초부터 수과외 중심의 공부를 했던 학생도 있지만 총점이나 언수과외 점수가 좋으면서도 원서를 내는 학생들도 그에 못지 않거나 오히려 그보다 더 많다. 전과목이나 언수과외 중심의 공부가 되어 있으면 기대에 못미치는 점수를 받아도 차선책이 있지만, 수과외 중심으로 공부를 하면 ─특히 의약학 계열을 지망하면─ 한 순간의 실수가 재수, 삼수, 사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매우 많다. 어떠한 난이도에서든지 228점 이상을 받는 학생이 아니라면 수과외 중심 계획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수능 시험을 눈 앞에 두고서는 신체적인 컨디션 조절과 정신적인 자기 제어, 마음 가짐 등이 매우 중요해진다. 이에 관해서는 10월 말 내지는 11월 초에 별도의 메세지를 전달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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